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구 죽겠습니다. 살려주세요"
    "미국 공무원으로 스카웃하고 싶네"
        2008년 06월 25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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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 정태인씨가 꽁트를 썼다. 물론 ‘완전한 상상’의 소산이다. 수십권의 사회과학 서적보다 시대를 묘사하는 소설책 한권이 그 시대를 더 정확하게 재현해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은 100% 상상이지만, 그 이상의 진실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태인은 "소설도 고소의 대상이 될까? 요즘 하는 거 보면 꼭 80년대 같아서…"라며 쓴웃음을 짓고 있는 중이다. 그는 한국 협상단들이 ‘귀국하려다 도로 돌아가고 어쩌고 하는 쇼쇼쇼는 생략하고’ 협상(또는 논의 disccusion) 상황을, ‘과학적 상상력’을 발동시켜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문학적’으로 재현해냈다. <편집자 주>

       
     
     

    "죽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vs "방법이 없는데요" 
     
    김종훈 : 어이구 죽겠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이걸 보세요(시청앞의 촛불 장관을 보여준다).

    슈워브 : (자기들이 다 받아 놓고 왜 이제 와서 야단이야? 국민들 설득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우리 눈치만 보더니 갑자기 왜 이래? 얘들 FTA도 나중에 이러는 거 아냐?) 방법은 없습니다. 한번 말씀해 보세요.

    김종훈 : QSA 있잖아요. 그거 미국 축산업자들 다 하는 거고 그걸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 : 이미 지난 번 모임에서 EV(수출증명)은 안된다는 얘길 들은 후다. QSA란 미국 축산업자들이 자기 제품의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목표의 설정, 수단을 제출하고 미농무부가 1년에 한두 번 그런 약속이 지키는지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김성훈 장관의 말대로 ‘품’자 마크를 받아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 프로그램으로 축산업자들이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슈워브 : 근데 그게 당신이 요구하는 정부 보증과 무슨 관계에요?

    김종훈 : EV for Korea가 있었잖아요? 그것과 유사하게 QSA for Korea를 만들어 주세요. 30개월 미만이라는 레이블 붙이는 것 뿐인데…
    (: 있었다. 2006년 3월의 조건은 미국 내 쇠고기 유통 조건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한국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했고 그것을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2008년 4월 합의는 미국 내 유통과 동일한, 또는 그보다 더 약한 조건이기 때문에 EV for Korea는 미 농무부 사이트에서 사라졌다)

    슈워브 : (그걸 붙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 그래요? 꼭 필요하다면 그런 말을 만들죠. 그러나 이건 분명 상업적 이해(commercial understanding)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겁니다. 즉 정부의 의무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걸 분명히 표기해 둡시다.

    이미 우리 축산업자들이 당분간 30개월 미만을 수출하겠다고 했으니까 그거야 뭐 우리 업자들이 추가 투자를 하는 것도, 노동도 하는 것도 아니니까…
    (: 상업적 이해라는 말은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독일의 Thyssen Krupp 그룹 회장단이 방한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이들이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관심을 보여달라고 하자 대통령은 "그것은 기업들의 상업적 이해에 따라 결정될 일입니다"고 대답했고 튀센 쪽의 얼굴색이 변했다. 즉 정부의 특별한 보증이나 보장은 없다는 말이다. 기업들이 스스로 이해의 일치가 될 때 정부는 기존 제도를 이용하여 편의를 봐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슈워브, "이 사람 미국 공무원으로 스카웃 할까"

    김종훈 : 그렇죠. 우리 수입업자들도 그랬고 미국 쪽도 이미 얘기했으니까 상업적으론 합의가 된 겁니다. 30개월 이상도 들어온다고 하면 아마 한국에서 전체 쇠고기가 잘 팔리지 않을 거에요.

    슈워브 : 이렇게 합시다. 모든 연령, 지난 합의서에서 규정한 SRM을 제외한 모든 부위는 안전하다는 걸 명기하고 다만 한국 소비자가 지나치게 걱정하니까 우리의 상업적 이해에 따라 소비자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QSA for Korea를 운용하는 걸로…

    김종훈 : (살았다. 만세!!!) 예. 뭐 실제로 바뀌는 건 없는 거잖아요. 어쨌든 고맙습니다. 촛불은 곧 꺼집니다. 우리 국민들 냄비거든요. 무심해질 때 슬그머니 QSA for Korea, 이런 거 없애면 되죠, 뭐. 하나 더… 만일 그 기간동안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들어오면 반송한다는 문구도 넣어 주세요.

    슈워브 : 소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도 우리 축산업자들이 30개월 미만이라는 건 이빨로 감별하잖아요. (그건 교과서에서도 전혀 신뢰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하는 건데) 근데 이제 가죽도 벗겨지고 이리 저리 분해된 쇠고기를 어떻게 한국에서 30개월 이상이라는 걸 알아내서 돌려 보낸다는 거죠?

    김종훈 : (득의의 웃음을 지으며) 그러니까 하는 말이에요. 한국에서는 대단한 걸 얻은 것처럼 보이고 미국 쪽은 손해 볼 거 하나 없고… 이게 바로 상호 이익라는 거지요.

    슈워브 : (어이구… 참 이해가 안 가네. 자기 국민이나 축산업에 도움되는 건 하나도 없는데… 3년째 봐 오지만 미국 공무원 같아… 스카웃 제의를 할까?)

    이 친구 바보 아냐?

    김종훈 : 하나만 더 부탁할게요. 이것만 더 들어 주시면 됩니다. (부위별 수입 통계를 보여주며) 머리뼈, 눈, 척수, 뇌… 이런 건 수입 실적이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런 건 수출하지 않겠다고 해 주시면 어떨까요?

    슈워브 : 그러네요. 그럼 수입이 없었다는 걸 확인하는 문구를 넣고, 그렇지만 한국에서 수입을 요구하면 수출하는 걸로 하죠.

    김종훈 : (만세!!! 90점이닷!!!)

    슈워브 : (뭘 저리 좋아할까? 카길이나 다른 축산업자가 미국에 수입상을 차리고 수입 요구를 하면 수출할 수 있는 건데… 저 친군 왜 날 상대하지 않고 국민을 어떻게 속일까만 고민할까?)
    그런데 대신 나도 하나 요구할 게 있어요. 머릿 뼛조각이나 척수 조각은 문제 삼지 않겠다고…

    김종훈 : 예. 물론이죠. 노무현 정권 때 뼛조각 나왔다고 전부 반송한 건 정말 우리 실수였어요. 그래서 미국의 분노만 샀고, 이번에도 그 때문에 고생하고 있잖아요. 그 점은 우리 지식계에서도 잘못한 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슈워브 : (얘 바보 아냐? 이건 회수육에 관해선 전혀 문제삼지 않겠다는 얘긴데…) 확실하죠. 여기 써 넣읍시다.
    ( : 회수육이란 뼈에서 고기를 발라내고도 남아 있는 고기를 기계로 뜯어낸 것을 말한다. 당연히 뼛속에 있던 중추신경절(척수)가 같이 붙어 나온다. 이 고깃조각은 햄버거나 미트 볼, 피자 등에 들어간다. 미국에서도 이런 고기는 학교급식에 사용하지 못한다. 한국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 미국 축산업자 입장에서는 이 회수육의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다)

    김종훈 : (무지하게 행복한 웃음을 띄면서) 한미 FTA 때도 둘이 만나니 다 해결됐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네요. 우린 아주 짝이 잘 맞아요.

    슈워브 : (순간 얼굴을 찡그리며, 어쭈 막 나가네. 그 땐 통상교섭관이었으면서 이제 승진했다고 아주 맞먹어라, 맞먹어…) 근데 곱창이나 다른 내장은 전혀 손 안 대는 겁니다.

    한국  국민들은 넘어갈 거에요

    김종훈 : 물론이죠. 그게 미국 축산업자들의 가장 큰 이익이 된다는 거 잘 압니다. 우리 쪽 검역과정을 조금 강화하면 국민들도 넘어갈 거에요. 미국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았고, 우린 정치적으로 살았습니다. 전형적인 윈윈 게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내장은 미국 소 한 마리 가격의 1/10에 해당한다. 이걸 미국에서는 버리거나 개, 돼지 등 사료용으로 써야 하는데 한국이 비싼 값으로 사 주겠다니 미 축산업자에게 한국은 구세주나 다름 없다. 소 한 마리당 이윤율이 10% 상승하니 말이다.

    한국은 곱창을 녹여서 다 검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과연 그런 인력이 있을까? 또 그런다고 SRM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슈워브 : (정말 특채를 해? 우리 에이전트로 쓰면 정말 잘 하겠다. 쓴 웃음을 지으며) 설마 한미 FTA도 이런 식으로 나중에 보채진 않겠죠?

    김종훈 : 아… 그건 걱정마십시오. 광우병 공포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쇠고기나 조금 뜯어 봤지 미국이 엄청난 이익을 거둔 의약품이나, 우리가 이면으로 약속한 각종 서비스시장 개방, 자동차 특혜 모두 그냥 넘어갔습니다. 국민들이 아무 것도 몰라요.

    (의기양양하게) 그래서 여론조사도 어슷비슷하게 나오는데 국회의원들은 압도 다수가 찬성이거든요. 원래 민주당이 추진한 정책을 한나라당이 지금 추진하고 있으니 걸림돌이 하나도 없습니다. 예전엔 심상정, 노회찬, 강기갑, 최재천 정도가 문제였는데 강기갑 빼곤 다 떨어졌어요. 잘 됐죠? 미국 의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잘 부탁합니다.

    슈워브 : (아무래도 부시 행정부에선 어렵지. 오바마는 아마 자동차에서 더 얻어내라고 요구할 거고) 물론이죠. 대통령이 임기 내에 마감하려고 최선을 다 할 겁니다. 먼저 비준하세요. 그래야 우리 의회도 압박할 수 있어요.

    김종훈 : 예.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낭보를 들려 드릴게요.

    국민들 좀 위협하면 됩니다

    슈워브 : 감사합니다. (국회에서 비준만 해 봐라. 자동차 시장 점유율 보장하라고 압력을 넣어야지. 지들이 이제 무슨 패가 있어? 한미 FTA만 하면 6%나 성장률이 높아진다고 잔뜩 거짓말 해 놨으니 계속 go 할 수 밖에…)
    (악수하다가) 근데 한국 국민들 괜찮겠어요?

    김종훈 : 걱정 마십시오. 이렇게 한미동맹을 위해서 많이 양보해 주셨는데, 미국이 무역보복을 할 거라고 위협하면 됩니다. 우리 국민들, 아직도 미국에 많이 고마워 하고 또 무서워 하고 있거든요.

    슈워브 : (어이구… 이런 걸 가지고 어떻게 무역보복을 한다고… 고맙다.. 정말) 그래요? 그런데 이렇게 촛불 들고 나와요? 제발 잘 되길 바랍니다.

    김종훈 : 이제 한미 FTA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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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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