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내각개편 '시늉'…야당 "오만한 개각"
        2008년 07월 07일 03: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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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의 개각이 결국 ‘시늉’에 그쳤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5일 교육과학기술부, 농수산식품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부처 장관 교체를 포함한 내각개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내각 쇄신의 핵심으로 거론된 한승수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유임되었다.

    촛불이 한참 타오르던 지난 6월, 한승수 국무총리 등 ‘내각 전원 사퇴’란 말이 흘러나오는 등 대폭개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결국 소폭개각으로 시늉에만 그쳤다. 정운천 장관은 광우병 쇠고기 협상으로, 김성이 장관은 논문표절 의혹으로 김도연 장관은 모교 교육부 국고지원 물의 등으로 이미 교체되었어야 할 장관들이다.

    정운천 장관의 후임으로는 장태평 전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으로는 전재희 한나라당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는 안병만 한국외대 총장이 각각 기용되었다.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과 함께 경제정책을 이끌었던 최중경 차관은 김동수 차관보로 교체되었으며 감사원장으로 김황식 대법관이 발탁되었다.

    또한 김덕룡 전 의원이 국민통합특별보좌관으로 발탁되었고 이성준 전 한국일보 대표이사가 언론문화특별보좌관, 경제사회발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에 김대모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외교통상부 차관에 신각수 이스라엘 대사, 황해도 지사에 민봉기 인천광역시 지방행정동우회장, 함경남도 지사에 한원택 성균관대 명예교수, 청와대 교육비서관에는 김정기 선문대 부총장이 발탁됐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개각을 설명하면서 “물가관리 측면에서도 그랬지만 실제로 환율 등의 기조 설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고 환율을 최종적으로 책임졌던 차관을 경질함으로써 이 같은 여론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의 개각 ‘시늉’이 알려지자 각 야당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벌써 위기의식을 잊어버린 것 같다. 오늘의 개각은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생색내기용 개각”이라며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의 오만함이 엿보이는 오만한 개각”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대변인은 “쇠고기파동의 한 복판에 한승수 총리 외 15명의 전격 사표제출로 마치 대박을 칠 것처럼 예고편을 늘어놓더니 쪽박드라마로 그치고 만 격”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가 주먹구구식, 임시변통식, 땜질식 파행적 국가운영방식의 표본임을 또 다시 목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원내부대표는 “‘전면 개각’은 촛불정국 수습과 대통령 사과의 진실성을 보여주는 첫 번째 시금석이나 청와대는 세 장관 교체에 그친 소폭 개편으로 국민의 요구를 한참이나 빗나갔다”며 “정부가 또 국민을 속이고, 우롱하는 쇼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질된 세 명은 물론, 실패를 인정한 강만수 장관, 촛불 강경 진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원세훈 장관, 대운하 추진의 첨병을 자임했던 정종환 장관 등은 반드시 포함되어야 했다”며 “이는 두 차례에 걸친 사과가 진심이 아니며 국정수습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며 변함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이라더니, 나팔만 요란하게 불고 결국 쥐 한 마리 지나가는 꼴”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의 현실 인식의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 준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 총리가 유임된 것은 정치적 무책임, 강만수 장관의 유임은 고집불통,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의 유임은 폭력과 강압의 상징이고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의 유임은 대운하의 헛된 꿈을 아직도 버리지 않았다는 자기고백”이라며 “대통령은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모르는가? 학습부진 대통령과 한 하늘을 이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은 피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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