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몰표, 공정택 당선 일등공신
    By mywank
        2008년 07월 31일 12: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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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들의 ‘계급투표’가 두드러진 선거였다. 민선으로 처음 치러진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 공정택 후보가 강남 지역 몰표에 힘입어, 40.09%(499,254표)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막판까지 공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던 주경복 후보는 38.31%(477,201표)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했다. 

    부자들의 계급투표

    3위는 6.55%(81,692표)의 득표율을 올린 김성동 후보, 4위는 6.01%(74,925표)의 득표율을 올린 이인규 후보, 5위는 5.84%(72,794표)의 득표율을 올린 박장옥 후보, 6위는 3.16%(39,460표)의 득표율을 올린 이영만 후보가 차지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공정택 후보. (사진=공정택 선본)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총 8,084,574의 유권자 중 319,205명이 참여해 15.4%의 투표율을 보여, 지난 23일 치러진 전북교육감 선거(21.0%), 지난 달 26일 실시된 충남교육감 선거(17.2%)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 주경복 후보는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선두를 기록했지만,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8곳에서 1위를 한 공정택 후보에게 석패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공 후보는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서초구와 강남구에서 각각 59.02%와 61.14%의 득표율을 기록해 24.32%와 22.62%를 얻은 주 후보를 34.70% 포인트와 38.52% 포인트라는 큰 차이로 따돌리면서 1위를 기록했다. 

    미친 교육은 ‘아웃’되지 않았다

    기록적으로 낮은 투표율 때문에 대표성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으나, 이번 선거 결과 이명박 교육 정책과 친화력을 보이고 있는 공 후보가 촛불 여론을 반영한 주 후보를 눌렀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 낙선한 주경복 후보가 부인 문현주 씨와 선거상황판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강남지역에서 선거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진보신당의 신언직 전 강남구 국회의원 후보는 “공 후보가 선전한 강남구는 송파구 다음으로 서울에서 유권자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고, 이번에 공 후보에 대한 ‘조직투표’가 강하게 작용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경복 후보가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17곳에서 1위를 했지만,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송파·강남·서초·강동구 등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린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8학군 프리미엄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 반영

    주경복 선본 박범이 대변인은 “이번 선거에서 강남지역에 유독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는 교육 문제보다 집값 문제 등 경제적인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강남 주민들이 표가 단결되었기 때문”이라며 “아울러 이것은 서울교육이 그만큼 계층분화가 되어 있다는 반증이고, ‘8학군 프리미엄’을 놓치지 않으려는 강남 주민들의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 이명박’을 표방하는 주경복 후보의 개혁적인 이미지가 유권자가 가장 많은 강남지역 정서에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며 “강남지역에서 공정택 후보에게 몰표가 나왔던 것이 선거 패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공정택 후보 선본 오길용 공보팀장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강남·서초 지역에서 높은 투표율이 나온 것은 공정택 후보의 공약이 이 지역 주민들에게 많이 어필되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공정택 후보는 △고교선택제 실시 △학력진단을 위한 다양한 학력평가 기회 확대 △수준별 이동식수업 활성화 △교원평가제 실시 △교장공모제 연차적 확대 실시 등의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신임 교육감의 임기는 오는 2010년 6월까지다.

    공정택 당선자는 당선소감을 통해 ""평교사부터 시작해 50년 동안 교육 외길을 걸었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사랑한 내 마음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며 "지난 4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년 10개월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원 일부 울먹거리기도

    주경복 후보는 낙선소감에서 “앞으로도 서울교육을 위한 개혁은 저를 지지한 많은 시민들과 함께 계속될 것”이라며 “여러분의 소중한 지지를 바탕으로 서울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을 경쟁만능주의와 입시위주 교육으로 벗어나 진정한 인간교육으로 만드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경복 후보는 낙선소감을 마치고, 선거상황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선본 관계자들과 지인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으면서 사무실 한쪽에서는 서로 부등켜 앉고 울먹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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