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 중앙교섭 타결 '최저임금 95만원'
        2008년 07월 16일 11: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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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금속노조
     

    금속 노사가 16일 새벽 12차 교섭 끝에 중앙교섭을 타결했다. 이는 90여개 사업장에 속하는 2만여 명에 적용되는 중앙교섭이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에는 사용자협의회에 참여하지 않는 현대차 등 완성차와 대각선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따라 금속노조는 이날 예정된 금속노조 전체 사업장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현대차 등 중앙교섭 불참 사업장에서는 주간조(1시~5시), 야간조(17일 오전2시~6시)로 나눠 각각 4시간 파업을 진행하고 오는 18일에도 부분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그밖의 향후 불참 사업장에서의 투쟁일정은 18일 중앙쟁대위를 개최해 구체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불참 사업장 중심 부분 파업

    금속 노사는 최저임금 수준을 월 통상임금 95만원과 통상시급 4080원 중 해당 사업장 상황에 따라 높은 금액을 적용키로 했다.  이는 2009년 최저임금인 시급 4000원보다 80원 많은 액수이며, 법정최저임금 인상률 6.1%보다 높은 6.25% 수준이다.  지난 2007년에 합의한 최저임금은 월90만원, 시급 3840원이었다.

    또 임금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포괄임금제를 적용하지 않고,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합리적 이유없이 기본급 인상을 차별하지 않기로 했다. 그간 논란이 됐던 2교대제와 관련해서는 내년 2월까지 ‘교대제개선 실행위원회’를 운영키로 합의했다. 임금인상 부문은 중앙교섭에서 논의하지 않고, 중앙교섭에 참가한 각 사업장 별로 논의키로 했다.   

    최대 현안인 비정규직과 관련해서는 작년 합의안에는 없던 간접생산공정에(청소, 식당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추가해 이를 위해 해당업체가 노동관계법령에 따르도록 권고하고, 3회 이상 법 위반시에는 해당업체를 변경토록 했다.

    또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항목을 새롭게 넣어 관계기관(노동부, 노동위원회, 법원)의 판결과 결정이 있으면 원청이 조합의 교섭요구에 응한다고 명기했다.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화와 관련해서는 사내하청업체 변경시 고용, 근속 및 단협 등이 승계되도록 ‘노력’한다고 명기하고, 노사가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을 꾸려 내년 2월까지 운영키로 했다.

    이밖에 노동안전과 관련해서는 ‘산업재해 예방과 재해인정’ 항을 새롭게 추가해 노측 안전보건 담당자 1인에 대해 100인 이하 16시간, 200인 이하 20시간 등의 월별 활동시간을 확보했다.

    "원청 사용자성 인정 항목 추가 최대 성과"

    이와 관련 금속노조 측은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항목을 새로 추가해 이를 바탕으로 투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노동자들의 법정최저임금을 높여 이를 선도하는 역할을 한 것 등을 최대 성과로 꼽았다.

    금속노조 이익재 교섭국장은 "비정규직과 관련 삼진아웃제를 이끌어내고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한 것을 작년에 비해 진일보한 성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하며, 특히 최저임금을 높이 끌어낸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100% 이겼다고 생각한다"면서 "산업재해 예방과 재해인정 항목을 추가한 것도 향후 활동의 단초를 만든 것"으로 평가했다.

    또 그는 "이번 산별교섭 투쟁을 통해 사측의 쇠고기 공동 선언을 이끌어내고 다른 때와 달리 중앙쟁대위의 지침이 현장에서 관철되는 등 금속노조의 중앙 장악력을 높인 점도 얻은 투쟁 성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번 합의안이 선언적인 문구에 불과해, 실효성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간접생산공정 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 노동관계법령에 따르고,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에 대해서도 관계 기관의 결정에 따르는 것은 ‘상식’으로서 굳이 교섭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비정규직 "생색내기 합의 불과" 강한 불만 

    또 고용보장의 승계 ‘노력’은 강제 조항이 전혀 없고, 비정규 실태조사 또한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금속 비정규직 사업장 내 한 간부는 "최저임금을 제외하고는 의미가 전혀 없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합의로 산별투쟁으로 얻은 것이 없다"면서 "현장에서는 이미 그 이상 실시하고 있는 곳도 있고, 금속노조가 성과라고 평가하는 비정규직 관련한 부분도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완성차 비정규직 노동자 모씨는 "비정규직 문제를 풀 의지가 전혀 없는 협약안으로, 형식적인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대기업에 끌려다니며 눈치만 보다가 끝났다. 이번 산별교섭은 현장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휴가 전 타결이 이번 산별의 목표였던 것 같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노동안전과 관련해서는 아쉽지만 단초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 했다. 금속 사업장 내 한 노동안전부장은 "다른 전체적인 평가를 제외하고,  노동안전과 관련된 부분만 따져보면 밑그림이 마련됐다. 이를 계기를 앞으로 하나하나 요구안을 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평했다.

    한편, 산별교섭의 다른 한축이었던 완성차의 대각선 교섭이 사측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사실상 이번 산별 교섭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이와 관련 안정환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장은 "15만 교섭권 확보가 금속노조의 전략적 목표인데도 불구하고 2만의 중앙교섭만 조인된 상황이 안타깝지만, 오늘 합의한 서명안은 15만 산별 교섭권 확보를 위한 합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15만 교섭권 확보 과정" vs "산별교섭 실패"

     그는 "GM 대우가 제시한 산별기본협약 수용과 중앙교섭 조인식 참가의 의미는 산별교섭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이번 교섭에 참석하지 않은 완성차에 대해서도 대우가 제시한 안과 비슷한 수준의 안을 이끌어내 반드시 금년에 조인식에 참가시켜 교섭권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2008년 산별교섭 핵심 요구안으로 △원하청 불공정 거래 근절 △비정규직 단계적 정규직화 및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정규직과 비정규직 총고용 보장 △금속산업 최저임금 99만4840원 보장 및 기본급 13만4690원 정액 인상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 및 노동시간 단축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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