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어른들에게 호소… "잘 찍어요"
    2008년 07월 27일 02:2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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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를 3일 앞두고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관으로 치러진 80차 촛불문화제는 ‘7월 30일 시민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자’는 캠페인 형태로 진행되었다. 문화제 시작 전부터 청계광장 인근에서는 주경복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벌였고 시민들은 이들의 구호에 환호로 답했다.

   
 ▲82.cook회원들이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빙글빙글 돌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오후 7시, 문화제의 시작과 동시에 경찰은 경찰버스로 청계광장의 뒷 부분까지 둘러막았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문화제를 진행했으며, 이번 교육감 선거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10대들이 잇달아 연단에 올라 투표권을 가진 어른들의 올바른 선택을 호소했다.

"우리는 죽었다 깨나도 투표할 수 없잖아요" 

‘10대 연합’ 소속의 한 청소년은 “우리가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일이 바로 투표”라며 “리틀 이명박이 교육감으로 당선되면 지금까지 아고라를 괴담으로 몰아왔던 그들의 말이 사실이 되는 셈이니 어른들이 꼭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촛불소녀’라고 밝힌 여중생들도 연단에 올라 “5월 2일 우리는 미친소와 미친 교육으로부터 살고 싶어서 나와 지금까지 촛불을 들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기꺼이 우리 학생들이 배후가 되겠다. 촛불아빠, 촛불엄마 모두 0교시에 쫓기고 야간 자율학습에 시달리는 우리 교육을 바꿔 달라. 경쟁하는 교육이 아닌 나를 이겨 성장하는 교육 받고 싶다”고 말했다.

‘세 아이의 엄마’라고 밝힌 40대 여성도 “얼마 전 일제고사로 아이들이 한 줄 세우기를 당했다”며 “내 주변의 엄마들은 아이들을 더 비싸고 좋은 학원에 보내려 하고 있다. 우리 세 아이들도 사교육을 받아야 할 텐데 그럼 남는 생활비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 30일은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선택의 날”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청계광장을 봉쇄했지만 시민들은 질서를 지키며 청계천으로 빠져나갔다.(사진=정상근 기자)
 

이어 8시경부터 행진이 시작되었다. 도로로 나가지 못하도록 경찰은 청계광장을 완전히 막아섰지만 시민들은 청계천을 따라 내려가 종각인근으로 나왔다.

조선일보 사진기자 봉변

그 곳에서 이미 행진을 시작했던 시민들과 합세해 시위대의 규모는 금세 1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경찰도 곧바로 광화문 4거리 일대에 방어선을 쳐 양측 간의 긴장이 흘렀다. 시민들은 종각 4거리 일대에 앉아 연좌농성을 벌이며 “한나라당 해체하고 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외쳤다. 양 측간의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시위대 내부에서 몇가지 사고가 있었다.

우선 조선일보 기자가 시민들의 사진을 찍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는 시민들의 신분증 제출요구에 계속 불응하다 메모리카드 등을 빼앗기고 일부 시민들에게 발길질을 당하기도 했으나 시민 보호 속에 전경 대열로 들어갔다.

뒤이어 휴대폰 카메라로 시위현장을 찍던 서울지방경찰청 홍보실 소속의 경찰이 시민들에게 적발되기도 하였다.

그는 이곳에 온 목적을 묻는 시민들의 질문에 “기자들을 보호하러 왔다”는 엉뚱한 답변을 해 시민들로부터 “경찰이 시민은 보호하지 않고 기자만 보호하냐”고 면박을 당했다. 그의 핸드폰에는 시위관련 동영상들이 몇 개 저장되어 있었으며 시민들은 그의 동의하에 동영상과 사진을 모두 지웠다. 이 경찰은 진압이 시작되면서 전경 쪽으로 이동했다.

경찰 "기자들을 보호하러 왔다"

10시 10분경 경찰의 진압이 시작되었다. 경찰들은 방패로 큰 소리를 내며 몰려와 시민들을 인도에 몰아냈다. 하지만 시위대가 산발적으로 퍼져 있었고 경찰 병력수가 적자 다시 철수해 청계광장에서 방어선을 쳤다. 이 과정에서 여성 한 명이 넘어져 밟히는 사고가 일어났고 전경 한 명도 가슴 쪽에 부상을 입어 구급차로 실려갔다.

경찰이 물러난 이후 시민들은 다시 종각 4거리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다시 20여분 간의 평화가 이어졌지만 곧 병력을 보강한 경찰이 경고방송을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변했다. 일부 시민들은 전경 쪽을 향해 폭죽을 터트리며 접근을 막았고 예비군들은 스크럼을 짜고 진압에 대비했다.

오후 11시 10분경 다시 진압이 시작되었다. 경찰은 경고방송과 살수차로 위협을 하며 시민들을 인도로 몰아냈고 연행자가 속출했다. 곳곳에서 말다툼과 몸싸움이 이어졌다. 경찰들은 시민들을 강하게 밀쳐내 보신각 쪽으로 몰아냈으며 시민들은 이에 강하게 저항했다.

   
 ▲몇몇 시민들이 폭죽을 경찰 쪽으로 터트리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강남에서 왔다는 노 모(31)씨는 “경찰이 문화재청의 허락이나 받고 우리를 이리로 모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과자 아래 있어서 그런지 자기가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경복궁역 무정차 통과

전경과 시민간의 몸싸움은 계속 이어졌다. 경찰은 시민들을 방패로 위협하며 강제연행을 계속했고 일부 시민들은 보신각 뒤에서 전경 두 명을 둘러쌓고 웃옷을 벗겨 경찰에 인도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몇몇 시민들은 인도, 차도를 따라 종로 3가 등 서울 시내 곳곳에서 게릴라성 시위를 벌였다.

한편 새벽 1시경 종각 부근에서 시위대를 향해 크레도스 차량 한내가 난입해 6명의 부상자를 내고 뺑소니를 치다 곧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종로지구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도 서울메트로는 오후 5~7시 지하철 3호선 청와대 인근 경복궁역에 전철을 정차시키지 않고 통과시켜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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