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원은 ‘정권의 주구’다”
    By mywank
        2008년 08월 06일 03: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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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감사원이 KBS 정연주 사장을 ‘부실경영’과 ‘인사전횡’ 등의 이유로 해임을 요구한 가운데, 5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방송장악-네티즌탄압 저지 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은 6일 오후 1시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방침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범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감사원의 KBS사장 해임 요구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는 ‘초법적 탈선’ 이기에,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행동대’를 자처하고 나선 감사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날 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6일 오후 KBS 앞에서 진행된 범국민행동의 기자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범국민행동은 이어 “뉴라이트연합 등 ‘친이명박 관변단체’들이 국민감사를 청구하자마자, 감사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방송장악을 위한 ‘청부감사’에 착수했다”며 “결국 감사원은 ‘정권의 주구’가 되는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범국민행동은 또 “감사원이 임용권자에게 해임을 제청토록 한 KBS 이사회는 KBS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아무런 권한이 없고, 감사원이 ‘임용권자’라고 한 대통령 역시 KBS 사장을 해임할 아무런 법적인 근거가 없다”며 “특히 KBS 사장은 KBS ‘집행기관 수장’으서 대통령에게 임명될 뿐, 대통령에게 임용된 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범국민행동은 아울러 “방송법에 의하면, KBS 사장의 결격사유는 ‘이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토록 되어 있다”며 “하지만 감사원의 ‘해임요구’는 방송법과 국가공무원법에 아무런 해당사항이 없으며, 사장의 결격사유를 임명할 때 뿐만 아니라 임기 중에 적용한다 하더라도 감사원의 결정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성유보 범국민행동 상임운영위원장은 “지금 이명박 정부는 제도권에 있는 민주적인 장치들을 허물어 버리고 있다”며 “현재 공영방송 KBS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며칠 사이에 각본대로 착착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사원의 발표결과를 규탄하는 있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 (사진=손기영 기자)
     

    그는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작업을 계속할수록, 국민들의 저항을 계속 커져만 갈 것”이라며 “오늘 이 기자회견은 그런 국민들의 저항 운동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최상재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일만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은 국민의 재산이기 때문에 정권의 마음대로 재단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을 사수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이명박 정부는 권력기관까지 동원해서 끌어내리려 한다"며 "이는 ‘국민을 향한 쿠데타’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반대하는 활동에 직접적으로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 카페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운영자인 한서정씨는 “국민적인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진행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참담하다”며 “감사원이 정 사장 해임에 대한 이유로 제시한 ‘부실경영’, ‘인사전횡’ 등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씨는 “얼마 전 네티즌들이 KBS 문제에 항의하며, 감사원 홈페이지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철저히 감사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며 “하지만 계속 처리되지 않고 있는 반면, 보수단체가 제기한 정연주 사장에 대한 감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KBS 본관 앞에서는 ‘KBS 공영방송회복추진범국민연대’ 소속 회원들의 ‘정연주 사장 퇴진’ 집회도 진행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수호 민노당 최고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실력도 없고 아무 것도 없으니까, 자기에 반대하는 모든 것들을 무식하게 폭력으로 짓밟고만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민주주의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특히 언론장악 시도는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자기 것으로 장악하기 위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야당들도 힘을 합쳐서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를 막아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범국민행동은 6일부터 KBS 이사회가 소집되는 오는 8일까지 ‘이명박 정권의 KBS 장악저지를 위한 집중행동‘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8일까지 여의도 KBS 앞에서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8일 오전 9시에는 ‘KBS 이사회 중단촉구’ 긴급기자회견도 열 예정이다.

    한편, 정연주 KBS 사장은 이날 오후 2시 KBS 본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이 5일 발표한 ‘감사결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 사장은 "이 정권은 자신들의 안위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공영방송 사장 해임이라는 초법적인 조치로 치닫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독립은 무너지고, 언론의 자유 그것이 근간이 되는 민주주의는 치명적인 훼손을 당해 역사는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사장의 거취 문제는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개인적으로 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온갖 근거없는 음해나 비난을 당하면서까지 이 자리를 지켜온 이유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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