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 머리, 독도냐 'PD수첩'이냐
    2008년 07월 30일 09: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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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MBC <PD수첩>에 온 신경을 쏟는 사이 독도 문제가 터졌다. 30일자 아침신문 1면을 보면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신문마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만 검찰의 <PD수첩> 수사 중간결과 발표 소식을 1면 머리로 올렸고, 나머지 신문들은 모두 독도 문제를 1면 머리로 다뤘다.

특히 조선·동아일보는 2개면을 펼쳐 PD수첩관련 뉴스를 실었고, 중앙일보는 1개면에서만 이를 다뤘다. 경향신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단독인터뷰를 2개면에 실었다. 다음은 30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미 ‘독도=한국령’ 거부>
국민일보 <"독도 표기 원상회복 불가">
동아일보 <"PD수첩 광우병 보도 23곳 사실과 달라">
서울신문 <미, 독도 명칭복원 불가 확인>
세계일보 <CIA·미의회도서관 독도=분쟁지 표기>
조선일보 <"PD수첩 19곳 의도적 왜곡">
중앙일보 <"PD수첩 광우병 왜곡·과장 23건">
한겨레 <‘독도 한국영토 표기’ 원상회복 어렵다>
한국일보 <하루도 못간 ‘대미 외교력’>

검찰의 <PD수첩> 수사 중간결과 발표에 대해 30일자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관련사설을 실었다. 그러나 경향신문과 한겨레만 각각 <쇠고기 정국 본질 호도 하는 ‘PD수첩’ 수사>와 <청부수사에 정권 대변인 노릇까지 하는 검찰>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 그 외의 신문들은 검찰 발표에 힘을 싣는 사설을 실었다.

   
  ▲ 동아일보 7월30일자 4면.

국민일보 <PD수첩, 국민을 더 모독하지 말라>, 동아일보 <MBC ‘국민 속인 PD수첩’ 사죄하고 책임져야>, 세계일보 <PD수첩, 검찰 질의에 성실히 답변해야>, 조선일보 <검찰 "PD수첩 보도내용 대부분 왜곡됐다">, 중앙일보 <악의의 왜곡보도가 언론자유 아니다>, 한국일보 <PD수첩 왜곡 사법적으로 가려내길> 등이다.

반면 독도 문제와 관련한 사설은 이와 좀 다르다. 경향신문 <국정은 없고 권력만 있나>·<미국이 주장하는 ‘독도 중립’의 허구성>, 국민일보 <미의 ‘독도 중립’ 표방, 우리 잘못은 없나>, 동아일보 <이 대통령, 외교 기조 재점검하고 새 출발할 때>, 조선일보 <"독도 표기 원상 회복 어렵다"는 미국>, 중앙일보 <일회성ㆍ전시성 이벤트론 독도 못 지켜>, 한국일보 <외교위기, 대통령의 인식도 바뀌어야> 등이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국민일보와 중앙일보의 사설이다. 국민일보가 <미의 ‘독도 중립’ 표방, 우리 잘못은 없나>에서 가리킨 ‘우리’란 노무현 정부다. 국민일보는 "’반미면 어때’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으로 대변되는 섣부른 자주의식이 성행했던 전 정부에서부터 비롯된 한·미 동맹관계의 약화가 초래한 자업자득의 측면은 없는 것일까"라며 "특히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를 놓고 미국측이 어떻게 느꼈을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7월30일자 1면.

이는 조선일보 1면 기사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조선일보는 워싱턴발 1면 기사 <‘독도는 주권 미(未)지정 지역’ 미(美) NGA, 작년 8월 결정>에서 "미 국방부 산하 국립지리정보국(NGA)은 작년 8월’주권 미(未)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이란 개념을 신설해 독도를 이 분류에 포함하고, 일본의 북방 4개섬(쿠릴 열도)에 대해서도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 중’이라는 일본의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보도는 아래와 같다.

"NGA의 12차 공고문 ‘연방정보처리표준(FIPS) 10-4(국명 표준)’에 따르면, NGA는 작년 8월 각 지명이 속한 ‘국가(country)’분류 코드를 개정하면서, ‘주권 미지정 지역’코드(UU)를 신설했다. NGA는 UU 코드가 ‘주권의 상태가 확인될 수 없거나, 분쟁과 관련된 곳으로 미국이 입장을 취하지 않는 곳의 지형물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 공고문 이후에 이 코드에 속하게 된 독도가 ‘분쟁지역’임을 더욱 명확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 새벽 연합뉴스의 워싱턴발 기사는 이와 다른 부분이 있다. ‘주권 미지정’이란 코드를 지난해 8월 신설한 것은 맞지만, 문건에서 독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미BGN `주권 미지정’ 코드 작년 신설>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연방정보처리표준(FIPS) 지침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이 문건은 표준 지침이 2007년 6월11일 변경을 거쳐 같은 해 8월16일 수정됐다고 적시하고 있다.…하지만 이 문건만 보면 최근에 주권 미지정으로 변경된 독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런 가운데 이른바 조·중·동으로 묶여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 중앙일보가 사뭇 다른 스탠스를 취한 점이 두드러진다. 중앙일보는 사설 <일회성 전시성 이벤트로 독도 못 지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 중앙일보 7월30일자 사설.

"한승수 총리가 어제 역대 총리론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영토 수호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 정권 특유의 일관성 없는 전시성 이벤트로밖에 볼 수 없다. 이 정권은 독도에 대한 일본과 미국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그 대응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우선 중구난방식 대응이다.

정부는 독도문제가 불거지자 범정부 차원의 ‘독도영토관리대책반’을 설치키로 했었다. 그러다 미국의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주권 미지정 지역’으로 고쳤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지자 외교부에도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켰다. ‘영토관리반’은 아직 구성조차 못했는데 말이다. 또 동북아 역사재단 산하에도 TF가 있다. 이렇게 번잡해서야 회의만 춤추지 어떻게 효과적인 대응책이 나올 수 있겠는가. 실효성이 없는 전시성 대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고질이다.…

이런 판에 총리가 독도를 방문하니 도대체 이 정권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아마 국민들에게 ‘정부가 이렇게 독도를 챙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인데 총리가 독도에 가서 사진 한 장 찍는다고 무엇이 나아지겠는가. 이런 식의 눈가림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날도 더운데 앞에서 언급한 국민일보 사설이나 "독도야말로 관민이 함께 나서야 할 외교"(동아일보)라는 주장보다 독자들이 읽기에 속시원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또 다른 독자들은 세계일보의 사설 <KBS 연속 적자, 경영진 퇴진 마땅하다>나 동아일보 2면 기사 <감사원 "KBS 사장 해임 요구할 수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 "정권교체 왜 했는지 답답" / "KBS사장 체포영장 발부되고 MBC PD수첩 압수수색해야">가 더 흥미로울 수도 있다.

   
  ▲ 동아일보 7월30일자 2면.

그러나 나라 안팎 어려운 상황에 오랜만의 와이드 인터뷰라는 점에서 경향신문의 김대중 전 대통령 특별인터뷰가 30일 아침 중요한 기사 중 하나로 보인다. 덧붙여 오늘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일, 한겨레 6면 머리기사 <공정택 "세계일류 서울교육 실현"/주경복 "이명박 교육에 레드카드">와 조선일보 8면 머리기사 <전교조냐 반(反)전교조냐…’서울의 교육’ 오늘의 선택>을 함께 읽은 뒤 투표장에 가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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