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00번 운행, 청와대 압력으로 중단
    By mywank
        2008년 06월 21일 02: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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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로 가는 8000번 노선버스의 운행이 ‘청와대 경비대’의 제지로 21일 12시 40분부터 중단되고 있다. 현재 오후 1시 반 현재 8000번 버스 정류장 주변에는 영문을 모르는 시민들이 장시간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경복궁 서문 정류장 앞에서 운행이 제지당한 8000번 버스와 이에 항의하고 있는 대책회의 관계자 (사진=손기영 기자)
     

    8000번 버스를 운행하는 (주)대진여객 배차실 관계자는 “오후 12시 40분 경 청와대 경비대에서 회사로 전화를 걸어와 8000번 운행을 중단하라는 압력성 전화가 왔다”며 “일단 오늘 버스노선의 운행은 힘들 것 같고, 언제까지 운행을 하지 말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오후 12시 10분에 ‘48시간 국민비상행동’의 일환으로 실시된 ‘8000번 관광투쟁’을 위해 시민 6명이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8000번 버스를 탔지만, 효자동 방향으로 가던 중 경복궁 서문 정류장에서 경찰의 저지로 버스가 멈춰 섰다.

    버스에 타고 있던 나눔문화 임소희 씨는 “당시 차안에는 6명의 일행 외에 한명에 중년남성이 있었는데, 오후 12시 반 경 갑자기 경복궁 서문 정류장 앞에서 차가 멈춰 서더니 중년남성이 내렸고, 사복차림의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이 정보과 형사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경복궁 서문 버스정류장 주변 차로를 경찰버스로 봉쇄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임씨는 이어 “당시 무전기에서는 ‘시위대가 가고 있으니 운행을 중단시켜라’는 다급한 교신이 흘러나왔고, 이어 3~4명의 경찰과 전경들이 버스에 올라타서 모두 손님을 내리게 하고 차를 종점으로 돌려보내라”고 말했다.

    현장에 나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상황실 상근자인 한국진보연대 황순원 인권팀장은 “경찰이 시민들의 보행권을 명백히 침해했다”며 “이를 지시한 담당자를 고소·고발 하겠다”며 주변에 있던 경찰관계자에게 항의했다.

    이어 오후 1시 경 버스는 차고지인 정릉으로 되돌아갔고, 경찰은 오후 1시 반 경 효자동 길에서 청와대로 가는 편도차로를 경찰버스로 막고 차량의 통행을 금지시켰다.

    현장에서 만난 한 경찰관계자는 “미리 시위대의 우발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차로를 봉쇄했다”고 말했다. 이어 “촛불대행진과 거리행진까지의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았고, 주말 시민들이 교통 불편이 크지 않겠냐”라고 묻자 대답을 회피한 채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였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국민들이 청와대에 가서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버스운행까지 압력을 행사해서 중단시키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지난 ‘명박산성’을 쌓았을 때처럼,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과 소통하기를 계속 거부하겠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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