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륭노동자 연행
        2008년 06월 05일 01: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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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은, 두 아이의 엄마는 10일 동안 한 번도 아이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아픔을 시민들은 함께 아파해 주는데 이 나라 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CEO, 대표들만 모른 척 하고 있다. 언제까지 모른 척 하고 있을 것인가?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 죽어야 하나?”

    “3~4년 임금 한 번 못 올리고 정규직 시켜준다는 말에 일요일도, 야근도 마다않고 열심히 일했다. 그런데 핸드폰 문자로 해고됐다. ‘내일부터 출근하지 마시오’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말이 되느냐”

    4일, 해고노동자들이 홍희덕 민노당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고장을 보내는 기자회견’에서 기륭전자 비정규 해고노동자인 박행란 조합원은 울부짖었다. 그런 박 조합원이 5일 아침 7시경 갑자기 경찰에 연행되었다.

       
     ▲지난 4일 홍희덕 의원과 박행란 조합원 등 해고노동자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해고장을 보내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지난 2006년 FTA집회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지만 체포영장 발부 후에도 선전전 같은 노동조합의 대외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던 것을 미루어보면 이번 연행은 갑작스런 느낌이 있다. 현재 박 조합원은 남대문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대기업 프랜들리’를 전면에 배치한 이명박 정부의 ‘노동자 외면’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이 25m 높이의 철탑에 올라 목숨을 건 시위를 벌이고 있을 때 37명의 기업인과 함께 중국으로 떠났고 그 기업인 가운데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을 포함시켰다.

    당초 최 회장은 명단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지만 중견, 중소기업 대표로 뽑혔던 로드랜드 정홍희 사장이 세금포탈 혐의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 회장이 대신 뽑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자와의 대화에 한 번도 나서지 않았던 최 회장은 바로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세금포탈한 기업인은 동행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비정규직으로 회사 노동자를 채우고, 조퇴나 휴가를 신청했다는 이유로 ‘문자해고’를 남발하는 ‘악명 높은’ 고용주를 동행시키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노동관이 잘 드러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에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랜 싸움을 하고 있는 인천 GM대우를 방문해 경영진에게 “모범적인 노사관계”라고 칭찬한 바 있다. 하지만 GM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마포대교에서 해고자 복직시위를 하자 안전을 생각하지 않는 접근으로 해고노동자 한 명을 한강 다리 아래로 떨어뜨리고 나머지 해고노동자들을 연행했다. .

    또 3월 19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많은 국민들이 법과 질서보다 떼쓰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쟁의를 ‘떼법’취급하기도 해 노동계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지난 3일 민주노동당 민생고 토론회에서 기륭전자 김소연 회장은 “인수위를 찾아간 적도 있는데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 안 하지 않느냐. 니네가 지지하는 곳에 찾아가라’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 조합원 연행과 관련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제 이명박 대통령 해고통지서 기자회견 끝나고 서울지방경찰청이라고 하면서 의원실로 전화를 걸어 ‘이명박 해고통지서는 어떻게 보낼 것이냐? 왜 해고 날자가 8월 15일이냐?’고 묻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에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순방에 최동렬 회장과 동행한 것, 그리고 현재 기륭 노동자들이 고공농성중이라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이는 명백한 보복성 연행”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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