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하면 죽어주마…전조합원 무기한 단식"
        2008년 06월 12일 0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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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공농성 중이 기륭조합원.
     

    기륭조합원 10명 전원이 12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동안 조합원들이 돌아가며 단식을 한 경우는 있어도 동시에 함께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탈진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던 박행란, 윤종희 조합원도 동참했다.

    기륭분회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서울시청 조명탑 고공농성으로 노사간 교섭이 시작돼 5월16일 1차교섭을 시작으로 7일까지 4차례 교섭이 진행됐다.

    처음에는 "국내 생산라인 폐쇄로 일자리가 없다”고 버티던 사측이 지난 26일 윤종희 조합원이 구로역 철탑에 올라 농성을 벌이자 다시 태도를 바꿔 4차교섭 과정에서 신규업체를 설립해 교육을 받고 라인을 가동해 비정규직법에 따라 2년 이상 되면 정규직화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노조측은 부족하지만 자회사 고용과 정규직화 전환이 가능하다는 회사측의 안을 수용해 ‘1년 이내 정규직화’를 다시 제시해 이를 조율하는 마지막 과정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측이 지난 10일 갑자기 기륭 임원진 24명 중 1명을 빼고 모두가 반대해 그동안 교섭했던 것을 없던 것으로 하자고 최종 통보해와 모든 것이 백지화 상태로 돌아가 교섭이 완전 결렬됐다.

    이에 기륭 조합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륭은 최대한 탄력성을 가지고 교섭해 그 결과 문구 조정에 이르게 됐는데, 초반에 사측이 주장했던 생산라인의 부재 등 경영적 조건도 아니고 비조합원의 감정 때문에 모든 교섭을 결렬시키는 모습은 옹색하고 비천하다"면서 "해결의 책임을 노노간의 갈등으로 돌리고 또 다른 피해자인 중간 임원들의 등 뒤로 숨는 것은 정말 비열하고 무능한 경영자임을 자백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우리는 자본의 동정과 연민을 원하는 것도 아니고 교섭의 묘를 구경하려는 것도 아니다"면서 "이제 죽음을 달라면 진짜 죽음을 주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분회장은 "사측이 그간 계속 교섭에 대한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했는데, 모든 것이 한 방에 날라가 버린 결과가 너무나 기만적"이라면서 "이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무기한 단식 농성에 이르게 했다"고 말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그 동안의 교섭 쟁점은 국내에 생산 라인이 없다는 경영상의 이유였는데, 사측이 전향적으로 태도를 바꿔 자회사 설립 후 고용을 약속하기에까지 이르렀다가 이렇게 완전히 끝난 건 중간 임원들 때문이 아니라 결국 최동열 회장의 의지 때문"이라면서 기륭전자 최동열 회장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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