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 홍준표 대표실 앞 연좌 단식
        2008년 08월 01일 04: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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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10일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약속에 웃음 띈 얼굴로 나왔던 기륭전자 노조원들이 절망에 가득한 얼굴로 1일, 다시 한 번 국회 내 홍 원내대표실을 찾았다. 하지만 이날 홍 원내대표 사무실은 굳게 잠겼고 국회직원들이 이들을 막았다. 이에 기륭전자 노조원 등은 오후 2시 30분부터 홍 원내대표실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농성단이 구호를 외치차 한 직원이 송경동 시인의 팔을 잡고 끌어내려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기륭 공대위에서 함께 하고 있는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부위원장은 “블랙리스트가 있는지 한참을 확인하더니 간신히 들여보내주었다”며 “민의가 반영되어야 하는 국회에서 국민을 가려서 들여보내는 것에 대해 꼭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을 먼저 방문한 이들에게 이정희 원내부대표는 “홍준표 원내대표가 끼어들어 중간에 회사 측 얘기만 듣고 너무 후퇴한 안을 들고 나온 것 같다”며 “31일 여성 국회의원들과 함께 홍 원내대표를 찾았지만 그는 ‘자기가 움직여 최동열 회장이 움직인 것 아니냐’며 할 일 다 했다는 듯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어제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기륭전자를 찾아 최동렬 회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30~40분 땡볕에 기다리기만 했다”며 “이 지역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듣던 것과 다르게 인간 경영이미지에 너무 안 맞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고 말했다.

    20여분 간 이 부대표와 짧은 면담을 가진 송경동 부위원장과 종교,사회단체 관계자 및 기륭노조원, 가톨릭대 학생 등 13명은 조를 나누어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실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들 중 민주당으로 간 사람들은 큰 제지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원 대표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으로 간 사람들은 본청 출입문에서부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직원들에게 즉각 제지당했다. 빠져나간 일부 사람들이 다시 원내대표실로 들어가고자 했지만 결국 실패해 ‘기륭전자 사태가 해결될 때 까지’를 조건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것이다.

    송경동씨는 “사람이 52일을 굶고 관이 올려졌다”며 “그럼에도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홍준표 원내대표가)나서지나 말든가, 왜 최동렬만 만나서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우리에게 내 놓느냐”라며 “홍 원내대표는 최 회장은 만나면서 노동자는 만나지 않는 이유는 뭐냐”고 항의했다.

    윤종희 조합원은 “나와라, 사람이 52일간 굶고 있다”고 소리를 지르며 계속 진입을 시도했지만 국회 직원들에 의해 번번히 막혔다. 송 부위원장도 “여성 노동자들이 폭력을 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막느냐? 폭력을 쓰면 그 때 막으라”며 “우리도 공장에서 죽지 말고 64만원 비정규직 노동자들, 여기서 죽자”고 함께 소리를 질렀다.

    4시가 넘어 농성이 길어지자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이 이들의 농성장을 찾아 “기륭문제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이건 너무 극단적”이라며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자”며 설득했으나 송 위원장은 “안 써본 방법도 없다. 면담신청을 했지만 거절뿐”이라며 “국회의원이 몇일 간 신문에 수도 없이 나온 문제도 모르냐”고 쏘아붙였고 이에 머쓱해진 박 의원은 자리를 떴다.

    이어 홍준표 의원과 함께 7월 10일 합의를 이끌어낸 김성태 의원실의 이현수 보좌관이 농성장을 찾아 “이런 방식으로는 곤란하다. 김 의원 방에 가서 얘기하자”고 말했지만 윤종희 조합원은 “어차피 끌어낼 순서를 밟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를 끌어내지 않는 한 여기서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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