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맹이 없는 "이명박 정부 규탄"
        2008년 08월 08일 01: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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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장함도, 구체적 방법 제시도 없었다. 한승수 총리가 사전 예고 없이 국회 특위에 불참한 것을 계기로 그 동안 이명박 정부의 입법부 무력화 행위들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논의하고자 열린 야당 합동 의원총회는 자유선진당이 당내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며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처음부터 김이 빠졌다.

    각 당 대표들의 인사말과 토론자로 나선 의원들의 입에선 ‘결의’, ‘싸움’ 등 절절한 단어들이 뿜어져 나왔지만 불과 40여 명이 참석한 썰렁한 회의장에 공허한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무엇보다 의원들 자체가 무기력했다. 그나마 참석한 의원들도 무슨 생각을 깊이 하는지 턱을 괴고 눈만 감고 있었다.

       
    ▲’썰렁’해진 합동 의원총회, 최초 4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있었으나 많은 의원들이 중간에 자리를 떴다.(사진=정상근 기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합동의총은 대표단 인사말, 각 당 토론자 연설, 결의문 낭독 순으로 이어졌다. 처음 대표 연설에 나선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민주정부 10년을 거치며 어떤 정부가 이후에 들어와도 민주주의에 후퇴는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가 불과 반년 만에 20년 전으로 시계바늘을 돌렸다”고 말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부시 미 대통령이 올 때 이명박 정부는 갑호 비상령을 내렸는데 우리는 특호 비상령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행정부를 감시해야 하는 입법부를 숫자로 장악했다고 통제하고 있는데, 밑에서라도 하면 체면이라도 서는데 이건 너무 드러내놓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에 맞서 야당들은 일시적 의총이 아니라 상시적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야당 상시모임 만들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새로운 희망이 온 줄 알았는데 잘못 뽑은 지도자 하나 때문에 나라가 산산조각이 났다.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KBS를 둘러싼 전경버스를 보며 5.16쿠데타가 연상이 되었다”며 “3당이 힘을 모으는 것을 보고 국민도 용기를 가질 것이다. 대운하를 저지했듯 특권층을 위한 경제와 방송장악도 저지하자”고 말했다.

    토론자들의 순서도 민주-민노-창조한국의 순이었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헌법이 장식품이 되었고 의회주의가 짓밟혔다”며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부속기관이 되어서 청와대의 전화 한 통에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대적 매카시즘 독재의 광풍이 몰아치고 19세기 파시즘이 발효되어 삼복더위에 소름이 돋는다”며 “의원직을 걸고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우리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이 국회가 만든 헌법을 애타게 찾을 때 국회는 헌법과 국민들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을 지키는 힘을 정치권이 키웠나? 촛불을 지키지 못하고 기륭전자의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책임은 법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우리 탓”이라며 “이제 촛불을 지키고 함께 어깨를 걸자”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대통령의 유아독존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번 의원총회는 야3당이 아닌 국회 전체에서 논의되었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겨냥했다.

       
    ▲생각 중인지, 자는 중인지 김종률 민주당 의원의 연설을 듣고 있는 국회의원들(사진=정상근 기자) 
     

    급조된 성토에 그쳐

    이날 의원총회는 워낙 급조된 모임이라 의제도 없이 단순한 성토의 장에 그쳤다. 어투만 세련된 자유발언대 같은 느낌이었다. 굳이 의미를 찾아보자면 입법부 무력화에 대한 야당 공동대응이 시작된 것이지만 야당 공조는 그 동안에도 지속되어 왔고 각 당의 이해득실에 따라 붙었다 갈라지기를 반복해왔다.

    그나마도 과반이 훌쩍 넘는 한나라당과 복당 절차만 앞두고 있는 친박연대, 그리고 한나라당과 야당 사이를 오가며 정치적 입지를 넓히려 하는 자유선진당까지 200석 가까운 보수정당 사이에서 이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의 폭이 넓지 않았다. 결의문을 통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지만 규탄, 촉구, 확약 등 ‘권유’ 수준에 불과했다.

    야 3당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장관임명 강행 사과와 재발방지 확약 △한승수 총리 사과 및 국회출석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청와대와 정부에 맞서 국회의 존엄과 위상을 지키는 일에 동참 △국회의장은 대통령과 정부에 경고하고 국회 존엄과 위상을 지키기 위한 제반대책 적극 강구 등 4가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후 야 3당 대표 등은 KBS 앞 집회에 참여하기로 하고 각자의 차를 이용해 KBS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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