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얘기 안해도 대통령 욕은 많이 해"
    By mywank
        2008년 07월 21일 03: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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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21일, 선거권은 없지만 교육의 당사자인 학생들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이른바 유명학원들이 몰려있는 대치동 학원가를 찾았다.

    대치동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대치동이나 인근에 사는 것은 아니다. 물론 대치동과 강남 지역에서 다니는 아이들이 많지만, 여름방학을 맞아 강북 등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촛불문화제 간 적은 없지만, 선거는 알고 있어

    마침 점심시간이라 오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원복도에 나와 휴식을 취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오던 중이었다. 또 오후 수업을 받기 위해 서둘러 계단을 올라가는 학생들도 있었다.

    인터뷰에 응한 학생들은 모두 6명이었으며, 촛불 문화제에 참석해본 적이 없었다. 이들 모두는 오는 7월 30일에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중 주경복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학생은 2명, 공정택 후보와 이인규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학생은 각각 1명이었다.

    나머지 학생들은 특정후보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공정택 후보는 싫다"거나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학생들 대부분은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선거권이 있는 부모님께 이야기할 생각이 있으며, 부모님 역시 자신의 생각에 동의해 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21일 찾아간 대치동 학원가 주변 풍경.(사진=손기영 기자)
     

    고등학교 2학년생 한 모군(18)은 “거리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통해, 이번에 교육감 선거가 있는 걸 알게 되었다”며 “누가 나오는 지는 전부 모르겠지만, 현 교육감인 공정택 후보가 나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군은 이어 “공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사교육비 절감과 교육의 권한을 학교 쪽에 맡기는 ‘학교자율화’ 문제 등을 공약을 내건 것 같다”며 “아무래도 우수한 학생들이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하고, 각 학교의 개성을 살리는 교육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공정택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끼리 선거 얘기한 적은 없어

    한 군은 또 “이런 생각을 투표를 하실 부모님께 말씀드릴 의향이 있고, 부모님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어 내 생각에 동의를 해주실 것 같다”며 “하지만 친구들끼리는 교육감 선거에 대해 이야기 해본 적이 없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도 없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1학년인 서 모군(17)은 “부모님한테 들어서 이번에 교육감 선거가 7월 30일에 있다는 걸 알고 있고, 후보들은 이름은 자세히 모르지만 친구 이름과 똑 같은 이인규 후보는 기억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공약은 모르지만, ‘이명박 OUT’, ‘전교조 반대’라는 내용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서 군은 “누가 돼도 상관 없지만, 가급적이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반대하는 후보가 되면 좋겠다"며 "특별히 부모님한테 이야기 할 생각은 없고, 부모님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없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는데, 너무 형식적이고 내용도 별로 도움이 안 되어서, 이 제도를 내실 있게 바꿀 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조 모군(18)은 “신문을 통해 이번 교육감 선거가 처음으로 서울 시민이 직접 뽑는 다는 것을 알았고, 보수성향의 공정택 후보와 진보성향의 주경복 후보의 양대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기호 1번은 자율형 사립고에 찬성하고. 기호 6번은 두발자유화, 체벌금지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학원가 주변에 걸려있던 교육감 선거 현수막. (사진=손기영 기자)
     

    선거와 관련해 비교적 많이 알고 있는 조 군은 “자율형 자립고 문제에 반대하고 공정택 후보의 이미지가 싫어서 주경복 후보가 교육감이 되면 좋겠다”며 “집에서 부모님도 항상 공정택 후보를 좋지 않게 이야기하시기 때문에, 이런 내 생각에도 동의해 주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집에서와는 달리 학교나 학원에서 친구들과 교육감 선거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3 "이명박 OUT 공약이 가장 인상적"

    고등학교 2학년생 최 모양(18)은 “30일에 교육감 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다른 후보들은 모르겠는데, 요즘 뉴스를 틀면 주경복, 공정택 이라는 이름이 자주 나와서 두 후보 정도는 알고 있다”며 “주 후보는 학원 심야영업 금지, 0교시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공 후보는 사교육비 절감을 내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최 양은 “하지만 공정택 후보는 4년 동안 교육감을 하면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지금 사교육비가 전혀 줄고 있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분은 사교육비를 절대 줄일 수 없다”며 “학교에서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를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나, 공정택 후보를 뽑지말라고 부모님한테 이야기할 거고 부모님도 투표하실 때 내 생각을 참고해주실 것 같다”고 강조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인 최 모양(16)은 “날짜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이번에 교육감 선거가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누가 나왔는지 잘 모르지만, 기호 5번(이인규 후보)는 선거포스터에 ‘이명박 OUT’이라는 문구를 내걸어 가장 인상에 남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양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기호 5번은 ‘이명박 OUT’이라는 문구를 내걸었는데, 다른 후보들보다 이명박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정책을 잘 추진할 것 같다”며 “저번에 대통령 선거 때도 제가 뽑아달라는 후보를 부모님이 뽑았고, 이번에도 부모님이 내 의견을 들어주실 걸로 본다”고 말했다. 

    최 양은 또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후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요즘 학교에서 너무 점수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어, 학교 다니기 힘들고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학교만 다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거 얘기는 안 하지만, 이대통령 욕은 많이 한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유 모군(17)은 “이번에 교육감 선거를 하는 것은 알고 있지만, 얼마 전 유세현장에서  박장옥 후보와 주경복 후보의 이름은 들어본 것 같다”며 “박 후보 특별이 특징 없어 공약은 잘 모르겠는데, 주 후보는 이명박 교육정책을 바꾸겠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군은 “학교에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이야기는 친구들이 안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욕을 많이 한다”며 “주 후보가 누구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교육정책에 반대하는 후보인 주경복 후보가 마음에 들고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디. 또 “아직 부모님한테 이런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부모님도 내 생각하고 비슷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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