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제도화, 당 협소하게
    2008년 06월 25일 09:48 오전

Print Friendly

조직정비 요구가 높다. 진보신당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조직정비는 당연히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재정비의 요구가 민주노동당 시절의 규정, 규칙을 내용만 바꾸는 방식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데 내 문제의식이 있다.

나의 문제의식

지난 확대운영위에서 진보신당은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의 전략적 거점으로 규정하고 그를 위한 사업과제 수행의 성과를 평가하면서 제2창당의 길에 나선다’는 정리를 한 바 있다. 따라서 조직정비도 ‘새로운’ 실천의 모색을 위한 효과적인 틀에 대한 고민이 깊이 있게 매개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경우는 제도화가 앞서 실천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는 실천이 앞서고 그 내용적 성과를 바탕으로 제도화가 뒤따르기도 한다. 민주노동당의 제도들은 일정하게 그간 민주노동당의 성과와 한계를 담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진보정치에 대한 새로운 모색은 당연히 그 제도적 틀이 낳은 실천에 대한 성찰을 수반해야 한다. 논란 끝에 같은 결론에 이르더라도 말이다.

특히 지금 시기는 편의적으로 익숙한 제도화를 무비판적으로 앞세울 때가 아니라 그간 실천을 목적의식적으로 회의하고 당원들의 자발성과 현실의 토대를 광범하게 응시하면서 창조적 실천의 길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민주노동당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는 사업이 진행될 때 별도의 의견을 제출하겠지만, 나는 민주노동당의 한계가 취약한 컨텐츠와 미숙한 실천의 토대 위에 과도한 제도화가 진행됨으로서 그 제도화가 당을 협소하게 가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익숙한 제도 무비판적으로 앞세울 때 아니다

나는 조직정비와 관련하여 중앙당과 광역당의 관계를 규정하고 광역당부 이하 조직운영은 일정시기까지 전적으로 광역당부에 맡기자는 견해를 갖고 있는데, 위의 문제인식과 관련하여 두 가지 논점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는 신생 진보정당의 경우 취약한 인프라를 당 발전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전략 구사가 매우 중요한데, 과연 그동안 그런 전략이 있었는가와 함께 그런 전략구사가 가능한 조직운영이었는가, 둘째 그동안 당원들이 그 지역사회에 주목하고 지역발전 비전을 구상하고 그를 위한 창의적인 실천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일에 얼마나 주목했는지 조직운영의 측면에서 성찰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공직선거의 경우 지금까지는 지역위원회의 선택과 결정 그 자체가 전략이었다면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나는 중앙당, 또는 광역차원의 전략이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당지지율이 몇% 이상 나온 지역들을 전략적으로 집중한다든지, 또 다른 지역의 경우 그 지역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험적 목표 설정과 역량 배치가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노동자가 다수인 지역은 노동자들의 정서와 문제인식이 듬뿍 수렴된 노동정치의 실천사례 또는 모범이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하고, 자영업자들의 투쟁이 주요사업의 성과로 연결되는 지역은 자영업자들의 이해와 요구가 주로 반영된 실천이 가능해야 하고, 수도권처럼 다양한 구성의 경우 시민적 실천형태의 발전이 주요하게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지역에 맞게 의제 찾아내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발전 전망도 다양할 수 있고 그 전망에 따라 어떤 지역은 교육, 어떤 지역은 환경생태 등 주요 의제들의 실천적 거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그에 따른 조직운영을 실험해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광역당부 이하 조직운영은 원점에서 당원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동참 속에서 구체화해가는 방식을 채택해보자는 것이다. 그런 실천의 귀결을 이후 제도화로 연결하면 된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