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파들의 막말 잔치
        2008년 06월 10일 04: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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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익단체들의 총궐기가 시청 앞에서 시작되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재향군인회, 6.25 참전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5,000여명은 10일 3시 시청 앞 광장에서 ‘법질서 수호, FTA비준 국민대회’를 열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우익단체들이 시청에서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 참가자들은 지방 등에서 조직적으로 동원되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충돌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방관하고 있는 사이 서울시청 광장 곳곳에서는 우익단체 회원들과 촛불집회 참석자들 간의 고성이 오고갔다. 몇몇 우익단체 회원들은 “나라를 말아먹을 놈들”, “빨갱이 XX들”이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이에 몇몇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나이 값을 하라”며 맞받아 쳤다. 하지만 대다수 참석자들은 "몸싸움을 하면 ‘조중동’에 난다"며 몸싸움은 피하고 있다.

    경찰은 곳곳에서 충돌이 있고 나서야 양측을 분리했다. 하지만 많은 우익단체 회원들은 경찰 차단선 밖으로 나가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계속 마찰을 일으켰고 일부 우익단체 회원들은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고성 끝에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행사는 내빈과 일반참가자들을 분리해 치러졌다. 내빈들은 군복을 입고 그늘로 가려진 무대 안에 앉았으며 일반참가자들은 주최측이 준비한 의자와 맨바닥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내빈축사에 나선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은 “잃어버린 10년을 찾아 다시는 국민궐기대회가 없을 줄 알았는데 지난 10년간 만들어진 좌파들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국가쇄신책을 강구하고 친북 반미좌파들을 색출하여 강하게 처벌하라”고 외쳤다.

    이어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안전한 미국산 쇠고기를 MBC, KBS가 호도하고 이를 6.15실천연대 같은 좌익세력이 조종하고 있다”며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초중고생을 세뇌시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가 미국깃발을 흔들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이어 촛불집회의 ‘자유발언’을 본딴 ‘울화통 발언대’가 이어졌다. 일반 대중들의 신청을 받는다고 했지만 행사 진행 후 1시간여가 지나도 주로 유명 인사들의 발언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 번째 주자는 우익단체 사이에서 ‘애국기자’로 통하는 <대한민국 적화보고서>의 저자 김성욱 미래한국신문 기자는 “촛불 주동자들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2002년 여중생 사고, 2004년 노무현 탄핵, 2005년 평택, 2006년 반FTA 난동 때 주동세력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모든 반미집회를 주동해 왔다. 이들에게 광우병은 하나에 소재에 불과하다”며 “국민들을 선동하지 말고 MBC, KBS는 부화뇌동하지 말라, 여러분이 촛불집회에 나가는 이웃을 본다면 정신 차리고 주동자를 직시하라고 충고하라”고 말했다.

    울화통 발언대의 두 번째 주자는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그 지겨운 촛불을 이제 꺼야 한다. 광우병 홍위병들아, 촛불을 꺼라”고 소리질렀다. 이어 “미친 쇠고기 먹이는 정권은 북한이다. 북한 김정일은 독일에서 죽은 미친소를 국민들에게 먹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소는 안전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촛불반대 1인 시위를 하는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이세진씨가 무대에 올랐다. 이 씨는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큰 환호를 받았다. 그는 “나는 여기에 설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이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해 미국 국기를 흔들던 김경학(81)씨는 “구국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역사는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것이다. 지금 촛불시위에 참가하는 국민들은 많이 모르고 있다. 진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은혜를 많이 입은 국민이다”라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해 준 미국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직환(75)씨는 “지금 나라가 어려워 힘을 합해도 모자를 판에 왜 정부 하는 일에 발목은 잡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미국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있다면 가져와라, 왜 증거도 없이 미국소가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미국 소의 심장이 포함되었다는 미국산 소시지를 우익단체들이 시식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본 행사에 앞서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소시지를 시식하는 시식회도 함께 열었다. 임헌조 뉴라이트 사무처장은 “이 쇠고기는 미국산 소의 심장(beef heart)이 포함된 제품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시식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소시지는 미국의 서민들이 먹는 것으로 수입상점에서 구해왔다”고 말했다. 이 소시지 포장지에는 월령표시는 되어 있지 않았다.

    한편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포항시 남구, 울릉군 당원 협의회와 포항상공회의소 등에서 30여대의 버스를 통해 반대집회에 참석차 오전 11시 일제히 출발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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