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노조, '어용노선' 공식화하려는가
        2008년 08월 11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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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항쟁 이후 20년,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 그리고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확보된 절차적 민주주의,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망국과 분단 및 동족전쟁으로 얼룩진 치욕의 20세기, 그나마 고속성장을 통해 근대화를 이룩하고 처절한 민주화 운동을 통해 군사독재를 극복하고 맞이한 21세기. 이제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민족 화해와 통일을 향한 선진 조국의 새 시대가 열릴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이었다. 역사의 시계바늘은 거꾸로 돌기 시작했다.

       
      ▲ 7일 밤 10시경 KBS 본관 앞 언론장악 저지 촛불문화제 참가자가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사진=언론노조)

    노무현 심판과 촛불항쟁의 의미

    지난 대선과 총선을 통해 노무현 세력은 철저한 심판을 받았다.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심판에 국민의 35%로 추정되는 보수계층 뿐 아니라 노동자와 서민 등 절대다수의 국민이 동참했다. 핵심은 생활정치, 삶의 문제였다.

    번듯한 말의 성찬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인한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빈부격차는 확대되고 서민들의 생활은 한계상황에 내몰렸다. 버블 세븐 지역의 땅 부자들과 전국의 투기세력은 그들만의 정보력과 자금 동원력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거두었고 집 없는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의 일상화로 880만 비정규직 노동자, 350만 농민들, 2800만 경제활동 인구의 30%를 점하는 850만 자영업 종사자는 생존권 박탈의 위기에 내몰렸다. 노동자 서민의 압도적 지지로 탄생한 노무현의 배신에 노동자 서민들은 철저히 등을 돌렸다. 좌측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한 참여정부에 대한 ‘묻지마’ 심판은 사필귀정이었다.

    그래서 대안없이 선택한 이명박과 한나라당. 인수위를 거쳐 집권한 지 채 한 달도 안돼 그들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강부자 내각과 고소영 인사가 단초를 제공했다. 참여정부가 30% 정권이라면 MB정권은 10% 정권임을 선언한 셈이었다.

    공안정국은 MB의 불가피한 선택

    ‘어륀지’ 몰입교육과 대운하 공방에 이어 쇠고기 졸속협상이 불을 질렀다. 촛불소녀들의 촛불집회에 아고라의 집단지성이 호응하고 광범위한 시민세력이 합류했다. 명박토성에 대항해 국민토성을 쌓고 조중동의 여론장악력을 일거에 무너뜨렸다.

    국민적 저항에 직면한 이명박은 두 차례나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해야 했다. 그러나 촛불민심의 수용은 10% 핵심 지지계층의 이해와 상반되는 불가능한 선택지였다. 공안정국으로의 회귀는 MB정권의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6월항쟁은 30년 군사독재를 끌어 내린 위대한 시민항쟁이었다. 그러나 기만적 6.29 선언에 의한 노태우의 집권은 6월항쟁의 한계성을 동시에 드러내 주었다. 6월항쟁에 의한 6월체제의 한계는 형식적 민주주의, 절차적 민주주의의 틀 속에 구속된 약육강식의 한국적 민주주의를 의미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안전망 없는 정글 민주주의, 신자유주의 개혁으로 빈곤층은 몰락하고 중산층마저 해체의 위기에 내몰렸다.

    노무현의 심판에 이은 촛불항쟁은 절차적 민주주의의 누적된 모순이 초래한 제2의 시민항쟁이다. 직접 민주주의의 확대를 통해 후진적 제도정치의 모순을 극복하자는, 특권계층에 사회적 부를 집중시켜 온 사회의 정책방향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껍데기뿐인 민주주의를 극복하고 이제는 실질적 민주주의로 나아가자는 제2의 6월항쟁인 셈이다.

    폭력적 공안탄압과 우리의 책무

    촛불민심의 수용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MB정권의 선택은 벌거벗은 폭력적 공안통치일 수 밖에 없다.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와 집회 및 시위의 자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전면적 탄압이 펼쳐지고 있다. 그 과정에 경찰병력은 물론 검찰, 감사원, 국세청, 방통위 등 모든 권력기관이 총동원되고 있다.

    KBS에 대한 최근 상황은 군대만 동원되지 않았다 뿐이지 계엄 상황을 방불케 한다. 법과 절차마저 내팽개친 폭력적 방식의 방송장악은 결코 정연주 축출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즉각적인 투쟁에 나서야 한다. 역사의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시대착오적 공안탄압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MB정권의 폭력적 방송장악에 우리가 침묵한다면 뜻있는 국민들은 앞으로 KBS를 외면하게 될 것이다.

    국민적 지지없이 축소된 국영방송 형태로의 공영방송 구조개편과 그로 인한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어렵다. 90년 4월 방송민주화 투쟁의 정신과 노동법 및 방송법 파업투쟁의 전통을 되살려 즉각적인 파업투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그전에 해야 할 일이 하나 있다. 분열된 내부의 전선을 수습하는 일이다. 불행히도 KBS는 지금 친정과 반정, 나아가 친정부와 반정부적 입장으로 분열돼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극도의 불신으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 비대위(사원행동)가 조직된 것도 숨길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 KBS노조 조합원들이 본관로비에서 낙하산 사장 임명반대와 정연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서명을 받고 있다.(사진=KBS노조)

    내부 분열 수습, 즉각적 파업 투쟁 나서야

    노동조합이 진정으로 MB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싸울 의지가 있다면 파업찬반 투표 이후 즉각적인 파업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노조 탈퇴를 위한 조직형태 변경의 조합원 투표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다.

    KBS본부가 주장하는 독자적 자주노조란 고립과 단절의 길이며 연대전선에서의 이탈이다. 왜곡된 일방적 정보전달과 허위사실에 의한 선전선동으로 언론노조를 악의 조직으로 몰고가 마침내 독자적 자주노조로 가겠다는 것은 한나라당과 정책연대를 선언한 한국노총식 노동운동과 어용노조 운동을 공식화 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노동조합이 탈퇴 투표를 강행하겠다면 우리는 KBS 내 민주세력의 힘을 결집하여 파업찬성, 탈퇴반대 운동을 통해 노동조합의 잘못된 투쟁 노선을 바로 잡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다.(KBS 노조는 오는 14일부터 20일까지 언론노조 탈퇴와 낙하산 반대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박승규 집행부는 지금 즉시 언론노조와의 갈등을 중지하고 KBS의 일부 협회 조직 및 언론노조가 주축이 되어 움직이는 방송장악저지를 위한 국민행동에 복귀하여 투쟁의 중심에 나설 것을 충심으로 권고한다. 또한 일부 협회 및 노조의 시도지부장으로 구성된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사원 비대위는 제작거부를 포함한 보다 실효성 있는 즉각적인 투쟁을 조직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기대한다.

    이번 투쟁은 이사회 결정의 무효화 및 이사회 해체 투쟁→공정한 사추위 구성→낙하산 사장저지→공영방송 축소공작 및 국가기간방송법 반대 투쟁의 수순으로 이어 지게 될 것이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자랑스런 공영방송의 새 역사를 위해 우리 모두 떨쳐 나서자. 우리 KBS가 폭압적인 권력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의로운 국민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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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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