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신당 재통합 원칙 동의하지만…"
        2008년 07월 21일 04: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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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결선투표가 강기갑, 이수호 두 후보 사이에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두 후보가 21일 <SBS>를 통해 처음으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1시간여 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큰 쟁점을 만들어 내지 못하며 상호간 질의응답 수준에 머물렀지만 진보신당과의 통합과 관련해 다소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강기갑 후보는 이날 이수호 후보에 대해 날선 공격 대신 이 후보의 발언에 동의를 표시하며 포용에 나섰고 지지율 격차가 많이 벌어진 이 후보는 강 후보에게 마지막 자유토론에서 광포만 문제를 거론하며 강하게 공격했다. 

       
      ▲ 강기갑(왼쪽) 후보와 이수호 후보(사진=민주노동당)
     

    첫 번째 ‘위기극복 방안과 진보정당의 진로’를 주제로 놓고 벌인 주제토론에서 이수호 후보는 “2010년 재도약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진보대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고 강기갑 후보는 “정체성 강화와 내부결속을 통해 진보정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해 차이를 보였으나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보다 원칙적인 공감을 표시하면서 공방이 이어지지 못했다.

    진보대연합 꼭 필요, 두 후보 공감

    이 후보의 “진보대연합으로 당의 외연을 넓혀 가는 것이 우경화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강 후보의 의견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강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그 동안 경직되고 너무 좌쪽으로 편향되었다는 국민적 비판이 많았고 정치지형이 보수대연합 구도여서 그에 맞는 힘의 결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대연합전선은 꼭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이 후보도 강 후보의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정당을 위해 당내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진보정치와 민주노동당의 과제로서 정체성을 강화하고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동의를 표시했다.

    곧 이어 사회자 공통질문이 이어졌다. 첫 번째 공통질문인 진보신당과의 통합에 대해 두 후보는 원칙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뉘앙스 차이를 드러냈다. 강 후보는 “(분당) 당시에도 지금도 문은 열려 있다”면서도 “당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 진보신당뿐 아니라 대통합의 길까지 나아가야 한다”며 당원들의 동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이 후보는 “(원칙 면에서)이견이 없지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가야 한다”며 “교육감 선거를 놓고 진보신당과 함께 하고 있는 것처럼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연대를 강화해 2010년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대단결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강 후보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최근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과 관련해서 강 후보는 “민간인에게 군인이 총격을 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북한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선 정부도 책임이 있으며 정부는 이 문제를 독립적으로 놓고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관광객에게 총을 쏜 북쪽의 문제가 많이 있지만 근본적 원인 속에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의 문제가 있었다”며 “이왕 벌어진 사건은 명확하게 해결해야 하며 지금이라도 남북간 합의된 사항을 확인하고 절차를 통해 진상조사 요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광포만’ 문제 막판 맹공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강 후보는 "17대 의정활동을 통한 정책적 대안과 감각으로 원외문제를 법안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이 후보는 "전교조, 민주노총 등에서 발휘했던 지도력으로 혁신-재창당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을 각각 강조했다.

    이어 자유토론이 시작되었다. 두 후보는 같은 7분을 부여 받았지만 용도를 달리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 이 후보를 큰 표차로 앞선 강 후보는 이수호 후보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을 보였고 이 후보는 강기갑 후보의 최근 사천만 매립동의 문제를 거론하며 강하게 공격했다.

    강 후보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정당이 되기 위해 만약 이수호 후보가 대표가 되시면 더 잘 할 것이고 최고위원으로서도 함께 역할을 해 주실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 후보를 추켜세웠고 “앞으로 함께 잘 해보자”며 별다른 공격 없이 토론을 끝냈다.

    반면 이 후보는 “생태는 매우 중요한 과제인데 강 후보가 이번 사천 광포만 매립개발과 관련해 찬성을 했다”며 “이어 당론과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고 사과했는데 그 사과가 어떠한 잘못에 대한 사과인지 명쾌하게 답을 해달라”고 강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강 후보는 “사천의 미래, 환경에 있어서도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소신이지만 국민의 80%가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독재식으로 거부한 것처럼 지역의 많은 주민 분들이 강력한 요구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서명을 했다”며 “서명하고 보니 잘못된 것이라 반성을 많이 했고 한 순간의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사과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의 예와 지역문제를 등치시키는데 잘못된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옳은 주장을 거부한 것이지만 지역주민들은 생태계 전체를 위해 옳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는데 진보정치를 하는 사람이 95% 찬성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예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과까지 했으면 태도의 변화가 생겨야 하는데 서명철회 같은 확실한 해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고 강 후보는 “이 부분은 논쟁거리가 되고 있고 지역주민들의 절규를 끌어안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을 찾아가면서 이 부분을 해결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수호 후보는 마지막 연설에서 “부패를 막는 소금의 역할을 하는 진보정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며 강기갑 후보와 두 손 잡고 10만 당원과 함께 촛불과 같은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는 “경제, 환경의 위기, 양극화의 위기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이명박 정부는 1% 재벌정책을 계속하고 있으며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며 “최고 위원들과 이수호 후보와 함께 손잡고 일하는 사람들이 자부와 긍지를 가진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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