• "청와대, KBS사장 낙하산 진두지휘 드러나"
        2008년 08월 22일 04: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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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 실장과 이동관 대변인,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유재천 KBS 이사장 등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김은구 전 KBS 이사 등과 회동을 갖고 KBS 후임 사장 인선 문제를 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단체들은 "청와대와 최시중 방통위원장의 KBS 낙하산 사장 떨어뜨리기 음모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KBS 이사회 앞서 대통령 측근들 사장 후보 면접 자리"

    한국PD연합회(회장 양승동)는 22일 성명을 통해 "KBS 이사회에 앞서 대통령의 측근들이 KBS 사장 후보를 ‘면접’한 것"이라며 "이로써 KBS 사장 선임을 사실상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날 5배수 후보군을 압축한다는 명목으로 서울 바닥을 들쑤시며 요란을 뜬 KBS 이사회는 ‘쇼’였을 뿐 아니라 청와대 지침에 따른 꼭두각시놀음에 불과한 점이 드러났다"며 "KBS 이사회의 꼭두각시놀음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와대 등 이명박 정권의 핵심들"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은 정연주 사장 해임을 무효화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마땅하다"며 "최시중 방통위원장, 유재천 이사장 등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최시중 유재천 이동관 등 ‘방송법’ ‘방통위법’ 정면 위반"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도 22일 성명을 통해 "청와대와 최시중씨의 한국방송 낙하산 사장 떨어뜨리기 음모가 현실로 드러났다"며 특히 "이날 회합에 참여한 최시중, 유재천, 그리고 이동관 등 청와대 세력은 ‘방송법’과 ‘방통위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범법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제 김인규가 아니면 낙하산 사장이 아니라는 변명은 가능하지 않게 됐다"며 "아무리 유능하고 중립적인 인사가 KBS 사장에 선임되더라도 새로운 사장은 낙하산 사장임이 분명해 졌다"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또 "방통위 최시중씨와 KBS 이사장 유재천, 청와대 이동관 등의 삼각 범죄집단의 도발에 침묵하거나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언론노조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의 총파업도 경고했다.

    공발연도, "청와대 개입 안될 말" … KBS 이사회에도 비판

    이날 유재천 이사장이 대표로 있던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공동대표 이민웅)’도 성명을 내고 ‘청와대 개입’에 대한 비판과 함께 KBS 이사회에도 "사즉생의 정신으로 적임자를 결정하는 용기와 지혜를 보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청와대는 KBS 이사회의 후보 선정 작업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충분히 해명하고 법절차에 따라 KBS 이사회에 전권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회에 대해서도 "또 다시 집권당의 눈치를 보는 거수기로 전락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며, "이사회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한국 방송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적임자를 결정하는 용기와 지혜를 보이라"고 충고했다. 이들은 또 "KBS 이사회가 야당 추천 이사들을 논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포용하지 못하고 회의를 진행한 것은 민주주의의 숙의 원칙을 포기하고 다시 거수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 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던 이들은 "정연주 전 사장은 지난 정권의 대표적 코드인사로서 국민앞에 사죄해야 한다"면서도 "최근 정 사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가 보인 편법적 법 해석과 조급성을 심히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전 사장의 해임 과정에서 감사원, 검찰, KBS 이사회를 거치는 숨가쁜 일정은 KBS를 다시 정치 도구화하려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게 한다"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에 대한 도전이며, 한국 민주주의를 퇴보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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