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들의 놀이터 같은 당 만들자"
        2008년 07월 10일 01: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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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의 신입 당원들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원의 60%를 차지한다는 양적인 이유와 함께 ‘뭔가’ 새로움을 몰고올 미래의 주체로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물론 신입 당원이라는 이름으로 일률적으로 이들을 규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당원들-이 역시 일률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과는 다른 새로운 에너지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입 당원에 대한 관심은 10일 진보신당 대표단 회의에서 ‘신입 당원은 누구인가’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하기로 한 결정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레디앙>은 지난 4일 ‘당원들이 달라졌어요’라는 기사에서 이 문제를 다룬 바 있다. 이번에는 진보신당에 새로 들어온 당원들을 초청해, 좌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새로운 당원’과 ‘새로운 당원’이 만났다. 다소 ‘뻘쭘’해 하던 이 새로운 당원들은 1~3달간 진보신당 당원활동을 하면서 느낀 얘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처음 진보신당에 발을 디딘 이유가 다양한 만큼 진보신당이 나아가야 할 길 또한 다양하게 제시했다.

    만남 그리고 수다

    김유평씨는 진보신당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생각이 다르더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연대’정신을 강조했고, 고훈씨는 그동안 운동권의 습성을 허물고 시민들에게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일구씨는 당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스타’를 강조하면서도 당원들이 중심이 된 풀뿌리 민주주의 정당을 제시했다.

    김미숙씨는 새로운 당원들의 참여가 이런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망했고 이명훈씨는 당내 소모임과 이벤트로 당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모두 당원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참여 자체가 즐거운 정당이 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집담회는 9일 저녁 8시부터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 * *

    -자기 소개와 함께 진보신당에 들어온 계기나 이유를 말해달라.

       
    ▲김유평(40)씨
     

    김유평(이하 ‘유’)=강남․서초 지역에서 왔다. 현재 영화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 3월 총선 직전, ‘새로운 진보정당을 준비하는 모임’이 결성되는 것을 보면서 몇몇 토론회에 참여해 지켜본 후 곧 가입했다.

    이명훈(이하 ‘명’)=집은 고양시인데 학교는 성균관대라 종로, 중구 쪽까지 여러 다리를 걸치고 있다. 현재는 성대에서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학생모임 활동을 하고 있고 탁구동호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군대에서 전역하고 진보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면서 내 참여가 진보신당이 커나가는데 있어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진보신당의 슬로건이 노동운동만이 아닌 여러 분야에서 진보의 가치에서 포괄하려는 것이 괜찮았다. 스타 칼럼니스트들의 글을 보고 많이 기울어진 것도 있다. 진중권, 홍세화 강연회도 자주 따라다니며 들어왔다.

    총선 계기로 용기 내서 가입

    김미숙(이하 ‘미’)=자동차 관련된 서비스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진보신당에는 지난달 초에 처음 참석을 했고 현재는 고양시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개인적으로 노회찬 대표가 내가 예전에 살던 지역(노원병)에 출마해서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가 떨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마음이 안 좋았다. 지지는 하지만 나처럼 직접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없었는데 이 처럼 총선을 계기로 ‘서민을 위한 정치’에 동의해서 정말 용기를 내서 가입했다.

    고훈(이하 ‘고’)=게임 개발사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하고 있다. 사는 곳이 홍대 부근이어서 마포구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진보신당에 가입하게 된 것은 이명박을 당선시킨 대선 이후부터 진보의 위기를 느껴서 입당하게 됐다. 내가 생각하는 노무현 정권은 신자유주의 중도보수 세력에 불과했는데 거기에 진보라는 이름을 씌워 ‘진보=무능’을 도식화 했다.

    지난 94년, 진보세력을 주사파라고 싸잡아 욕했듯 이번에도 무능으로 매도하는 데 위기감을 느꼈다. 또한 해묵은 ‘차악논쟁’으로 결국 열린우리당을 찍어주는 관례에서 소신 있게 성향대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대학 때 NL보다 PD성향이어서 자연스레 민노당에서 떨어져 나온 진보신당에 마음이 갔다.

    "클릭만 하면 돈도 잘 빠져나가더라"

    이일구(이하 ‘일’)=수원에 살고 있고 대학원에서 물리학 석사과정을 전공하고 있다. 총선 전에 한참 민노당에서 진보신당이 분당하는 과정을 뉴스에서 보고 가입을 했다. 정당 활동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는데 아는 분 중 하나가 열린우리당 당원이라 나도 나와 맞는 당이 있으면 당원이 되야겠다 생각했고 그게 진보신당이라 주저 없이 가입했다. 다행히 가입이 쉬웠다. 클릭만 하면 돈도 잘 빠져 나가더라(웃음)

    -민주노동당은 지난 2000년 창당됐다. 왜 이제서야 진보정당 당원이 됐나.

    =민노당 가입을 줄곧 생각해왔다. 가입하지 않았던 건 특정 정파에 대한 반감보다는 당시에 위기감이 좀 덜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차악이었지만 그나마 있었기에 내 힘까지 도와줘야 한다는 긴박감이 적었다. 정당투표는 민노당을 지지했지만 당원으로 가입할 만큼 위기의식은 없었다.

    NL 성향이었던 대학 총학생회 자체도 왠지 모를 약간의 어색함이 있었다. 그 상황에서 진보신당이 나올 때 진보가 내세워야 할 스펙트럼에 더 넓고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누군가의 권익을 위해 나온다는 것이 신선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민주노동당 이름 자체가 노동자만을 위한, 좀 편파적이란 생각을 했다. 나도 노동자지만 여러 가지를 수용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생각했고, (민주노동당은) 너무 과격하다고 생각했다.

    =민주노동당 시절에 2번 정도 가입을 할까 말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 있었다. 그런데 한 번은 최기영 사건이 터지면서, 한 번은 대선 때 권영길 의원이 대선후보로 뽑히는 걸 보면서 마음을 접었다. 힘을 보태고 싶었는데 두 번 다 불행한 사태가 있었다.

    진보진영의 원두막

    진보신당의 경우에는 노회찬, 심상정이 나오기 전 조승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뛰쳐나왔을 때 ‘이 세력이 (진보진영의)작은 원두막이 될지도 모르겠다’란 생각으로 힘을 보태고자 했다. 당원을 하는 이유는 비슷한 범위의 생각을 하는 사람끼리 논의하고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이일구(29)씨
     

    =당 활동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다. ‘왜 민노당 안했을까?’ 고민도 해봤다. 내가 느끼기로는 이름부터 소위 말하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당 아니냐?’는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고 생각했다.

    -민주노동당의 이미지를 칙칙한 40대 운동권 아저씨로 설명한 사람이 있다. 오래되지는 않았겠지만 당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가? ‘당이 이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라거나 조직 운영방식에 대해 느낀 점은?

    =정당 활동은 처음이라서 지역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의 경우 과거 민노당 당원이셨던 분들이 새로운 틀을 마련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민노당 얘기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면서도 계속 그 얘길 한다.

     조직을 짤 때도 (민노당 조직 틀을)거의 그대로 가져와 변형만 해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또 처음 총회 참석하고 뒷풀이 자리에서 기존 민노당 활동을 하셨던 분이 옆에 앉아 있었던 임신하신 분에게, 장난이 아니라 정말 정색을 하면서 ‘이런 어려운 세상에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것이 불쌍하다’는 말을 하면서 ‘낳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분위기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민노당원 생활을 안했기 때문에 그 조직이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첫 걸음이 힘들었다. 정기모임 한다고 저녁이나 먹으면서 얘기하자고 했는데 식당 앞까지 가서도 들어갈까 말까 많이 망설였다. 

    대학교 다닐 때 느꼈던 은근히 가해지던 제약들, 운동권이면 감수해야 했던 억압, 내가 거기 다시 들어가는 것 아닐까 고민했는데, 막상 참여하고 나니 그런 것들이 없어서 놀랐다. 열린 사람들이 많았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교조적 분위기는 없었다. 이런 점이 좋았다.

    지역위원회 위원들은 기존 민노당 출신이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이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사람들이 일을 하게 만들고 목소릴 내게 하면 위에 ‘임신부 발언’ 사례처럼 운동권 특유의 경직된 사고도 풀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강남․서초 당원들이 180여명이었는데 지금은 벌써 400명이 넘었다. 지금은 새로운 당원들을 맞아 정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사람들이 많아도 모이면 딱딱한 분위기는 없다. 캐릭터가 재미있는 사람이 많아서.(웃음)

    중앙당에서 활동하던 김현우씨나 기존 민노당 부위원장 하던 분도 있는데 그 분들이 딱딱하거나 경직된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분위기는 좋다. 개인적으로 칼라TV도 참여하고 있는데 과정들이 재미있었다. 우발적이면서도 열의 있는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당, 이런 건 아쉬웠다

    아쉬운 점은 중앙당이 좋은 분위기의 맥을 중간중간 잡고 정리해주었으면 좋겠다. 중앙당 활동가들이 게으르다는 차원의 문제 제기는 아니다. 전반적인 정세 흐름 자체를 빠르게 파악하고, 당원들을 고무시켜 줄 수 있는 ‘떡밥’을 던져주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가 활동하는 공간이 학생모임이라 그 안에서 일어났던 일을 얘기 하겠다. 기존 민노당원, 운동권에 속해 있었던 사람들의 경직성과 모든 것을 투쟁으로 풀어야 한다는 생각들에 대해 새롭게 들어온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5월 중에 진중권 교수를 불러 강연회를 했는데 뒤풀이 때 진 교수가 ‘인터내셔널가’를 불렀다. 그런데 소위 운동권의 문화 접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이 노래를 몰라 따라 부를 수도 없고, 소외감을 느끼며 ‘진보신당 역시도 이런 곳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반대로 민노당 출신이었던 사람들은 역으로 강박관념이 있다. ‘난 진보신당이니까 무조건 민노당 식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대표를 세우는 문제에 대해서 패권주의를 반대하지만 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닌데, 강박관념 때문에 대표를 거부해 사업의 일관성이 없어지는 부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소수이다.

    =진보신당의 장점은 스펙트럼이 넓은 여러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인데 이들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그런데 촛불정국에서도 많이 느끼겠지만 인터넷 토론문화 사이트에서 일관된 의견들을 모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진보신당도 스펙트럼의 다양하다는 점이 우려스럽기도 하지만, 만나고 토론하면서 집단지성으로 일관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라는 긍정적 생각하고 있다.

    -촛불집회 얘기가 나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 좀 해보자. 그리고 이른바 ‘깃발 논쟁’, 깃발을 드는 것이 맞냐 틀리냐에 대해서도 의견을 얘기해보자.

    =촛불집회에 아주 자주 나간 편은 아니지만 학생모임에서 깃발을 제작했었다. 깃발에 진보신당이란 이름을 밝히고 들고 나가는 것은 이 당이 우리의 가치를 대변하니까 자연스러운 것 같다. 굳이 깃발을 들고 나갈 필요는 없겠지만, 안 된다고 할 것도 없다.

    =기존의 시위 단체들의 깃발이 획일적인 디자인 등으로 인해 문화적 거부감으로 다가왔었는데 깃발이 예쁘거나 창의적이면 촛불소녀 캐릭터처럼 큰 공감과 호응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사람들에게 정서적으로 어떻게 다가가느냐는 것이지 깃발이 필요하냐 안하냐의 문제는 아니다. 아고라도 자신들의 깃발을 만드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처럼

    =촛불이 장기화 되고 여러 단체에서 깃발을 들고 나오다보니 잘 차려진 촛불밥상에 깃발하나 얹는다는 식의 논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는 현실적인 필요성으로 깃발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우리 지구당 깃발도 1차적 목표는 ‘미아찾기’였다.(웃음) 깃발은 다양성으로 받아들어야지 깃발이 다르다고 해서 ‘너 나오지 마’라고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고훈(34)씨
     

    =70~80년대 깃발과 2008년 현재 깃발에 대한 인식 차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촛불집회가 아닌 깃발집회라고 해달라’고 하는데 그 사람이 전형적인 70~80년대 인식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디지털시대의 재기 넘치는 모습을 깃발에서 볼 수 있었다. ‘전국쾌남협회’ 깃발도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였다. 단체가 아니라 1인 깃발이 등장했다고 봐야 한다. 한 사람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깃발로 표현하는 것이지 이를 폄하해선 안된다.

    = 용인인지, 수지인지, 아파트 부녀회 깃발도 있더라

    =‘인천 계양구 주민들’ 깃발도 있었다.

    =촛불에 자주는 아니고 5월 30일 이후로 궁금한 마음에 생전 처음 아고라를 들여다봤는데, 그때 밤을 새웠다. 촛불집회에 처음 나갔을 때는 정말 유쾌한 집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어떻게 보면 놀이 같기도 했다.

    =촛불에 대해 몇 번 놀란 적이 있다. 중고생이 시작한 것도 놀라웠지만 매번 탄압을 받을 때마다 다른 쪽으로 진화하는 것이 놀랍다. 마포대교로 1만 명 이상이 건너온 것, 지난주 종교계의 참여로 일주일을 좋은 시절 보낸 것도 있었다.

    이번 주는 강남으로 촛불집회를 갔는데 처음 이곳에선 강남 아고라 회원 5명이 매일하고 있다가 소문이 퍼지고, 시청이 봉쇄되고, 공안정국 같은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강남역에서 백여명의 촛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는 것이 사실이 대단했다.

    예전에는 전두환은 19일 만에 손들었는데 이명박은 두 달 동안 버티는 걸 보고, 신부님이 "질긴 놈이 이긴다"는 말이 생각났다. 이명박의 ‘더 질긴 놈’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이런 모습들을 보니 왠만해선 그냥 끝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커진다.

    =사실 사람들은 참 다양하다. 촛불 속에는 규범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나 역시 촛불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지만 너무 미화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친척 중에 경찰이 있는데 가만히 서있으면 침 뱉고 오물을 던지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언론이나 아고라에서는 너무 미화되고 편견된 시선으로 올라오는 부분이 있다.

    =시청에 칼라TV 천막이 있었는데 체구가 건장한 당원 3명이 지키고 있었다. 그 친구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민주주의의 적은 취객인 것 같다’고.(웃음) 여기서 싸움 일으키고 저기서 돌발 행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아고라를 보면서 느끼는 건 모두 이쪽 편은 아니고 중립이거나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사람들을 모두 알바나 프락치로 몰아 폄하시켜 버리는 측면이 있다.

    =예전 백분토론에 ‘촛불 변질되었나?’라는 주제가 있었다. 거기서 용어 자체를 변질로 써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다 생각했다. 촛불은 변질이 아니라 진화를 하고 있다. 처음에 학생들이 얘기했는데 안 들어주고 고시 강행하고, 그러자 여기서도 폭력 사태까지 발생한는 식이다.

    촛불이 여의도로 간다거나, 명박산성을 보고 우리도 산성을 쌓는 것처럼 끊임없이 진화된다. 촛불집회 방향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가 굳이 청와대, 시청으로 갈 필요는 없다. 시청 앞에 100만이 모여도, 500만 모여도 이명박은 안 들어 줄 것이다. 우리가 촛불집회를 계속해 나가려면 이명박보다 주변사람들을 설득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명훈(25)씨
     

    =개인적으로 촛불이 이제 사그라졌으면 좋겠다. 소비자 불매운동이나 쇠고기 불매운동, 감시활동 같은 발전적인 형태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정부가 상황을 만들고 있다. 사제단이 ‘30일 안에 자기들이 다시 나와야 할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공감이 가는 말이다.

    촛불 이제 사그라졌으면… 

    나는 이런 이명박 정부에 대해 애증을 갖고 있다. 진보진영을 이정도로 살려놓은 것 자체로(웃음) 이명박이 계획을 가지고 대중과 소통하면서 권모술수로 그들을 적당히 속이며 여의도 정치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진보는 죽었을 것이다. 정말 생각 없이 국민을 도발하려는 발언을 하는 식으로 나오니 촛불도 계속 되지 않을까?

    =그게 손발이 안 맞는 건지 환상적으로 맞는 건지 모르겠다. 참 이해가 안된다.(웃음)

    =촛불을 죽이려면 죽일 수도 있다. 도발만 안 하면 사그러질 수밖에 없는데 툭툭 던지며 사람들의 부아가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다.

    – 오늘 모인 당원들 같은 새로운 당원들은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진보신당의 큰 힘이다.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 발랄한 당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는가.

    =촛불이 꺼져도 다양한 운동의 가능성이 있다. 진보신당이 표방하는 일상 속에서의 진보는 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할 일이 많고 지역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안을 실천할 것이 많고 이것은 잠재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다. 

    각 지역당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발랄하게 내고 ‘이런 것 한 번 해보자’라는 실천을 해야 한다. 내용적으로는 주민 생활에 도움이 되고 진보적일 수 있는 활동들을 해나가야 한다.

    최민식이 스크린쿼터 투쟁 때 했던 얘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대추리를 방문하면서 ‘그 동안 몰랐는데 내 문제가 생기니까 알겠다’고 한 것이다. 이랜드 노동자들도 한나라당 찍었다는 사람이 있지 않나? 진보신당과 정치적 의견이 조금 다를 수 있고 논쟁거리가 많을 수도 있지만 ‘연대’라는 의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당이 건강하게 가지 않을까?

    =좋은 단어임에도 ‘민중’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일반 사람들은 어색해 하는 사람이 많다. 마포에서 ‘민중의집’을 세울 때 제일 걱정했던 것이 그것 이었다. 안에선 카페를 하더라도 민중의 집 타이틀에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편견이 있다.

    운동권과 일반 사람 사이의 벽을 규정한 일부 단어들이 있다. 민족, 민중, 투쟁, 계급, 이런 것들, 그런 벽을 깨버렸던 것이 촛불집회에서의 즐거움과 놀이였다. 자기 삶에 위협을 느끼는 인식으로 모였음에도 사람들이 모여 노는 축제가 있었고 울컥함도 같이 느꼈다.

    이런 즐거움이 당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당의 색을 묽게 하더라도 시민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 민중의집도 그런 의미이다. 사소한 한계의 벽들을 무너뜨리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재미를 찾아야 한다. 그게 음악이 될 수도 있고 문화매체일수도 있다.

    홍대 인디클럽에서 노는 것도 타락이라고 봐서는 안된다. 즐겁게 놀 때 놀고 진지하게 얘기할 땐 얘기할 수 있는 것이다. 촛불에서 한쪽에서 공연하고 실컷 놀더라도 정치사회 토론에 부딪히면 치열하게 얘기하듯 시민에 가까이 가는 놀이터 같은 성격을 진보신당이 갖는다면 젊은 세대에게 가까워질 수 있지 있을까? 본질적인 성격이 사라지면 안되겠지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 가입한 사람은 의욕이 있을 것이고 관심도 많을 것이다. 그 분들을 가급적 많이 참여하도록 짜야겠지만 소모임이나 활동을 통해 새로운 정책과 활동에서의 의견이 섞어질 수 있다. 새로 가입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하다 보면 당 활동에 깊게 관여되어 중화될 것이다.

    =밖에서 이미지가 좋아지려면 스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노회찬, 심상정과 칼라TV로 주가다 오른 진중권, 정태인, 횡단보도 대첩의 이덕우, 이런 식으로 여러 스타들이 떠서 인지도를 올려야 할 것 같다.

    풀뿌리 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당원들이 모여 새로운 이벤트를 만들어 내야 한다. 그것이 새로운 놀이문화가 될 수도 있다. 대운하 ‘까발리야호’ 같은 이벤트가 많이 나와 진보신당도 알리고 당원들 간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지역에서도 주부님들이 ‘밤에 술만 먹지 말고 낮부터 모여서 뭔가를 하자’는 식으로 모인 그룹도 있고 오케스트라 지휘, 연주하는 분이 있어서 취미가 공유되는 사람이 모여 하는 경우도 있다. 정당이란 것이 정치적 목적만 아니라 같은 공감대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놀다가도 당의 입장을 공유할 수 있도록 꾸려졌으면 좋겠다.

       
    ▲김미숙(35)씨
     

    =새로운 당원들의 참여로 인해 분위기가 바뀌겠지만 ‘진보신당=빨갱이’란 외부 시선이 있다. 홍보를 위한 행사가 아니라 지역중심으로 시민과 함께 한다면 그러한 외부 시선들도 많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문턱을 낮추는게 중요하다. 사람들이 정당가입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문턱을 낮추려면 눈에 보이는 퍼포먼스나 당내 소모임 활동 등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진중권이 ‘미디어아트 조직을 결성해 청와대에 레이저를 쏘면 전 세계에 히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진보정당의 빨갱이 프레임을 깨려면 이 같은 재미있는 노력들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개개인이나 작은 모임이라도 자기가 생각하는 진보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활동해나가다 보면 그것이 나중에 당의 중요한 사업이 되고 정책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현재 당의 주요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새로 들어온, 혹은 모든 당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유=당 게시판을 열심히 봐달라, 이덕우 대표가 제일 많이 보는 것 같은데(웃음) 이덕우 대표는 종종 대표 이름으로 글도 올리고 있다. 분위기 파악을 빨리빨리 해야 하고,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들이 진보정당운동을 10년 넘게 고민해온 사람들이니까 현재 과제에 대해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또한 촛불집회에서 변호인단을 운영한다거나 칼라TV가 전선 앞에 있는 것처럼 중요한 건 항상 챙기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촛불집회에 나가면 깃발 중에서도 진보신당 깃발이 환영을 많이 받는데 이는 늘 앞에 있고 중요한 현장에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그런 당과 당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강박관념이 없었으면 좋겠다. 진보, 좌파, 서민들을 대표하는 정당 같은 이념적인 강박관념을 벗고 즐겁게 당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접했던 선배들은 생업을 포기하면서 학생회나 다른 운동에 참여했는데 굉장히 안좋아 보였다. 즐겁게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즐거운 정치란 의견을 공유한다. 덧붙여 당이 가난해 금전적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와 관련해 지역 내 고민이 참 많다. 올바른 방법으로 후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당원들은 처음엔 다 어렵지만 한 번 나와 보면 자연스럽게 두세번 나올 것이다. 한 번만 발걸음을 옮기는 용기를 내 주었으면 좋겠다.

    =여담인데 강남에는 진보적 가치를 가진 부자들이 많으나 참여에는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 이 분들을 위해 바자회 같은 형식으로 참여도 시키고 지역의 금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면 어떨까?

    =촛불집회에서 가장 많은 깃발이 진보신당이고 아프리카에서 ‘풀빵’ 치는 곳은 진보신당 칼라TV 임에도 여전히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건 이율배반적인 상황이라 생각했다. 가장 큰 원인은 국회의원이 없어 대부분 사람들이 진보신당을 정치적인 힘을 갖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총선까지 긴 싸움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평당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 기치 하에서 일하는 것이지만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대표들이 노력을 해 주어야 할 부분이다. 예전 ‘한국의 진보세력이여 집권을 꿈꿔라’라는 내용의 글을 언론에서 것 같은데 진보신당 당원들은 다들 순수하다.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더 약아질 필요도 있다.

       
    ▲집담회장면(사진=손기영 기자)
     

    =농담이지만 진보신당에서 5년 후에 대통령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웃음) 그래야 진보적인 생각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노회찬, 심상정 대표 등 5명의 대표들이 평당원들의 의견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진보신당 의견과 기치는 평당원에서 나온다고 대표단과 확대운영위원들이 생각해 주면 좋겠다.

    당원 분들은 어느 모임이나 문턱이 있는데 첫발이 힘들지 다른 모임과 다를 바 없다. 너무 정당이라는, 진보라는 이름이 어렵다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세상과 사회를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함께 했으면 좋겠다.

    =물론 인기 있는 대표 몇 분들이 당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겠지만 너무 대표성만을 강조하지 않나 생각 생각한다. 활동할 때 나보다 당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정리=정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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