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강기갑, 갯벌에 빠지나?
        2008년 07월 08일 04: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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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갑 의원실이 고민에 빠졌다. 새만금 사업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해 온 강기갑 의원이 사천의 지역현안인 광포만 매립에는 주민 여론에 밀려 동의각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이는 갯벌 매립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민주노동당의 입장과도 차이가 있다.

    새만금은 반대하고, 광포만은 찬성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사천에서 공무원과 주민 70여명이 버스 두 대에 나눠 타고 상경해 강 의원실을 찾아 오면서 부터였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매립에 동의한다는 각서에 서명해 달라”며 “서명하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겠다”며 버텼다. 이들은 “강 의원의 소신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바에야 정치력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03년 광포만 매립계획이 알려지면서부터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보여 왔던 강 의원으로서는 난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 총선 토론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이방호 전 한나라당 후보와 각을 세운 전례가 있다.

       
      ▲ 광포만 모습.
     

    결국 강 의원은 “개인적으로 반대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매립하자면 해야지”라며 이들이 들고 온 각서에 서명을 했다. 지역의 들끓는 여론 때문에 비록 당론과 개인 소신은 차이가 있지만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사천환경운동연합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8일 ‘강기갑 의원은 어떤 근거에서 광포만 갯벌 매립을 찬성했나?’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강 의원은 비판하고 나섰다.

    "그 강기갑 맞나?"

    성명서는 “광우병 반대 촛불집회에서 보인 그 강기갑 의원이 정말 맞나 싶었다”며 “민주노동당은 당 강령에도 ‘갯벌과 습지를 보존하고 환경파수꾼으로서 환경을 지키는 모든 시민과 단체와 연대해 보존한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구 의원으로서 3개 면민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 해도 찬성과 반대 쪽 입장에 대한 의견을 공평하게 들었어야 한다”며 “사천의 광포만 개발계획이 생태계를 중요시하는 입장을 철저히 무시해왔던 것을 강 의원이 누구보다 잘 알지 않나?”고 비판했다.

    강기갑 의원 측은 이에 대해 괴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웅두 정무보좌관은 “지금 막 불거진 사안이 아니라 2003년 매립계획이 있었을 때부터 5년 동안 끌어왔던 사안”이라며 “그 동안 강 의원은 국토해양부와 환경부 관계자들을 불러 의견을 들어온 결과 개인의 정치철학에 부합하지 않아 반대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보좌관은 “해당 지역 3개면을 중심으로 농촌지역의 공동화(空洞化)가 심해지고 있고 (매립예정 지역에 대한)마땅한 대안이 없다”며 “연안 심의를 앞두고 강 의원의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이 있었고 우리나 그쪽(환경운동연합)이 대안이 없는 만큼 서명할 수밖에 없었던,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강 의원은 서명 이후 파문이 일고 있으나, 서명 철회를 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민주노동당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고민에 빠졌다. 결국 8일 오전 의원단-비대위 연석회의에서 강 의원의 서명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기에 이르렀다. 강형구 수석부대변인은 “회의에선 강 의원이 차별받고 소외받아온 사천시 서삼면 주민들의 바람과 서부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개인적으로 동의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에는 공감했다”고 말했다.

    민노당, 강의원 서명에 유감 표시

    강 부대변인은 그러나 “강 의원의 입장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민주노동당이 대선과 총선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해온 만큼 회의 참석자들이 강 의원의 신중치 못한 서명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한재각 전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일반론적으로 말하자면 갯벌 자체가 자연성이 있기 때문에 매립을 한다면 생태계 파괴가 우려대는 대목”이라며 “갯벌에서 어민들이 생존해 온 것을 생각해 본다면 갯벌 매립을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일반론적으론 그렇지만 각 지역의 특수성 등 생태계를 파악해야 얘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포만 갯벌은 전국 최대규모의 갯잔디 군락이 펼쳐져 있으며 수달, 삵, 대추귀고 등 천연기념물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사천시는 이를 매립해 공업단지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고 7월 초 국토해양부 중앙연안심의회 회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사실상 국회의원의 동의각서는 큰 의미는 없으나 박 보좌관은 "강 의원의 정치적 결정에 따라 (매립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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