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스 노동자들 기분좋은 승리
        2008년 07월 16일 10:1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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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어용이 민주를 이길 수 없다. 21년 동안 억눌려왔던 노동자들의 노조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은 마침내 어용노조 시대를 종결시켰고, 회사로부터 민주노조를 인정하도록 만들었다. 굳게 단결한 노동자와, 산별노조의 ‘눈부신 승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어용노조 종결, 민주노조 출발

    전국금속노동조합 경주지부(지부장 김상철)은 15일 밤 이명박 대통령의 맏형과 처남이 소유한 회사인 (주)다스와 교섭을 벌여 △금속노조인정, 성실교섭 △임금, 단체협약 체결 △노조활동 보장 △아산공장 금속노조 편제 △인사․배치전환, 징계 노사합의 △민형사상 책임 면제 등 6개 조항에 합의했다.

    민형사상 책임 면제와 관련해서는 “합의 불이행으로 인해 발생되는 쟁의행위에 대해서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으며, 손배가압류를 제기하지 못하고, 합의불이행으로 발생한 쟁의기간의 임금손실에 대해서는 위약 당사자가 감수하며, 조합원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주지 못한다.”고 합의했다.

       
      ▲경북 경주에서 자동차시트를 생산하는 (주)다스 노동자들이 15일 21년 어용노조를 청산하고 민주노조를 세웠다.(사진=금속노조)
     

    이에 따라 이날 아침 8시부터 공장을 멈추고 민주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식당에서 농성을 벌였던 주야간조 노동자 500여명은 야간조부터 업무에 복귀했다.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이날 아침 8시 조합원 총회를 열어 어용노조 위원장을 탄핵하고, 한국노총을 탈퇴한 후 금속노조에 가입했으나 회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1년 동안 어용노조 하에서 민주주의를 짓눌려왔던 다스 노동자들은 밤새 야간근부를 한 조합원들까지 전원이 식당에 모여 농성을 벌였고, 자동차시트 생산은 멈췄다.

    경찰은 OK, 금속노조는 NO

    금속노조 경주지부 한 관계자는 “경찰 정보과 형사들이 공장 안에 비상 대기하며 회사가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고, 공장 주변에 1천명의 경찰이 배치되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회사 관리자들은 경찰은 들여보내면서 금속노조 간부들의 출입을 막기도 했다.

    이에 금속노조 경주지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할 것에 대비해 확대간부 250여명을 공장 안에 집결시켰고, 연대파업도 준비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간부들 15명도 이날 다스지회를 찾아 금속노조 인정을 요구했다.

       
     ▲21년 어용노조의 간판을 떼어내고 금속노조 간판을 달고 있는 모습(사진 금속노조)
     

    다스는 자동차시트를 만들어 현대자동차에 실시간 납품하는 회사로, 현대자동차 라인과 똑같이 돌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날 낮 8시간 작업거부는 곧바로 현대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다스 노동자들이 야간에도 파업을 이어갈 각오를 보이자 결국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전면 수용하게 된 것이다.

    경주지부 신경철 사무국장은 “다스 노동자들의 눈빛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희열, 민주노조에 대한 열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며 “우리 조합원들이 민주노조 깃발을 꼭 움켜쥐고 싸워나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다스 노동자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받아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투쟁도 승리로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자 단결력과 산별의 힘

    이번 다스 노동자들이 일궈낸 ‘눈부신 승리’는 수십년 어용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비상한 단결력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금속노조가 든든한 ‘배후세력’이 되어줌으로써 회사와 경찰, 그리고 기존 한국노총 조직의 각종 위협과 회유에도 불구하고 ‘신생 민주노조’가 굳건하게 투쟁할 수 있었다는 점도 산별조직의 힘과 역할을 다시한번 환기시켜줬다는 점도 이번 투쟁과 승리의 빼놓을 수 없는 성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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