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택 “성관계 학생은 퇴학”
    주경복 “배려와 도움이 우선”
    By mywank
        2008년 07월 24일 03: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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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택 교육감 후보가 성관계를 한 학생을 퇴학시키는 등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주경복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전문 보기)를 통해 “그런 말씀을 거두는 게 옳다고 본다”며 공 후보의 ‘청소년관’을 비판하고 나섰다.

    공정택 후보는 <시사 IN>이 22일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의 성행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미성년자의 성행위는 사회적 금기이므로 적발시 퇴학 등 무거운 제재를 하는 게 옳다”라며 이 문제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장했다.

       
      ▲’청소년 성문제’에 대해서 상반된 생각을 가진 공정택 후보와 주경복 후보 (사진=공정택 후보 선본 / 손기영 기자)
     

    이어 공정택 후보는 한술 더 떠 보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학생들의 연애 문제에 대해서도 “학생신분이므로 자유연애는 금지하는 것이 옳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사 IN> 설문조사에서 “미성년자의 성행위를 금지할 수 없고, 자신의 행위에 책임지는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답한 주경복 후보는 자신의 블로그에 쓴 편지글을 통해, 공 후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경복 후보는 “<사사IN>에 보도된 공정택 후보의 답변을 보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충격을 받게 되었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며 “만약 이런 일이 발생된다면 교육자로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공 후보한테 다시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주 후보는 “만약 어떤 남녀 학생이 성관계를 맺고 여학생이 임신을 하게 됐는데 그 학생들을 학교에서 내보내게 된다면, 사회에서 너무나 힘든 인생을 살 가능성이 크다”며 “미혼모가 된 여학생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고, 축복받고 태어나야 할 아이에게는 안타까운 한숨만이 함께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후보는 또 “아이를 낳은 이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교칙에 의한 확고한 처벌이 아니라, ‘이제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으니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따뜻한 배려와 새내기 엄마, 아빠가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성관계를 맺은 청소들에 대해 퇴학 등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말을 거두는 게 옳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2006 성교육 대탐험전’ 홍보 포스터 사진. (사진=성교육 탐험전 추진위원회)
     

    그는 이와 함께 “사회가 나날이 발전하면서 청소년들의 성의식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책임지기 힘든 성관계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새 교육감은 이 문제를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소년 단체들 역시 공정택 후보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박철우 사무국장 대행은 “공 후보는 도대체 청소년들의 성관계가 무엇이 문제인지부터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청소년들의 ‘성’에 대해서 기성세대들이 왈부왈부 하기 전에 자신들의 성문화에 대한 반성부터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사무국장 대행은 "일부 국회의원들은 성추행 등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는데, 성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비난을 청소년들에게 돌리려는 태도는 옮지 않다"며 “청소년의 ‘성’은 단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과 사랑의 문제이고, 청소년들을 억압해서는 절대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하 청소년 성문화센터’ 이명화 센터장은 “실제로 성관계를 맺고 있는 청소년들이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13세 이상 청소년들이 합의 하에 성관계를 하는 것은 절대 범죄행위가 아니고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며 “공 후보의 주장은 학생들의 기본적인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인권침해이자 헌법소원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그동안 일선 학교에서는 학칙을 근거로 들며 임신한 여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킨다든지, 심지어 성폭행 피해자까지도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했다”며 “이는 빠르게 변해가는 학생들의 성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보수적 교육관료들의 낡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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