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하루 청와대 행진 참읍시다"
    By mywank
        2008년 06월 05일 01: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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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두행진에 나선 한 시민이 오는 10일 열리는 ‘100만 촛불대행진’ 포스터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오늘 하루만 청와대로 행진하는 것 참읍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의 말에, 가두행진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 1만 여명의 시민들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떡였다. 오늘은 청와대로 행진하지 않는 대신, 종로와 명동 일대를 지나며 다른 시민들에게 오는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박 실장에 의견에 동의했기 때문이다.

    4일 저녁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28차 촛불대행진’은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100만개의 촛불’을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저녁 8시 반 가두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주최 측에서 나눠 준 ‘6.10 100만 촛불대행진’ 포스터와 촛불을 들고 거리로 향했다.

    그 동안 가두행진에서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고시철회 협상무효”라는 구호를 외쳤지만, 이날은 주로 다른 구호대신 “6월 10일~ 시청으로”란 구호를 외치면서 종로와 명동 주변을 지나는 다른 시민들에게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은 차도까지 달려와, 가두행진을 벌이는 시민들이 나눠주는 ‘100만 촛불대행진’ 포스터를 받아갔고, 차에 탄 시민들도 잠시 차에서 손을 내밀며 “저도 그날 꼭 갈 거예요”라고 화답했다. 또 가두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취재 중인 사진기자들에게 행사 포스터를 내밀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호상 씨(35)는 “누가 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이 자연스럽게 100만개로 늘어날 것”이라며 “100개의 촛불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반성을 가져다주고, 크게 봐서는 이명박 정부의 고름을 제거해주는 고약과 같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날도 1만여명의 시민들이 서을시청 앞 광장을 찾았다.(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이 씨는 “이번에도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촛불’에 다시 한 번 크게 놀라게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목소리에 전혀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는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알게 될 것이고 미리 단단히 각오하라”고 강조했다.

    방승환 씨(40)는 “이번 ‘100만 촛불대행진’은 그동안 국민들의 소리를 왜곡해서 들은 이명박 정부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정확히 들으라는 기회를 다시 주는 것”이라며 “아직 확신이 서지 않고 큰 기대는 하고 있지 않지만, 이날은 계기로 늦게나마 이 대통령의 귀가 뚫려 민심을 바로 살피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변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가두행진을 벌이는 참가자들을 향해 “시끄럽다 조용히 해라, 이명박 파이팅이다”, “너네들 때문에 길이 막히잖아. 시위한다고 뭐가 나아지냐”라며 비난하기도 했지만, 참가자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들은 17%대의 국민들이었다. 가두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밤 9시 30분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다시 모여 마무리 집회를 갖고 자진해산했다.

    한편 이날 가두행진에 앞서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진행되었다. 주최 측은 이날은 특별한 문화공연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자유발언에 쏟았다.

    우선 사회자는 그동안 자유발언대에서 나온 재치 있는 ‘어록’들을 소개했다. “물대포가 정말 안전하다고 했는데, 그럼 비데로 한 번 써봐라”, “언제는 부시만 믿으라고 했는데, 이제는 미국 업자들까지 믿으라고 하나. 그럼 다음엔 누굴 믿지”, “물대포차 사고 군화 업그레이드 시키라고 우리가 세금 낸 줄 아냐”

       
      ▲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예비군들. (사진=손기영 기자)
     

    입담 좋은 시민들의 쏟아낸 자유발언 어록은 행사장 분위기를 금세 ‘화기애애’ 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의 국민무시와 눈가림식 대책에 분노했던 시민들은 그런 감정들을 이제 ‘해학’으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이어 본격적인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자신을 ‘사법제도의 피해자’라고 소개한 중년여성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은 비단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며 “솔직히 앞으로 임기 내내 계속 광장에서 ‘반대’만 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우선 정부가 더 이상 잘 못하지 않게 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개정해서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덕성여대에 다니는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미국에게는 ‘벌벌’거리고 국민들에게는 ‘땅땅’대는 것이 이명박 정부”라며 “얼마나 미국한테 비굴하게 행동했으면,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국민들은 과학적 근거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할 정도로 국민들을 깔보고 있겠냐”며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직장인은 “우리가 맨날 이명박 정부와 경찰에 당하고만 있을 수 없지 않냐”며 “그래서 하나 구해온 무기가 있는데, 바로 ‘쥐포스’”라며 쥐 잡는 약을 직접 준비했다. 이어 “쥐가 자주 출몰하는 곳에 ‘쥐포스’를 놔둬야 되는데, 한반도 대운하·의료민영화·0교시 수업 현장 등이 바로 그곳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5일 저녁부터 7일까지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을 통해, 오는 10일 예정된 ‘100만 촛불대행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본격적으로 이끌 예정이다.

    6일 정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별도의 주최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는 ‘이명박 정부 규탄 집회’가 있고, 7일 오후 4시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심판 범국민대회’가 열린 뒤, 시청 앞까지 가두행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촛불대행진은 매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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