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교육감 뽑아 촛불 소녀들에게
        2008년 07월 17일 10: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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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9시 30분부터 2만여개의 촛불이 종로 일대를 가르며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두 갈래로 나눠져 일부는 안국동을 통해 조계사를 거쳐 일본 대사관을 지나 다시 종로로 돌아오고, 또 먼저 출발한 아고라 등의 시민 5백 여명은 종각역으로 행진을 진행해 동대문 방향으로 가고 있다.

    2만여 촛불 종로 일대 행진

    행진에 앞서 진행된 71차 ‘국민 주권 실천의 날’ 촛불문화제에서는 그 동안 적은 인원 등으로 인해 다소 침체됐던 분위기와 달리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율동을 하고 있는 학생들.(사진=김은성 기자)
     

    촛불 소녀들은 제헌절 60돌을 맞아 이명박 대통령 퇴진을 선고하는 국민 판결문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들에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데도 80년대식 공안 탄압을 일삼는 정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제1조를 부정했다"면서, "국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죄질이 너무 나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판결한다"고 밝혔다.

    민변 소속의 한 변호사는 "헌법이 만들어진 후 많은 조항이 변했지만 제1조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시민들은 헌법 제1조에 의해 완전히 합헌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들 눈과 귀에 거슬리면 무조건 불법으로 매도하는 것을 보니 현 정부는 법을 모르고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시민들이 두 달 넘도록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듣지 않는 이명박 정부야말로 가장 위헌적인 정부"라고 규탄했다.

    한 30대 여성은 "촛불을 통해 경상도 전라도 없이 국민이 하나되고, 세대 갈등이 사라지고, 조중동이 신문이 아니라 쓰레기라는 것을 알게되고, 대한민국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너무나 처절히 깨닫게 해준 점 등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영호남 단결하고 세대 연대하고

    또 그는 "투표 하나 잘못해 5년 내내 거리에서 고생하게 생겼다"면서 "자신이 뽑지도 않은 대통령 때문에 고통받는 촛불 소녀들에게 죄를 값는 길은 좋은 교육감을 뽑는 것"이라며 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 참여를 호소했다.

    수배 생활중인 박원석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도 전화 연결을 통해 "헌법이 개정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헌법정신이 사라지고 없다"며, "폭염 속에도 국민이 모여 헌법의 가치가 무엇인지, 헌법 제1조의 의미가 무엇인지 똑똑히 확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일본 대사관 부근에서 촛불시위대가 물대포를 맞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는 또 "지난 5월 2일과 3일, 처음 촛불을 든 감동을 다시 기억하면서 촛불소녀들이 방학한 이때 다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을 들자"며, 오는 19일 청계광장에서의 촛불집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MBC 이영훈 수석부위원장은 걸걸한 입담을 선보여 촛불 시민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는 "강도가 들어와서 강도라고 외치는 것을 보고 몇 명이 들어왔는지 얘기하라고 따지는 게 이명박 정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2008년 대한민국 언론이 최대 위기 맞고 있다. KBS 공영방송을 지키내고, MBC 피디수첩과 YTN의 투쟁을 촛불 시민이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도 지난 12일 벌어진 상황처럼 문화제를 진행하는 대책위와 무대에서 자유발언을 하는 시민들에게 빠른 행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반발해 간혹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행진 재촉하는 시민 대책회의에 반발도

    이와 관련 대책위 사회자는 "지난 12일 대책회의에서 조계사 앞 촛불문화제를 개최하려 했었는데, 여러분과 소통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 죄송하다"면서, "여러분과 소통을 많이 해 의견을 반영하는 촛불문화제와 행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도 "요즘 국민대책회 활동을 우려하는 시민들이 많다"며 "대책회의가 많이 부족하고 더러 실수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국민을 따르며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부족한 점은 언제든 질책해 주시고 따끔한 비판과 격려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촛불 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밤 9시 30분께부터 ‘님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부르며 행진을 시작했다. 한편, 경찰 측이 오는 18일 조계사를 방문해 농성중인 수배자 6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으로 알려져 조계사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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