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도 울고 갈 한국·국민일보
        2008년 08월 07일 09: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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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베이징 올림픽이 8일 개막한다.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7일 카메룬과 본선 첫 경기를 갖는다. 국민의 시선은 스포츠 열기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는 동안 이명박 정부는 KBS 사장 교체를 위한 실무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2008년 8월은 대한민국 언론의 역사에서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00여 개국 60만 명의 ‘일선 기자’로 구성된 국제기자연맹(IFJ)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기도 중단을 촉구했다.

    국내 언론의 시각은 극과 극이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언론자유 침해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척점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서 있을까. 이명박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려는 언론은 또 있다.

    다음은 7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한·미 정상 "북 인권 개선돼야">
    -국민일보 <한·미 "북 인권 진전 이뤄져야">
    -동아일보 <"북 인권 의미 있는 진전 이뤄져야">
    -서울신문 <"북 인권 개선돼야 관계정상화">
    -세계일보 <한미 "북 인권 개선돼야">
    -조선일보 <"북 인권 개선돼야" 공동성명 첫 언급>
    -중앙일보 <"북한 인권개선 진전 이뤄져야">
    -한겨레 <이명박 정부 ‘독선’…국정독주 가속>
    -한국일보 <"북 인권개선 진전 이뤄져야">

    감사원이 해임을 요구한 정연주 KBS 사장이 입을 열었다. 정연주 사장은 6일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 보고는 거짓과 왜곡 투성이라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자 남은 임기 동안 역할을 다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베이징 올림픽 전에 일을 마무리 지으려던 이명박 정부의 구상은 제동이 걸렸다. KBS 사장 교체 논란은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이명박 정부가 KBS 사장 교체를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정당한 것인지,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는 아닌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또 하나는 언론자유 문제에 민감한 언론들이 이번 사안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도 찬찬히 따져볼 부분이다.

    경향신문 "’자진 사퇴’ 안 먹히자 ‘흠집 잡기’ 편법·무리수"

       
      ▲ 경향신문 8월7일자 4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이명박 정부의 ‘무리수’로 규정하고 있다. 경향신문은 4면 <"자진 사퇴" 안 먹히자 ‘흠집 잡기’ 편법·무리수>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베이징올림픽 개막전 KBS 장악’ 시나리오가 구체화되면서 KBS 정연주 사장에 대한 축출 시도가 의도성이 짙은 데다 편법·탈법으로 얼룩졌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가동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정 사장을 퇴진시킬 ‘흡집’을 찾아내는 데 골몰해온 양상이라는 방송계의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1면 <이명박 정부 ‘독선’…국정 독주 가속>이라는 기사에서 "10%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마치 100% 지지를 받고 있는 양 독선·독주를 하고 있다"면서 "의회 무시, 상식 무시, 법률 무시의 일방주의가 메우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정연주 사장의 반박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도 KBS 사장 교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조선일보는 5면 <"차기 KBS 사장으로는 불편부당한 인사 기대">라는 기사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후임에 정치적 논란을 빚을 수 있는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정연주 5년, 부실 경영 더 키웠다"

       
      ▲ 동아일보 8월7일자 8.
     

    조선일보는 5면에 <노무현 정부 ‘코드 인사’로 임명된 정사장/ 자신의 자리유지가 ‘공영방송 사는 길’ 주장>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연주 사장이 개인의 욕심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동아일보도 정연주 사장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동아일보는 8면 <"KBS 정연주 5년, 부실경영 더 키웠다">는 기사에서 "감사원은 기관장의 부실 경영이 현저하다고 판단되면 해임을 요구한다"면서 "이번 감사는 2004년 때와 달리 방만 경영의 정도가 심하고 정 사장이 책임져야 할 사안이 많아 결국 그에 대한 해임 제청 요구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부실 경영’ 기관장 대부분 감사 중 물러나>라는 기사를 통해 감사원 판단의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문이 남는다. 경영부실 주장에 KBS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한겨레 "한국방송,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89억 원 흑자"

       
      ▲ 한겨레 8월7일자 4면.
     

    한겨레는 4면 기사에서 "감사원은 5일 ‘한국방송’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연주 사장의 부실 경영의 근거로 재임 4년 동안 1172억 원의 사업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면서 "하지만 한국방송 쪽 해명은 딴판이다. 정 사장이 취임한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189억 원의 흑자를 냈다는 게 한국방송 쪽 설명"이라고 보도했다.

    경영부실 논란은 정확한 수치에 대한 사실확인도 필요하지만 공영방송이 경영흑자를 많이 내는 것이 옳은 판단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공영방송이 이윤 확대를 목적으로 오락 프로그램 위주로 방향을 잡는다면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은 어떻게 될까.

    KBS 사장 교체 명분으로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그러나 조중동은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입장이다. 중앙일보는 6면에 최시중 <"정권 바뀌면 대통령에 진퇴 물었어야">라는 기사를 실었다. 정권이 바뀌었을 때 물러나야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일보 "정연주 사장의 착각과 오기"

       
      ▲ 한국일보 8월7일자 사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관련 사설을 내보내지 않았다. 담담한 논조로 정연주 사장 교체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신문과 세계일보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논조를 보였다. 반면 한국일보와 국민일보는 직접적인 표현을 통해 속내를 드러냈다.

    한국일보는 1면에 <정의 반발 "못 물러나겠다">는 기사를 실었다. 한국일보는 <정연주 사장의 착각과 오기와 반발>이라는 사설에서 "KBS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유지했다면 왜 그동안 대통령 탄핵방송 등 편파시비가 끊이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모든 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변명만 늘어놓기에 앞서, 정 사장 자신이 낙하산 코드 인사가 아니었는지, KBS를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이용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5면 <정연주 버티기 언제까지…>라는 기사에서 "KBS 이사회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사장 추천을 위한 공모 실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 추천과 후보 검증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 KBS의 새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정연주씨, 제 치욕 모르고 남 탓하나"

       
      ▲ 국민일보 8월7일자 사설.

    국민일보는 <정연주씨, 제 치욕 모르고 남 탓하나>라는 사설에서 "정 사장의 시야는 편협했고, 논리는 궁색했다. 열변과 독설을 내뿜고, 때로 눈물을 보였지만 거기서 어떤 진정성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모든 주장은 자리를 보전하는 방향으로 쏠렸다. 정년 KBS 독립과 여론의 다양성을 원한다면 지금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와 국민일보의 주장은 KBS 사장 교체의 정당한 명분이 될 수 있을까.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노림수를 모르는 것인지 애써 외면하는 것인지 궁금한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가 KBS 사장 교체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겨레는 3면 <방송만 내 편 만들면 ‘지지율 상승’ 기대>라는 기사에서 "국정 난조가 정책 잘못보다는 언론 보도 때문에 증폭됐다는 전도된 인식이 깔려 있다. 따라서 방송만 우호적으로 바꾸면, 정권의 지지율도 올라가리라는 논리로 이어진다"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이대로 가면 한국 언론자유의 대참사"

       
      ▲ 한겨레 8월7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방송 독립’ 뒤에 숨은 KBS 정연주씨의 어제와 오늘>이라는 사설에서 "정씨는 자신을 기용해 준 정권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쳤다. 대한민국을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로 만드는 데, 건국 원훈들을 일제 앞잡이로 만드는 데 앞장서고, 국민의 전파를 이용해 반미·친북의 좌파이념을 온 나라에 확산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인식 때문에 KBS 사장 교체를 강행한다면 ‘언론자유’에 대한 중대한 도전일 수밖에 없다. 한겨레는 <"이대로 가면 한국 언론자유의 대참사">라는 사설에서 "한국의 언론자유가 대참사를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이미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한 예언"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언론장악 시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언론 스스로 반드시 바꾸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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