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광고 중단, 공식 입장”
    By mywank
        2008년 07월 16일 05: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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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달 3일 <조선일보>에 정어리 펩타이드 광고를 낸 뒤, 네티즌들의 ‘광고 중단운동’의 집중표적이 되었던 (주)농심이 앞으로 조선일보에 광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농심은 16일 <시사IN> 고재열 기자가 보낸 질문지(☞전문 보기)에 이 같은 답변을 보냈다.

    조중동 우선 홍보원칙 변경

    농심은 "앞으로 농심은 조선일보에 또 광고를 낼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문지 물음에 대해, "농심은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어떤 매체에도 광고를 할 이유도 의향도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농심은 "지금까지는 일정부분 ‘조·중·동’ 우선의 홍보원칙을 갖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농심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농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광고 수주’에 지극히 민감할 수 밖에 없은 ‘신문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조중동의 보복성 기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개’ 식품업체가, 검찰의 네티즌 고소 권유와도 반대되는 결정을 한 것은 네티즌을 비롯한 일반 여론이 영향력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주) 농심 홈페이지.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농심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조선일보에만 광고를 안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정확하게 표현하면 앞으로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어떤 매체에도 광고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라며 “시사IN 기자가 보낸 답변지에는 구체적으로 매체 이름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우선 조선일보에 광고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공식 발표 안 했으나, 공식 입장"

    이어 “광고 중단이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앞으로 농심을 사랑하는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다른 매체가 될 수도 있다”며 “내부적으로 이런 방침을 확정지었으며, 아직 공식적으로 이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농심의 공식입장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또 “농심은 그동안 제품 특성상 신문매체에 광고를 많이 해오진 않았지만, 솔직히 회사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았다”며 “특정 매체로부터의 역풍도 우려했지만, 그것보다 ‘소비자들은 왕’이라는 고객중심의 생각에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농심의 결정을 환영했다. 신장식 대변인은 “농심이 결국 ‘조선·(중앙·동아)에 광고 중단을 선언했는데,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잘한 일”이라며 “농심의 광고게재 중단 선언은 ‘2차 보이콧 운동’의 정당성과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고, 결국 시민이 승리한다는 소중한 금언을 확인시켜 준 것이기에 농심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신 대변인은 “결국 농심은 권력이 아니라 소비자를 선택했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라는 사실을 늦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잃고 살아남은 기업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을 존재하게 하는 것은 권력이 아니라 소비자”라고 강조했다.

    네티즌 "잘 한 결정이라는 것 시간이 증명"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우선 농심의 이번 결정은 정한 반가운 일”이라며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나오는 마당에, 기업들의 피해를 운운하며 불매운동을 벌인 네티즌들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검찰의 수사 역시 중단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이번 농심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미디어 다음>에 송고된 관련기사에 댓글을 남긴 아이디가 ‘Asterion’인 네티즌은 “이는 네티즌은 승리이고, 대형기업의 경영마인드를 고객중심으로 확실하게 바꾼 한 획이라 평가 한다”며 “대한민국 네티즌들이 깨어 있으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디가 ‘낭만호랑’인 네티즌은 “신라면 만큼 화끈한 결정을 했다”며 “오늘부터 우리 집 라면에 신라면이랑 사리곰탕면을 추가 하겠다”고 말했고, 아이디가 ‘꼬치가리’인 네티즌은 “농심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사필귀정’”이라며 “농심의 결정이 얼마나 잘한 결심인지는 역사가 증명할 것이고, 농심의 용기에 소비자들의 축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조선일보 관계자는 “조선일보에게 (주)농심은 의미 있는 광고주가 아니”라며 “올해도 조선일보뿐만 아니라, 전체 신문매체에 광고도 ‘쥐머리 새우깡’ 문제에 대한 의견광고 2차례 정도만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의미있는 광고주 아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난달 3일 정어리 펩타이드 광고 역시 (주)농심에서 돈을 낸 광고가 아니고, 농심에서 ‘OEM’ 방식으로 자사마크를 붙여 판매하는 제품을 사서, 다시 판매하는 유통업체에서 광고를 낸 것”이라며 “농심이 정작 신문매체에는 제대로 광고를 하지도 않으면서,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하는 입장을 밝혔는데, 신경 쓸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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