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 정치, 공안 통치의 부활
        2008년 07월 03일 11: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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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안정국, 공포정치가 되살아나고 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일부 보수단체의 폭력을 사실상 방조 또는 조장하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와 검찰을 동원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며 다수 대중을 협박하는 등 공포정치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정부의 해결책들이 이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단체들은 공포감을 조성하며 공안정국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검찰과 경찰 등 국가기구를 통한 공적 폭력과 함께 사적 단체의 성격을 가진 일부 보수단체들의 적나라한 폭력을 용인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일 진보신당을 습격해 당직자들을 폭행했던 특수임무 수행자회는 지난 현충일에도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정되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유가족회의 동의도 없이 고인의 위패를 급조해 시청 광장에 세워 결국 충돌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많은 시민들이 보는 가운데 진보신당 한 당원이 이들이 던진 핸드폰에 맞아 코뼈가 내려앉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특수임무 수행자회 뿐 아니라 고엽제 전우회, 뉴라이트 전국연합 등 일부 극렬보수 단체들은 MBC와 KBS 등의 보도태도에 불만을 품고 차에 가스통을 매달아 방송사 앞에서 불을 붙이는 등 광란에 가까운 시위태도로 방송사 관계자는 물론 ‘공영방송 사수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까지 공포를 느껴야 했다.

    가스통, 각목, 기름통 …

    이들은 결국 생방송 취재로 이들과 인터뷰를 시도한 칼라TV 스텝들과 진중권 교수를 폭행하고 1인 시위 중이던 여성 1명을 집단 구타해 병원에 입원시키기도 했다. 당시 이들의 차 뒤에는 각목과 기름통 등 시위도구로 적절치 않은 물건들이 적재되어 있어 보는 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문제는 이들의 행동 뒤에 ‘이권’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이 ‘이권’을 정부여당이 보장해주는 형국이다. 한나라당 손범규 의원은 지난달 18일 ‘특수임무 수행자 지원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했다. 손 의원 측은 “총선 전부터 검토한 것”이라고 하지만 “대통령님 힘내세요”로 표현되는 이들의 ‘충성’에 대한 보은이 아닌가 의심받고 있다.

    이들 보수단체들은 대부분 건설 철거용역과 같은 수익사업을 통해 사단법인의 필요를 넘어서는 돈을 벌고 있다. 특수임무 수행자 유족동지회의 한 회원은 “추모사업만 한다면 왜 수익사업이 필요하겠나”라며 “유족회 같은 경우는 추모만 하기 때문에 수익사업이랄 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의 수익사업이라면 건설, 용역관리 등의 수익사업이 많다”며 “만약에 특수임무 수행자회가 수익사업을 얻게 된다면 몇 개 되지 않는 이권사업에 대한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 다툼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을 얻기 위해 권력에 대한 ‘충성경쟁’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경찰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강경진압과 달리 이들의 폭력 행위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상 폭력에 대한 용인이다. 실제 KBS 앞에서 1인시위 하던 여성을 폭행한 보수단체 회원은 그 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잡혔으나 경찰은 불구속 처리방침을 밝혔다. 폭행 현행범을 그대로 놓아준 것이다.

    검찰, 경찰 등 국가기관의 움직임도 유신시대를 방불케 한다. 지난달 29일 경찰은 시청 앞을 원천봉쇄하고 지하철 입구를 가로막았다. 또한 경찰의 인도침탈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시민들을 연행하면서 “전두환 때 보다 더하다”란 말과 함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전두환 때 보다 더하다"

    또한 28일 충돌을 막기 위해 누워 있는 YMCA 회원들을 밟고 지나갔으며, 빈 소화기를 시민들의 머리를 향해 던지고 비무장 상태의 시민들에게 곤봉을 퍼부어 민주화를 철석같이 믿었던 시민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어 29일 김경한 법무부장관은 “최루액 사용도 검토해 보겠다”며 10여년 전에 사라졌던 최루탄의 악몽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검찰도 임채진 검찰총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협박’을 감행하고 있다. 임 총장은 30일 “순수한 마음에서 평화적으로 시작된 촛불집회가 폭력시위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제는 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이번 사태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고 말하며 엄정대처를 경고했다. 국가기관과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이명박 정부에겐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공안통치는 21세기 신(新)소비자 운동까지 이해관계에 따라 가로막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에서 다음의 신문광고 불매운동 게시글 80건 중 58건에 대해 ‘해당 정보의 삭제’를 요구하기로 했다.

    그동안 수 차례의 불매운동에도 건재를 과시해왔던 조,중,동은 ‘82cook.com’, ‘소울드레서’ 등 구매력 있는 여성들의 광고주 압박에 사실상 비상상태에 접어들었다. 조,중,동은 방통위가 이러한 결정을 내리자 2일자 신문에 일제히 1면에 비중 있게 배치해 그동안의 긴장감을 드러냈다. 검찰도 광고불매운동 전담팀을 구성하고 다음 카페 조사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조중동-검찰-방통위로 연결되는 소비자 운동의 불법화와 단속 및 처벌 역시 대중들에게 협박하는 수준인 매우 심각한 공안 통치라는 지적이다. 아고라의 아이디 ‘가람’은 "조,중,동 광고주 기업과 전화번호가 기재된 리스트, 네티즌 게시글에 대한 삭제결정은 엄연히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 소비자 주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헌법 파괴 폭거"라고 주장했다.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는 “일부 단체들이 폭력을 통해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려 하는 것은 만약 이명박 정부가 사주하지 않았더라도 지난 두 달 동안 국민 목소리에 응답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밀어붙이는 모습이 결과적으로 이들을 부추긴 것”이라며 “89년, 91년 공안정국 때도 그랬지만 정권의 태도에 따라 시민사회도 달라지기 마련” 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 권위주의 시대 정권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공포를 동원했던 정치가 바로 공안정치”라며 “이러한 모습의 폭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통치는 국민들에 의해 이미 끝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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