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선전방식 '진화'하고 있다
        2008년 07월 22일 02: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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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연맹이 만든 블로그 ‘공공운수노동자’(http://kptu.tistory.com) 방문자수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소식을 담은 블로그가 두달 남짓한 기간에 100만에 육박하는 방문자수를 기록한 것은 놀라운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공공운수연맹의 블로그 화면.
     

    공공운수연맹은 이와 함께 지하철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무가지 ‘꼼꼼’도 격주로 7만 부 발행해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조합원과 연맹 소속 노조 조합원들이 직접 나누어 주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의 선전, 홍보 전술이 인터넷 시대를 맞아 적응하는 ‘진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른바 ‘대국민 선전’이라는 이름 아래 국민의 눈높이보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튀게’ 앞세운 그 동안의 선전 방식에 대한 일정한 반성의 결과라는 측면도 있다.  

    하루 평균 1만 명 이상 찾아오는 인기 블로그

    공공운수연맹이 이 같은 진전된 대국민 선전홍보 방식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촛불 집회’였다. 매일 계속되는 ‘촛불 문화제’ 과정에서 노조는 네티즌들과의 접촉 필요성을 느꼈고, 이에 대한 결론이 블로거 뉴스 제공이었다.

    노조의 홍보 선전 역량들이 자체 홍보물 제작 이외에 블로거 뉴스 제공에 적극 ‘가담’하면서 시작된 공공운수연맹 블로그는 지난 5월 9일 “암에 걸리면 쫒겨나야 하나요?”로 시작됐으며 현재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이 찾아오고 ‘다음’의 인기 블로그가 됐다. 

    공공운수연맹의 블로그가 ‘노조와 별로 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네티즌들에게 이렇게 주목받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우선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만이 가능한 현장 취재와 속보를 누리꾼의 입맛에 맞게 가공해 제공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 실례로 서울지하철 기관사의 애환을 담은 ‘기관사 동행 취재’는 노조 관련 단일 기사로 20만회가 넘는 깜짝 놀랄만한 조회수를 기록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한창일 때는 김달식 화물연대 본부장의 동행취재와 파업 일기를 게재해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기관사 동행취재 20만 조회 넘겨

    이 밖에 누리꾼의 이목을 잡을 수 있는 ‘발레리나도 노동자’라는 얘기, 노동자 자주기업인 달구벌 버스의 ‘친절 경영’ 얘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와 함께 단순히 텍스트로만 접근하지 않고, 만화와 자체 제작 동영상(UCC)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한 것도 방문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공기업 민영화 이후의 안타까운 현실을 서정적으로 담은 만화인 ‘연두 이야기’는 매니아층을 만들기도 했으며, 위트와 유머를 섞어서 공기업 민영화의 폐해를 담은 UCC 시리즈는 그 자체로 수십만 명이 ‘플레이’ 했다.

    이런 기사들과 콘텐츠는 ‘다음’의 블로거뉴스에 송고되고,  기사 내용에 따라서는 다음의 메인 화면에 직접 노출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유인물 수백만장 이상을 뿌리는 효과를 얻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공운수연맹에서 격주로 발행하는 ‘꼼꼼’ 표지.
     

    공공운수연맹의 온라인 선전방식이 블로그로 대표된다면 오프라인은 무가지 ‘꼼꼼’이다. 무가지 ‘꼼꼼’은 격주로 수만 부가 발행돼 시민들에게 직접 배포된다.

    <레디앙>을 비롯해 진보적인 인터넷매체와 기사 제휴로 컨텐츠를 만들고 서울지하철 노조를 비롯한 공공운수연맹 산하 여러 노동조합이 인근 지하철역에서 퇴근 시간대에 직접 배포하면서 인력과 예산을 최소로 하면서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꼼꼼’하게 읽어주세요

    ‘꼼꼼’은 가급적 노동조합의 색채를 줄이면서도 진보적인 목소리를 담아 시민들에게 ‘읽을꺼리가 있는 무가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꼼꼼’은 초기 5만 부 발행에서 현재는 7만부까지 발행 부수가 늘어났다. ‘꼼꼼’을 요청하는 단위노조의 요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행된 꼼꼼은 약 5만 부가 지하철 역 등지에서 배포되고 나머지는 조합원들에게 배포돼 읽혀지고 있다.

    공공운수연맹 조귀제 교육선전실장은 새로운 선전 방식을 활용하게 된 배경에 대해 “올해 구조조정과 사유화 저지 투쟁을 준비하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넒히기 위해 다양한 선전방식을 고민한 결과 블로그와 꼼꼼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꼼꼼은 앞으로 장기적 전망을 갖고 관련 예산을 마련하는 방안을 찾아서 지속적으로 발간할 계획”이라며 “또한 민주노총 각 산별 연맹의 소식을 알려내는 광고도 게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꼼꼼의 1회당 제작비는 약 1천만원에 이른다.

    공공운수연맹의 ‘진화’된 선전홍보 방식이 여러 노조들에게 아직 일반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공공의 온-오프 라인의 새로운 홍보 방식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노동조합의 대국민 홍보의 ‘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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