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정말 우릴 열받게 해요"
By mywank
    2008년 08월 01일 01:1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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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진 학생.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열 받는 선거’였다. 우선 학생들은 안중에도 없고, 진보와 보수란 이념들이 아옹다옹 다투는 각축장이었다.

학생들의 교육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치논리’가 우선되지 않기를 바랬지만, 어른들은 이번에도 우리를 실망시켰다. 정말 열 받는 일이다.

진보와 보수, “학생은 빠져~”

또 열 받는 일이 있다. 이번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지면서 교육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투표로 이어질 거라 기대했지만, 어른들의 투표참여는 매우 저조했다.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녀의 교육을 책임질 사람을 뽑는 선거에는 무관심한 현상은 역설적이다.

물론 이번 교육감 선거는 출마한 후보들이 누구인지 잘 모를 정도로 홍보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낮은 투표율의 원인을 단순히 서울시 선관위에 홍보부족으로 돌리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곰곰이 고민하던 중,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의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 그리고 투표를 하지 않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무책임한 태도가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다.

우린 하고 싶어도 못하는 투표를

학생들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투표를 어른들은 왜 가볍게 여기는지 묻고 싶다. 무관심한 선거를 계속 할 바에는, 차라리 학생들에도 선거권을 줘서 부모들과 함께 투표소로 갈수 있게 하는 것도 투표율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비롯해 중고생들은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선거권이 없어, 억울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이럴 때마다 ‘몇 년만 빨리 태어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 나중에 어른이 되면 어떻게 해서라도 투표는 꼭 할 것이다.

열 받는 일은 이것만이 아니다. 강남지역에서 몰표가 나와,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공정택 후보가 당선된 일이다. 강남 주민들의 판단이 옳았다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이 지역 주민들의 적극성만큼은 칭찬받을 일이다.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원하는 결과를 이룬다’라는 말이 있다. 다른 자치구에 사는 주민들 역시 이번 선거에 대해 조금만 열정적인 태도를 보여줬더라면, 분명 다른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본다. 결국 ‘서울 교육’은 이번에도 소수 특권계층을 위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공정택, “경쟁은 계속”

공정택 당선자는 "학생들을 계속 경쟁시킬 것이다"라는 말을 선거기간 내내 했다. 좋은 성적은 고생하지 않고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런 식의 고통은 더 이상 겪고 싶지 않다. 지금도 학생들은 충분히 힘들어 하고 있다.

악플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플’이다. 학생인 나는 지금 화가나 이 모든 결과를 초래한 어른들에게 ‘악플’을 달고 있지만, 앞으로 이것조차 포기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어른들의 무관심이 ‘관심’으로 바뀌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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