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원행동', KBS 이사회 해체 투쟁
    By mywank
        2008년 08월 11일 11:10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지난 8일 KBS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정연주 사장 해임안을 11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이 승인했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후임 사장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바라는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들여 KBS 이사회가 후보를 선정하면 검증과정을 거쳐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변인은 "인선 작업은 이달 내로 절차가 마무리 될 것이고, 현재 KBS 출신 인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런 의견까지 포함해 여러 의견을 모아 KBS 이사회가 공모를 진행하는 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KBS 본관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 대변인은 또 “정 사장과 반발 기류에 대해 "이미 법리적 논쟁이 해소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치적 공방은 있을 수 있지만 법리적 공방은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KBS가 심기일전해 방만한 경영상태를 해소하고 공영성을 회복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원행동’ 발족 주목돼

    이러한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에 맞선 KBS 구성원들과 언론단체들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우선 KBS 기자, PD, 조명 분야, 경영 부문 등 4개 부문 직능단체와 아나운서, 엔지니어 부문의 개인 그리고 노조 창원, 부산, 대전, 청주 지부로 구성된 ‘공영방송 KBS 사수 사원행동’이 11일 정오 민주광장에서 발족식을 갖고 향후 투쟁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양승동 KBS PD협회장은 “우선 ‘사원행동’이 오늘 발족되면 ‘KBS 이사회 퇴진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우선 오는 13일 새 사장 선임을 위해 소집되는 이사회부터 직능단체 사원들이 실력저지를 통해 막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 회장은 “또 현재 KBS 안에 경찰들이 들어와 있는데 오늘 2시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투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병력의 철수를 경찰 측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경찰이 이런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몸싸움을 벌여서라도 경찰들을 KBS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또 “결국 오늘 아침 이명박 대통령이 정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승인했는데,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해임제청’에 대한 권한이 없는 KBS 이사회가 불법적으로 이를 통과시켰고, ‘면책권’이 없는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는 것은 불법이므로 이번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원행동의 경우 KBS 노동조합과 입장이 달라, 이들 두 단체가 어떤 관계를 맺어가며 이명박 정권의 KBS 점령 정책을 방어할지 주목된다.

    범국민행동, 법률 대응보다 국민과 함께 하는 투쟁을

    ‘방송장악-네티즌 탄압 저지 범국민행동’ 고차원 공동 사무국장은 “일단 지금까지 범국민행동이 진행해온 촛불문화제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에 대응할 예정”이라며 “범국민행동의 구체적인 향후 투쟁계획은 내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 사무국장은 “법률적인 대응을 할 경우, 법원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고, 그렇게 되면 그동안의 모든 투쟁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법률적인 대응보다는 촛불문화제 등 여론조성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음모를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고 사무국장은 또 “감사원의 감사결과 이사회의 해임제청 불법적이고 원천무효”라며 “법질서를 강조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무시하고 상식적인 이사소통까지 짓밟는 이런 결정을 이 대통령이 승인한 것은 스스로 법치주의를 부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 사무국장은 “또 오늘 이 대통령의 정연주 사장 해임안 승인은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의도를 만천하게 드러낸 것”이라며 “범국민행동은 국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를 끝까지 막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한국기자협회는 11일 ‘긴급 회장단, 서울사 지회장 연석회의’를 열어, KBS와 YTN 사태 등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또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크리스토퍼 엥 사무총장 등 3명도 전국언론노조 초청으로 입국해, 이날 한국의 언론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한편, 정연주 사장의 후임 사장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 캠프 공보팀장을 지낸 김인규 전 KBS 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보은 인사’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KBS 출신인 안국정 SBS 부회장, 김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 이민희 전 KBS 미디어 사장,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 등을 후보군에 올려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