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갑 vs 이수호 결선까지 갈 것"
        2008년 07월 04일 09:2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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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명 가운데 누가 대표가 될 것인가, 어느 2명이 떨어질 것인가.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에서 강기갑 후보와 이수호 후보의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고, 이 두 후보가 결선에서 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별 이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가 2강-2중-2약 구도로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이 같은 예상은 지금까지의 정파 투표 관행에 따른 전망일 뿐 1인 1표라는 혁신 제도 속에서 당원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1인1표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한 민주노동당 임시 당대회 모습.(사진=레디앙)
     

    2강 – 2중 – 2약

    이번 선거에서 우선 눈길이 가는 대목은 경기동부, 인천, 울산 등 당내 주요 지역연합에서 자체 후보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세 조직이 특정 후보에 대해서 조직적 지원을 할 것인가 여부가 후보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동부연합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나머지 두 곳의 방침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연합 쪽의 소식에 밝은 한 관계자는 “경기동부연합이 강 후보 출마를 권유한 조직 가운데 하나인 만큼, 실제 투표에서 지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현재 최대 세를 자랑하는 인천연합과 만만치 않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울산연합이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 선거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동안의 행보를 볼 때 특정 후보 지지 방침을 가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표의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높고, 조합원 가운데 적지 않은 민주노동당 당원인 민주연합노조의 투표 방침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른바 좌파 후보로 분류되는 유덕상 후보가 출마한 만큼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좌파들의 투표율이 얼마나 될 것인가도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당원 고른 지지 받는 강기갑

    현재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예측되고 있는 강기갑 후보의 경우 경기동부연합뿐 아니라 당내 자주파 전체에 고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지역구 재선의원으로 분당의 어려움 속에서 당을 살려낸 전국적 인물로 급부상한 것과 최근 촛불 정국을 이끌면서 당원들로부터 고른 신망을 받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 후보가 당원들에게 지지를 골고루 많이 받고 있으며, 이수호 후보의 경우 민주노총 쪽에서는 지지가 높을지 모르나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후보가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까지 겸임을 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는 대표적 지식인 중 한 명인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노동당 홈페이지에 “강기갑 의원의 최고위원 선거 출마는 답이 아니”라며 “강 의원은 의회에서 정치적 전투에 최대한 몰두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 동안 당 대표 ‘1순위’로 꼽혀왔던 이수호 후보는 ‘강기갑 후보’를 만나 쉽지 않은 경선을 치르게 됐다. 통합적 리더십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이 후보는 민주노총의 조직적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노총 평조합원의 지지가 강 후보 쪽으로 일부 분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노총, 이수호 후보 적극 지지"

    민주노당당 비례후보 4번이었던 지종금 이수호 선본 대변인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강기갑 의원이 출마하면서 조직표도 그 쪽으로 많이 쏠릴 것이란 얘기가 들려오고 있어 사실상 불리해졌다”며 “하지만 강 의원이 원내대표까지 하면서 당 대표를 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당원들의 판단과 상식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 선본에 있는 오동진 혁신재창당 위원은 “민주노총의 내부 방침은 아니지만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해 임원단이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하고 당내 조직표가 취약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승흡 후보는 특정 지역 조직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은 되지 않은 상황이며, 일부에서는 유덕상 후보와 지지층이 겹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오병윤 후보가 광주전남 쪽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낸 유덕상 후보는 민주노동당에 남아 있는 좌파로부터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현 후보는 특정한 세력의 지지나 추천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파 투표 관행으로 예단은 한계

    하지만, 그 동안 정파 투표의 관행에 따른 분석이나 전망은 이 같은 투표 관행을 극복하고자 채택된 혁신적 제도인 1인1표제 제도 아래서 치러지는 선거 결과를 예상하는 데에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과거의 시각으로 변화된 제도의 효과를 재단할 수 없으며,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과거 당내 선거 때마다 터져 나오던 소위 ‘셋팅 선거’ 등의 정파 담합의 부정적 측면이 이번 선거에서는 사라졌다는 점은 평가할 만한 대목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등록과 함께 당선이 확정된 우위영 후보는 경기동부에서 추천을 받았으며, 이영순 후보는 울산 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 최순영 후보는 계파나 정파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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