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어진 언론장악 시도…KBS 사장 소환
By mywank
    2008년 06월 13일 05: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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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움직임이 보다 노골화되고 거칠어지고 있다. 검찰이 정연주 <KBS> 사장을 ‘배임 혐의’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13일 "정 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소환 시기는 이달 말 이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비리 없어 쫓아내기 어려워 선택한 무리수

정 사장을 고발한 사람은 KBS의 전직 국장급 간부로 그는 정연주 사장이 2005년 KBS 세금환급 소송시 세무당국과의 조정을 통해 소송을 중도에 마무리 한 뒤, 환급액 3431억원 중 556억원만을 돌려받아 회사에 2875억원의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여의도를 향해 행진하는 촛불들.(사진=뉴시스)
 

정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 방침은 방송통신위원장, YTN 사장과 언론 유관단체 장들을 자신의 측근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이면서, 광화문 촛불 집회에 ‘언론 탄압 중단’이라는 요구까지 나오게 만든 이명박 대통령이, 유례없는 무리수를 두면서 언론 장악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동안 언론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정부의 언론 장악 과정의 핵심이 될 KBS 사장 몰아내기 작전은 정 사장이 개인적 비리가 없는 사람이어서, 본인이 자진 사퇴하지 않는 이상 이명박 정권이 그를 쉽사리 ‘쫓아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 장악 움직임이 검찰권까지 동원해 무리하게 강행되자, 급기야 서울 광장 촛불 시위대는 시청에서 여의도까지 행진을 하고 KBS 앞에서 촛불 시위를 했다.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통한 언론 통제 의도에 대해 언론과 정치권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촛불, 여의도로 향하다 

KBS 쪽은 이와 관련해 성명을 통해 "배임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은 "KBS와 국세청은 법원의 조정 권고를 통해 합리적인 납세 기준을 설정하고 국세청이 부당하게 부과한 일부 세금을 KBS가 돌려받게 된 것"이라고 밝히고 "2,000여억 원을 승소하고도 일부 세금만 환급받고 소송을 포기한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KBS는 또 "법원의 조정 권고에 대한 수용은 KBS 내부의 최고 심의 의결기구인 경영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며 배임죄로 볼 수 없는 게 당연하다"고 밝혔다. 

KBS PD협회 최용수 정책실장은 “검찰에서 이를 받아들여 이미 합의가 끝난 소송을 다시 끄집어 내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검찰 소환 방침이 권력의 언론 장악 수단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최 실장은 “KBS에는 200여 명정도의 고위급 간부들이 중심이 돼 만든 ‘공정방송노조’가 있는데, 뉴라이트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고 ‘방송인사 백지화’를 통해 ‘정권의 사람들이 방송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냈다”며 "이번에 정연주 사장을 고발한 전직 간부 역시 국장급으로 ‘공정방송노조’에서 활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발인 측에서 당시 세무소송을 ‘합의하지 않았으면 더 많은 돈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소송이 길어졌으면 소송비용 부담 등 회사에 손실이 가는 소모적인 요소가 더 많았을 것”이라며 “당시 중도 합의는 세무당국과 KBS 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낙하산 인사 위한 꼼수

MBC 노조 박성제 위원장은 “회사 관계자들이 업무상 손해를 끼쳤으면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시국이 이런 때를 골라 굳이 정권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는 사장을 찍어서 소환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만약 검찰에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 문제를 다루면 국민들에게 ‘권력의 시녀’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유진 사무처장은 “이명박 정부가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쫓아내고 낙하산 인사를 앉히려는 꼼수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며 “검찰까지 동원해서 공영방송 사장을 끌어내려는 것은 정부가 국민들의 생각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의 정연주 사장 소환방침에 대해, 야당들도 성명을 내고 이를 비판했다. 통합민주당은 "검찰,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이 총동원되어 정연주 몰아내기에 나선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표적감사, 표적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정부와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노골적인 정연주 사장 퇴진 압박을 가해 온 점을 상기할 때 이것은 정치적 탄압"이라며 "최시중 위원장 주연에 권력기관이 조연을 맡아 짜고 치는 방송장악극"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검찰의 정연주 사장 소환방침은 명백한 표적수사이자, 입맛대로 언론을 길들이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장악 음모를 노골화한 것”이라며 “정치검찰의 정부 눈치보기도 우려되며, 언론을 장악해 국민을 길들이겠다는 정부의 노골적인 언론탄압을 국민은 촛불로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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