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광고주 불매 둘러싼 '언론 전쟁'
    2008년 08월 20일 09:1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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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가 지난 5월30일 개원 이후 82일 만에 원구성 협상을 타결하고 정상화됐다. 이날 아침 신문은 일제히 1면에 관련 소식을 전했고 쟁점이 됐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합의 내용을 보도했다.

유원철이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따고 한국 야구가 쿠바와의 역전승을 거머쥔 점, 한국 여자 핸드볼이 중국과의 경기에서 승전보를 울린 것도 신문 1면을 장식했다. 20일(오늘)은 레스링, 여자 및 남자 탁구 단식, 남자 핸드볼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인터넷 신뢰저해사범 수사팀’은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을 한 인터넷 카페 개설자 이태봉(39)씨와 운영진, 상습적으로 글을 올린 네티즌 등 6명에 대해 19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히 검찰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각 신문들은 서로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눈길을 끌었다. (조선동아한겨레경향 1면)

김인규씨가 KBS 사장 응모를 포기한 가운데 KBS 신임 사장으로 김은구 전 KBS 이사가 여권 핵심부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 1면 단독 기사 <KBS 신임사장, 김은구씨 유력>)

다음은 20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올림픽선수단 도심 퍼레이드/’스포츠, 정권홍보 활용’ 논>
-국민일보 <명강사 포진 "수강료 형편따라">
-동아일보 <국회 임기시작 81일만에 정상화/’쇠고기협상 논란’ 정치적 종지>
-서울신문 <82일만에 개원>
-세계일보 <유원철 평행봉서 값진 은/ 여 핸드볼 중 제치고 4>
-조선일보 <국회 82일만에 원구>
-중앙일보 <수도권 아파트 전매금지 최장10년→7년 단축 추>
-한겨레 <강남서도 촛불여성에 탈의 강요/경찰, 사과커녕 "생명 보호조처">
-한국일보 <82일 만에 ‘잠 깬 국회’>

조중동은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조선 1면 기사<조ㆍ중ㆍ동 광고주 협박 6명 영장 청구>, 동아 1면 기사 <‘광고주 협박’ 6명 사전영장>, 중앙 2면 기사 <신문 광고주 협박 주도 네티즌 6명 사전영장>) 조선은 위 기사에서 "이들은 지난 5월 포털사이트 ‘다음’에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이라는 제목의 카페를 개설했고 현재 ‘언론소비자주권 국민 캠페인’ 카페에서 활동 중"이라며 "검찰 관계자는 ‘이들은 집단적으로 광고주 회사의 업무를 방해해 죄질이 나쁜데도 반성의 기미가 없어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말한 것을 전했다.

특히 조선은 광고주 불매운동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사를 실었다. 조선은 10면 기사<‘광고주 협박’ 미국에서도 불법>에서 △1999년 미국 캔자스주(州) 고등법원은 한 방송사의 광고주들에게 광고 중단을 요구하는 전화를 걸고, "이 광고회사는 여성을 착취하는 방송사를 지원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이 방송사 전직 근로자에게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하도록 판결한 점 △1996년에는 한 기독교 단체가 "WVUE-TV 방송국의 모든 광고주들을 상대로 한 광고 철회 운동을 허용해 달라"며 낸 청원을 연방대법원이 기각한 사례를 제시했다.

조선은 또 "광고 협박을 주도하는 일부 세력들은 ‘폭스뉴스(Fox news) 광고주 압박’ 사건을 거론하며 "미국은 합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부분도 사실과 달랐다"며 "이 사건은 소송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 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없는 데다, 항의 전화를 받았던 광고주 가운데 하나인 ‘홈디포’측이 AP-TV와의 인터뷰에서 ‘그다지 많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앞으로도 광고 전략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한겨레 기사는 검찰의 비판의 도마에 올린 점에서 조선과 대조됐다. 한겨레는 3면 기사 <검찰, ‘불매운동 처벌 사례’ 못찾고도 강행>에서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근거가 될 만한 형사처벌 사례를 찾지 못한 검찰은 미국 노사관계법 조항을 다시 들추며 영장 청구를 합리화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광고주 불매운동의 형사 처벌 근처로 미국의 노사관계법인 태프트-하틀리법을 거론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같은 기사에서 "미국 노사관계법의 2차 보이콧 금지 조항은 노조의 담합행위가 공정거래 질서를 해할 수 있다고 봐 규제하는 것이지만, 소비자들의 집단적 불매운동을 처벌하는 법률은 다른 나라에서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애초 광고주 피해에 중점을 뒀던 검찰이 밝혀낸 피해액 대부분이 조·중·동의 광고 피해액인 점도 이번 수사의 방점이 보수언론의 이익과 연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거든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또 3면 기사 <“검찰 다른 정치적 목적 있나”>에서도 "검찰이 법원에서 혐의가 인정될지 여부조차 불확실한 누리꾼들에 대해 사전구속영장까지 청구한 것은 정권에 비판적인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이명박 정부의 최근 행보와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12면을 털어 ‘조중동 광고압박’ 사전구속영장 논란을 다뤘다. (<"정당한 소비자 운동에 검찰권 남용"><"담당검사도 수사하기 싫다 했는데"><"직접 항의전화 안해도 업무방해">) 경향도 이번 수사가 조중동을 의식한 무리한 수사임을 지적했다. 기사<"담당검사도 수사하기 싫다 했는데">에서 언론소비자주권 국민 캠페인 카페 운영진 중 한 명은 "이번 수사의 목적은 조중동 광고중단 운동을 위축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사를 해도 움츠러들기는커녕 이 카페를 발판 삼아 언론운동단체를 결성하겠다고 하니까 경찰이 강경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동아는 단독으로 1면 기사<KBS 신임사장, 김은구씨 유력>에서 "KBS 신임 사장으로 김은구 전 KBS 이사가 여권 핵심부에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동아는 여권의 고위 관계자의 말을 빌어 "1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임사장은 KBS 출신 중에서 임명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면서 ‘김 전 이사가 유력한 상태이며 박흥수 강원 정보영상진흥원 이사장 등도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는 것을 보도했다.

이날 각 신문엔 최근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의혹을 비판하는 칼럼이 나란히 실려 눈길을 끌었다. 한겨레 권복기 노드콘텐츠팀 기자는 30면 칼럼<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자화상을 그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대통령이 갔던 길을 뒤따르는 듯이 보인다. 군사쿠데타 세력이 정권을 잡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이 언론 장악이다. 이 정부가 그렇게 하고 있다. 공영방송은 정권과 코드를 맞춰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임기가 남은 사장을 몰아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이명박 정부에도 기억될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구본홍 와이티엔 사장, 유재천 한국방송 이사장 등이다. 적어도 내게는 유쾌한 이름들이 아니다. 정권의 주구라고 지탄받는 집단도 생겨났다. 검찰, 경찰, 감사원이다."

김성주 성균관대 정치학 교수는 세계일보 칼럼<‘영혼 없는’ MB인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임명, YTN 사장 임명, KBS 사장 해임은 압권이다. 검찰, 경찰, 감사원 등 권력기관이 ‘입안의 혀’처럼 움직이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김철웅 경향 논설위원이 칼럼 <거기 누구 없소>를 쓰며 지적한 것도 시의적절했다.

"궁금한 것은 감사원이나 검찰 등에는 정권과 다른 소신을 당당히 밝힐 용기 있는 사람이 정말 없을까 하는 점이다. 한영애의 노랫말대로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마저 든다. 옛날엔 사표를 내던지는 모습도 심심치 않았는데 과문한 탓인지 지금은 ‘영혼이 없는’ 군상들 일색인 듯하다. 이런 흐름을 부채질하는 것이 족벌신문들이다. 조선일보는 서울중앙지법 박재영 판사가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에게 보석을 허가하자 “불법시위 두둔한 판사, 법복 벗고 시위 나가는 게 낫다”는 사설 등으로 거칠게 비난했다. 정권이 시대를 거슬러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는 데 반대는커녕 알아서 앞장서는 지식인들은 이렇게 널려 있다. 반대로 ‘권력에 진실 말하기’는 갈수록 희소해지고 있다."

반면 조선과 중앙은 방송3사의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조선은 5면 기사<‘우물 안 올림픽 방송’ 비난 봇물>에서 "올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지상파 방송 3사가 메달권에 근접한 한국 선수들 경기만을 ‘겹치기 중계’하면서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남자 농구 경기를 한 차례도 중계하지 않은 점, 이신바예바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신기록을 달성하는 장면을 방송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앙도 2면 기사<방송사는 성역 ? 불만 커지는 검찰>에서 방송사를 ‘새로운 성역’이라고 묘사했다. 중앙은 "검찰 수사에서 방송국이 새로운 ‘성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인데도 출석 거부는 물론 기본적인 자료 제출 요구도 묵살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은 "연예기획사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KBS의 한 간부급 PD는 18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그는 지난주에도 한 차례 출석을 거부했다. 일부 전·현직 PD들이 같은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이미 구속됐는데도 그는 수사팀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조사를 미루고 있다"며 "광우병 위험 왜곡 방송 의혹을 받고 있는 MBC ‘PD수첩’ 제작팀은 두 달 이상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한석동 편집인은 칼럼 <부모세대가 떠나고 나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좌파는)쇠고기 전면 재협상 주장에서 시작해 반미자주 미군철수, 정권타도를 외치더니 이제 ‘공영방송 사수, 방송독립 쟁취’에까지 영역을 넓혔다. 좌파정권의 언론 장악에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던 그들"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연주씨 배임사건을 ‘해괴하게’ 변호한 것은 해괴하기 짝이 없다.… 이런 언행은 최소한의 품격조차 내팽개친 국민 모독이다. …낯이 있어야지, 언필칭 그는 최고의 좌파 기득권자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도 MBC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조선과 중앙과는 다른 지점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MBC 사과 방송을 보고>에서 "이제 희생양을 찾아 마녀 사냥에 나선 천박한 우리 사회의 권력에 의해 불행히도 붓의 힘마저 꺾어져 버렸다"며 "탐사보도로서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음에도 과학논문처럼 엄격히 따져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과하라는 사람들이야 원래 저들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서 보이는 천박함이라 치자. 그러나 이에 맞서지 못하고 사과한 MBC 역시 당장의 이익에 눈이 가려 권력에 타협한 모습이자, 권력을 앞세워 언론을 장악하려는 현 정권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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