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론이 문제다”
    2008년 07월 15일 12: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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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14일 열린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의 긴급토론회에서 토론문으로 발표된 「최근 ‘경제위기’의 성격과 ‘경제위기론’의 성격」이다.

필자인 김상조 교수(한성대, 경제개혁연대 소장)는 이 글에서 “경제위기론은 현 상황에 대한 실증적, 객관적 분석 차원을 넘어 이데올로기적 담론의 성격을 내포”한다며 “구조개편의 비용을 각 계층에 배분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한다.

이 글에 따르면 현재의 ‘경제위기론-구조개편 대안’은 “성장정책의 수혜자와 그 비용 부담자 사이의 불균형을 확대”하게 되는데, “수출대기업에 보조금을 주기 위해 자영업자 위주의 서민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부과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재의 경제위기와 MB노믹스에 기반한 경제위기론이, 재벌을 그 수혜자로 하고 자영업 서민을 피해자로 하는 ‘이데올로기’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김상조 교수의 결론이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토론문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주>

1. ‘제3차 오일쇼크’ 규정의 의미

□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서 정부당국에서 주도적으로 현 경제상황을 제3차 오일쇼크로 규정. 외견적으로 보면, 틀린 말이 아님.

○ 1차 오일쇼크(1973~74): 배럴당 2.81달러 → 10.98 달러 (3.9배)
○ 2차 오일쇼크(1979~80): 배럴당 13.34 달러 → 42.50 달러 (3.2배)
○ 3차 오일쇼크?: 2007.1월 배럴당 55달러 → 2008.6월 130 달러 (2.4배)

   
  ▲김상조 교수.
 

□ 그러나 제3차 오일쇼크라는 표현에는 주의해야 할 복선이 깔려 있음.

○ 1979년 제2차 오일쇼크의 경우, 원유가격 급등이라는 대외적 충격과 함께, 대통령 암살이라는 정치적 변란이 겹쳐 발생한 불가항력적 상황이라는 의미 내포

○ 제3차 오일쇼크라는 표현 역시 현 경제상황이 국내외 환경의 악화에 따른 것이며, 이명박 정부의 정책기조의 문제나 정책판단의 오류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뜻.

□ 따라서 이명박 정부는 국내외 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일정기간 ‘안정 위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것이지만, 이것이 ‘대기업, 수출산업 중심의 성정정책’으로 요약되는 MB노믹스를 수정 내지 포기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분명히 하고 있음.

○ 강만수 장관의 유임은 그것의 상징적 조치

○ 그렇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거듭 언명한 ‘성장에서 안정으로의 정책기조 전환’에 대해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경제불안이 가속화되는 문제 야기.

□ 경제위기의 성격 전환 우려

○ 이처럼 이명박 정부가 현재의 국민경제적 어려움을 환경 탓으로 돌리고 기존의 정책기조와 경제팀을 고수하는 우를 범할 경우, 자칫 ‘유가 급등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 때문만이 아니라 ‘내부의 구조적 문제와 정책적 판단의 오류’로 인해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경제위기의 성격 전환’을 자초할 우려.

○ 이를 거칠게 비유하면, 현재의 경제위기가 1979년의 오일쇼크형 위기에서 1997년의 환란형 위기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

○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위해 ‘외환보유고 폭탄’을 동원하는 현 정부의 인식 수준을 감안하면, 이러한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님.

2. 경제위기론의 이데올로기적 성격

□ 경제위기론은 국민경제적 어려움을 지적하고, 그러한 어려움을 초래한 구조적 원인을 밝힘과 동시에 이에 따른 구조개편의 비용을 각 계층에 배분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의미를 가짐.

○ 따라서 경제위기론은 현 상황에 대한 실증적, 객관적 분석 차원을 넘어 이데올로기적 담론의 성격을 내포.

□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MB노믹스는 이른바 ‘좌파정권 10년이 초래한 경제위기’에 대한 보수진영의 이데올로기적 대응

○ ‘소수 재벌의 선도적 성장을 통해 그 효과가 중소기업과 서민에게 확산되는 떡고물 전략(trickle-down effect)’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음.

○ 대기업,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 구축’, 한미 FTA 등의 개방정책 가속화, 공기업 민영화 등의 공공부문 개혁, 한반도 대운하 건설 등의 대규모 개발사업, 불법 파업 및 집회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 고환율 및 금리인하 등의 거시적 가격변수 조정 등이 이러한 떡고물 전략의 구체적 정책수단.

□ 문제는 수출-내수 산업간 연관관계, 대-중소기업간 연관관계가 크게 약화된 현 상황에서 이러한 떡고물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데 있음.

○ 결국 MB노믹스는 (선의든 악의든) 그 의도와는 정반대로 성장정책의 수혜자와 그 비용 부담자 사이의 불균형을 확대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성장 목표 자체도 달성하지 못할 것임.

3.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한 조건

□ 최근 불법적 촛불집회가 대외신인도를 추락시키고 경제위기를 심화시키는 중요요인이므로 이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보수진영의 압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고, 이명박 정부는 이에 부응하여 공안정국을 방불케 하는 공세를 취하고 있음.

□ 그러나 법치주의 실현을 위한 필수조건은 ‘공정한’ 법 집행임.

○ 모 경제신문의 논설위원은 삼성특검이 진행되는 와중에 ‘규제천국에서 비자금은 정당방위다’라는 주장을 한 바 있음.

○ 재벌의 비자금 조성과 뇌물 제공이 정당방위라면, 자녀들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주부들, 살인적 교육환경에 항의하는 촛불소녀들도 정당방위이며, 유가급등으로 생존권을 위협받아 파업에 나선 화물연대 운전사들도, 그리고 처참한 현실에 온 몸으로 절규하는 이랜드⋅기륭전자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정당방위임.

○ 한국에서 법치주의가 실현되지 않는 근본 이유는, 상류층의 기득권적 불법행위가 서민들의 생존권적 불법행위를 정당화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 이재용씨의 천문학적 액수의 재산 증식이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하는 이건희 전 회장의 당당함 앞에서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 운운은 공허한 주장일 뿐.

○ 새 정부 출범하자마자 공기업 CEO들의 사표 제출을 강요하고, 경영계약제 도입으로 공기업 CEO의 임기를 사실상 1년으로 단축하고, 선거 후 논공행상 격으로 측근들을 낙하산 임명하는 등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사실상 사문화하는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법치주의 주장은 비웃음의 대상일 뿐.

○ 법치주의의 이중잣대를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 실현의 출발점.

4. 자영업자의 현실: 강만수 경제팀의 교체가 필요한 이유

□ 최근 서민들이 거시지표의 악화에 비해 훨씬 심각한 체감경기 추락을 경험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나라 자영업자 부문의 구조적 문제점 때문.

○ 2006년 기준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자영업주 및 무급가족종사자의 합계) 비중을 보면 우리나라는 32.8%를 기록하고 있어, 미국 7.4%, 영국 10.3%, 독일 7.2%는 말할 것도 없고, 전통적으로 자영업자 비중이 높다고 하는 일본의 13.8%에 비해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음(삼성경제연구소(2007.6.18), ‘최근 자영업자 취업구조의 특징과 시사점’, SERI 경제포커스 제148호).

○ 특히 ① 도소매, 음식숙박업, 농림어업 등의 생계유지형 자영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② 40~50대 중고령 노동력이 자영업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속적으로 50% 이상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③ 자영업주 형태로 취업한 사람의 가구소득이 임금근로자 형태로 취업한 사람의 가구소득보다 더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임.

□ 이런 상황에서 고유가 및 고환율에 따른 물가상승은 내수침체를 통해 자영업자 부문에 치명적인 타격을 미치고 있음.

○ 강만수 경제팀의 고환율 정책이 수출대기업에 보조금을 주기 위해 자영업자 위주의 서민들에게 막대한 세금을 부과한 결과 초래.

○ 환율정책의 방향 전환 차원을 넘어 ‘대기업 위주의 성장전략’이라는 정책기조 자체의 전환 없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없음.

○ 이것이 경기회복과 민심회복을 위해 강만수 경제팀의 경질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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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진단 및 해법 긴급토론회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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