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식물 대통령의 길로"
    By mywank
        2008년 06월 09일 10:2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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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촛불대행진이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 한편에는 고 이병렬 씨의 분향소가 마련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이병렬님 편히 쉬세요. 우리가 해낼게요”

    9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 촛불대행진의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다. 이날 오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며 분신한 이병렬 씨가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행사장을 시민들은 가슴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검은 리본이 달려 있었고, 국민대책회의 이동상황실 옆에는 고 이병렬 씨의 분향소도 마련되었다.

    행사장을 찾은 홍관표 (48)씨는 "이병렬 씨가 국민들의 100만 촛불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그가 떠난 것은 아쉽지만 산 사람이라도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내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 이병렬씨 민주시민장으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병렬 씨의 장례식을 ‘민주시민장’의 형식으로 오는 13일에 열기로 했고,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 혹은 광주 망월동 묘역 중에 정하기로 했다.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인 이날 촛불문화제는 ‘6.10 100만 촛불대행진’의 성공적인 개최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자유발언에 나선 60대 노인은 “내일은 검은 녹문 속에 숨어있는 이명박을 잡는 국민들의 ‘쥐 잡는 날’이 될 것”이라며 “쥐를 잡으려면 우리 모두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국가유공자라고 밝힌 한 중년남성은 “나는 국가유공자이고 그동안 국가로부터 각종 훈장을 받았지만, 시민들을 군화발로 밟고, 한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서 굽신거리는 부끄러운 국가에서 살기 싫다”며 “한 달이 넘은 우리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게 내일 100만개의 촛불을 높이 들자”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을 위해 무대에 올라온 시민들뿐만 아니라, 행사장에 나온 시민들 역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에 대해 “꼭 나오겠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영신 씨(52)는 “시대적으로 국민들이 할 목소리를 내고 제 역할을 해야 할 때가 있다”며 “그런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10일 100만 촛불을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김동진 씨(28)는 “우선 걱정부터 된다”며 “7일 촛불대행진에 갔는데, 시민들이 그동안 경찰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 있어서인지, 주변에서 사람들이 말리지도 못할 정도로 과격행위를 했다”며 “10일 집회에서는 경찰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고, 보수단체와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평화적으로 집회를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주규남 씨(28)씨는 “100만 촛불대행진을 통해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를 향해 어떤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려 하기보다는 그동안 단절되어 온 국민들과의 소통과 신뢰문제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내일 100만 함성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막힌 귀가 확 뚤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백만 함성으로 대통령 귀를 뚫자

    저녁 8시 15분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날 거리행진은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쇠고기 재협상의 필요성을 다른 시민들에게 알리는 목적보다,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의 동참을 호소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홍보 전단지를 나눠주며, “6월 10일~ 시청으로”라고 연신 외쳤고, 주변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면서 화답했다. 촛불 민심을 절대 못 따라가고 있는 청와대 사람들은 10일 집회 규모를 보고 인적 쇄신의 범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식물 대통령으로의 길에 접어들었다.

    한편 이날 촛불대행진은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위한 숨고르기 차원에서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밤 9시 40분 마무리 되었고,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소속 학계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이 함께 ‘촛불시위 이후 한국사회의 미래’를 주제로 철야토론회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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