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가 대의민주제 대체할 수 없다”
    “이중권력 상황, 거리 정치 계속돼야”
        2008년 06월 16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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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과 참여사회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한 ‘촛불집회와 한국 민주주의’ 토론회에 발표자로 참가한 학자들은 촛불집회가 무엇인가 하는 성격 규정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의견을 중심으로 토론했다.

    촛불집회의 성격에 관련한 첫 주제는 87년 체제와의 연관성이었는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양자의 비슷함보다는 차이에 더 주목했다.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이병천 교수는 “촛불 항쟁을 87년 체제의 극복과 민주화의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은 증거라는 주장이 전혀 틀린 주장만은 아니”라면서도 “촛불 시위는 이명박 정부도 신뢰하지 않지만, 통합 민주당을 비롯한 제도 정당과 국회에 대해서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촛불 시위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참여 민주적 욕구를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 역시 “촛불 집회의 이슈, 주체, 조직, 방식은 1987년의 그것과는 적잖이 다르다.일각에서 1987년과의 유사성을 강조한 것은 숲을 주로 본 것이지 나무들을 세세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촛불을 든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최근 토론회들에서 나온 것보다 더 진전된 주장이 제기됐다.

    ‘좌파 자유지상주의자’ … ‘유연자발집단’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김수진 교수는 외국의 예를 들어 촛불 시위자들을 ‘좌파 자유지상주의자(left libertarians)’로 정의했다. “상의하달식 효율적 의사결정 존중 및 지배규범에 대한 문화적 순응주의”에 “참여적 의사결정 및 개인과 소규모 공동체의 자율성 중시”하는 “고객소통형 직업 종사자들과 상징생산자”들이 대항하며 “선진 민주국가 시민운동의 새로운 주류”로 등장하는 것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는 촛불 시위자들이 다양한 인터넷 공간을 통해 모은 것을 예로 들며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소속의식은 있다고 하더라도 구속력이 미약하며 자유롭고 느슨하게 운영된다는 점에서 ‘유연자발집단’이라고도 부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조 교수는 “유연자발집단이 갖는 이슈의 무제약성, 규모의 무제약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활동공간의 무제약성 등은 탈근대적 사회변동을 반영하는 완전히 새로운 결사체의 특징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유연자발집단은 제 3의 결사체로서의 시민단체가 갖는 시민직접행동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조직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제 4의 결사체’라고도 말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9일 밤부터 10일 새벽까지 진행된 ‘촛불 철야토론회’ 모습
     

    이날 토론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이후 촛불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가를 두고 ‘대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 사이의 논쟁이었다.

    김수진 교수는 “한국형 선진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의 균형발전에 기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참여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김 교수는 “대의민주주의 바로세우기와 참여민주주의 내실화가 당면 과제”라고 제언했다.

    대부분의 발표자들은 김수진 교수와는 다른 곳에 강조점을 두었다.

    ‘이중 민주주의’ … ‘쌍선적 심의정치’

    이병천 교수는 “촛불 시위를 자제해야 한다거나, 거리의 정치는 그쳐야 한다면서 정치를 제도권 정치로 등치시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우리에게는 한참 더 많은 광장의 토론, 더 많은 소통, 더많은 저항, 더 많은 학습, 더 많은 공유된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현 정국을 ‘이중 권력’ 상황으로 규정했다.

    이 교수는 “생활 양식으로서의 민주주의, 제도 민주주의와 광장의 민주주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이중 민주주의(two -track democracy)’의 전망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정권 퇴진 운동은 촛불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고 위험한 방향”이라며 “수위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김호기 교수는 “제도의 정치와 거리의 정치가 생산적인 긴장 및 협력을 이룰 수 있는 쌍선적 심의정치”를 대안으로 제시했고, 성공회대 중국학과 이남주 교수는 “거리의 정치를 정당정치로 해소시키는 것을 불가능하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남주 교수는 “자발적이고 다양한 요구들은 권력획득을 위해 정치의제들 사이의 위계적 질서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정당정치로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거리의 정치가 갖는 해방적 기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현시키기 위해서 정치행위의 새로운 형식과 내용이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고 거리 정치의 정례화와 일상화를 제안했다.

    자료집

    http://www.redian.org/bbs/list.html?table=bbs_1&idxno=713&page=1&total=348&sc_area=&sc_wo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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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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