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식 독재가 경제발전도 막아
        2008년 07월 14일 07: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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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손기영 기자.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은 환한 웃음과 박수를 치며 국민들이 ‘값싸고 질 좋은 고기’를 먹게 됐다며 자랑스레 보고하였다.

    그러나 그 웃음이 채 사라지기 전 5월 2일 여고생들이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의 촛불을 들었고, 그 촛불은 두달이 넘는 지금까지 자신을 불태우며 한국의 정치와 경제 근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가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먹으면 될 것"이라거나, "‘민간업자의 자율규제’와 미국을 믿자"며 촛불에 기름을 뿌리는 언행을 지속함으로써 사실상 거리 촛불의 실질적 배후임을 자처했다.

    ‘뼈저린 반성’의 와중에도 내뱉는 이명박 대통령의 ‘헛방’은 사실 경제학적으로는 매우 원론적이며, 일관성 또한 가지고 있다.

    2mb, 요즘 상황 도저히 이해 못할 수도

    다시 말해 ‘값 싸고 질 좋은 소고기’에서 최근 ‘촛불 경제위기론’까지 이어지는 이명박 정부의 대응은 단순히 시대착오적 언행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경제철학에 근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의 경제철학이 촛불시대의 경제철학과 어떻게 다른지 그 차이를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아마티아 센(Amartya Sen)의 ‘자유’란 개념을 통해 촛불정국을 경제학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경제를 살리겠다’라는 국정목표를 세운 ‘경제대통령’ 이명박 정부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의 입장에서는 미국산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수입은 ‘소비자 후생’과 ‘선택의 자유’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일정한 예산제약 하에 있는 소비자에게 ‘값싼 쇠고기 수입’은 실질소득의 증대효과를 가져오고, 그 소득효과에 의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묶음을 더욱 많아지는 ‘선택의 자유’가 확대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4월 17일 ‘쇠고기 협상 타결’ 소식을 전해진 후 이명박 대통령이 보인 ‘환한 웃음’과 ‘박수’의 의미인 것이다.

    대통령의 환한 웃음과 박수의 경제학적 의미

    자유주의적(신자유주의적) 경제철학은 기본적으로 규제완화, 시장개방 등으로 표현되는 개인의 ‘선택의 자유’ 확대가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적으로는 최적효율(파레토 옵티말)과 사회적 후생이 증대될 것이라는 일종의 ‘믿음’ 체계이다.

    이러한 경제철학의 기반에 서있는 이명박 정부는 ‘시장의 자유’를 위해 경제원론에 나타난 대로(사회·정치적 요인은 별도로 논의를 하자) ‘실용적’으로 실천한 것뿐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입장을 감안하고 본다고 하더라도 이번 소고기 협상은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큰 오류를 가지고 있다.

    첫째,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은 ‘선택의 자유’ 확대로 이어질 수 없다는 점이다. 즉 자유주의적 ‘믿음’ 체계는 – 재화(goods)라는 말이 기본적으로 ‘나쁘지(bad) 않은 ‘좋음(good)’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 그야말로 소비하여 효용이 있는 ‘좋은(good) 재화’ 간의 거래를 기초적으로 전제로 한다. 그러나 미국산 소고기는 전문가들과 국민의 80% 이상이 ‘나쁜bad’ 재화로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국민들은 자신들이 ‘선택의 자유’ 확대를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 수입위생 기준으로 ‘2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를 제시하며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협상안, 즉 ‘혀, 눈, 내장과 같은 SRM(특정위험물질)을 포함하는 30개월 이상(추가협상안도 마찬가지로)’의 수입기준은 소비자의 기준에 턱없이 못 미쳤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의 자유’ 확대는 고사하고 ‘돈’을 주고 기꺼이 소비할 의사에 반하는 것이었다.

    PD 수업에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이유

    정부가 ‘광우병 괴담론’과 ‘PD수첩’에 대해 그렇게 히스테릭한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이유는 자신들 논리의 성립을 위해서는 광우병 소고기가 ‘나쁘지 않고 좋은’ 재화임을 증명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수입에 포함된 SRM은 20개월 미만 질 좋은 소고기 재화(goods)를 생산 후, 돈을 주고 버리거나 (동물성 사료로) 처리해야 할 (음의 외부성을 가지는)쓰레기(disposal)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그 쓰레기를 처리비용 없이 비싼 값에 한국으로 수출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런 ‘횡재’가 어디 있을 것인가? 또 자칭 ‘실용 정부’가 얼마나 ‘무능’해 보였겠는가?

    둘째는 국무총리, 대한의사회와 같이 ‘나쁜(bad)’ 재화를 기꺼이 "한우보다 맛있다”며 사먹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해도, 이번 협상이 더 좋은 소비환경을 선택하기 위한 소비자의 ‘자유’를 박탈한 것은 사실이다. 즉 사실상 ‘검역주권’을 넘겨줌으로써 더 좋은 소비와 그 환경을 선택할 가능성을 스스로 제약해버린 것이다.

    경제학의 사회선택이론에서는 일찍이 다양한 개인들의 선호(preference)를 사회전체의 선호로 연결시키는 방법을 도입하여 사회후생함수를 만들어내, 이를 분석해왔다.

    이 후생함수는 기본적으로 파레토 원리(Pareto Principle)에 의해서만 가치를 가지는데, 즉 이 원리에 따르면 어떤 변화가 다른 사람들의 상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어떤 사람들이 상태를 더 나아지게 해준 상태만이 가치적으로 올바르다.

    다시 말해, 이러한 공리주의적 관점은 미국 쇠고기의 개인적 선호가 다른 사람의 효용을 침해하지 않거나 악화시키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올바르다는 것을 결과론적으로 또는 이론적으로 뒷받침해준다.

    이명박 독재론의 경제학적 배경

    그러나 아마티아 센에 의하면 이러한 공리주의적 관점이 개인의 선호와 소비자 만족 수준에만 직접적 관심을 보일 뿐 ‘여러 상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센에 따르면 개인의 선택은 현재의 상황이 다른 상황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하고 있는가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된다.

    즉 소비자는 명확하게 미국 쇠고기에 대한 검역주권의 온전한 상황에서 더 나은 소비와 효용을 가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소비자는 그러한 소비환경을 만들기 위한 ‘선택의 자유’를 가져야만 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쇠고기 유통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그것에 따른 ‘사회적 효용’을 논하는 시도가 출몰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연출한 미국 소고기구이집 사진은 이러한 눈물겨운 노력의 산물이다. 미국산 소고기 소비를 기정사실화하고, ‘기정사실화된 현실’을 통해 ‘사회적 효용’을 평가하려는 태도인 것이다. 최근 촛불에 의한 사회적 손실이 2조원이라는 말이나, ‘촛불시위에 따른 경제위기론’은 이러한 의식의 흐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와 일부 보수집단의 시도는 분명 소비자의 ‘선택’과 ‘자유’를 억압하는 짓이다. 괜히 촛불집회에서 ‘이명박 독재‘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발전

       
     
     

    한가지 덧붙이자면, 당장 우리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한미 FTA의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미 FTA에 따라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든 손실이 발생하든 한미FTA는 분명 우리의 법과 제도를 바꾸고, 나아가 소비행태를 바꾸는 커다란 변화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일단 시작되면 이전의 환경으로 되돌리기 어려운 불가역적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이런 변화에 침묵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는 짓일지 모른다.

    아마티아 센은 그의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에서 ‘자유란 발전의 근본적인 목적일 뿐만 아니라 일차적인 수단’이라며 정치적 자유가 경제적 발전의 중심임을 말하고 있다. 이는 ‘선진일류국가’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한 이명박 대통령이 깊게 들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자유는 수많은 매력을 지니고 있고, 노예들은 아무리 만족하여도 이를 알지 못한다. 발전은 참으로 자유의 가능성과 맺어진 중대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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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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