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시간 캠핑 투쟁…각종 공연도
        2008년 06월 04일 06:5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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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과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밤. 서울시청 광장에 세차게 내리는 비도 거리에 모인 사람들의 타오르는 분노를 끌 수 없었다. 악천후를 뚫고 27회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2만 여 명의 시민들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쇠고기 대책이 미봉책에 불과한 것으로, 그 정도로는 자신들의 촛불을 끌 수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시청광장에 내리는 비도 그들의 타오르는 분노를 식힐 수 없었다.(사진=뉴시스)
     

    이날도 시민들의 행진과 함성은 세종로 사거리에서 가로막혔다. 하지만 행진 대열은 이에 아랑곳없이 시민들은 ‘이명박 아웃’, ‘고시 철회’ 등을 외치며, 노래하고, 춤추고, 토론하며 새벽 2시까지 ‘축제’를 이어갔다.

    외치고, 춤추고, 토론하며 새벽 2시까지

    이날 전경들은 시민들을 인도로 내몰며 자진해산을 유도하는데 주력했다. 이같은 모습에 시민들은 "선거가 무섭긴 무섭다", "360도 달라진 모습이 적응이 안 된다. 너무 속보인다", "속으로는 미안하나보네" 등의 야유를 남기기도 했다. 

    이날 검찰의 카메라 채증이 시위대의 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는데, 인권침해 감시단들은 “내란죄, 폭행죄, 강도 등의 중범죄를 제외하고 영장이나 정복착용 없이 채증하는 것은 불법”이라며 이를 저지했다. 시민들은 또 "화장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 "나 오늘 꽃단장했다","이왕 찍을거면 얼짱 각도로 찍어달라"고 비꼬았다.

    또 이날 시민들은 정부의 폭력진압을 항의하기 위해 "민중의 몽둥이, 어청수 경찰청장은 즉각 물러나야 합니다, 촛불은 물대포에 꺼지지 않습니다.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들을 들고 경찰청까지 행진했다.

    30여대의 전경차로 둘러싸인 경찰청 앞에서 시민들은 ‘어청수 퇴진’ 을 외치며, 전경차 바퀴의 바람을 빼고, 불법주차 스티커를 붙이고, ‘이렇게 큰 차량은 혼자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배후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다’ 는 등의 낙서를 전경차량에 남기기도 했다.

    국민이 성공하려면 이명박 실패해야

    이에 앞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는 100일을 맞이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성토가 주를 이뤘다. 동맹휴업을 결의했다는 유민 성공회대 총학생회장은 "대학생들이 이명박 정부의 100일 학점을 매긴다면 ‘F’"라며 "이제 국민이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이명박 정부가 실패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대학생들의 동맹휴업이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리의 의사 우석균씨는 “미국 현지에서 광우병 발생해도 수입을 중단하지 못하는 협정문을 그대로 놔두라는 게 국민 요구였나”면서“국민요구는 협상을 무효화하고 재협상하라는 것인데 협정문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자율 규제한다는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광우병 문제와 함께 대운하, 의료민영화, 교육자율화, 가스, 물, 전기 등을 모두 팔아먹으려는 이명박 정부에 맞서 민주노총이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은 민주노총이 조직적 수준에서 ‘처음으로’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촛불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이어 서울 시청앞 촛불문화제에 합류했다.

    하지만 악천후 등으로 인해 참가한 인원이 목표로했던 규모보다 작아 현장 분위기가 시종일관 무거웠다. 민주노총은 300여명의 인원으로 촛불결의대회를 시작했다. 뒤늦게 조합원들이 합류해 1000여명으로 불어났지만, 목표로 했던 2,000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초라해 보인 민주노총 집회

    이와 관련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적어도 최소한 2,000명은 올 줄 알았다"면서 "냉정하게 말해서 이게 바로 우리 노동 운동의 현실"이라며 곤혹스러워 했다. 민주노총의 또 다른 관계자는 "날씨도 안 좋고, 정부 입장이 바뀌면서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김이 빠진 것 같다"면서 "시청 광장에는 얼마나 모였냐?"며 궁금해 하기도 했다.

    이같은 저조한 참석에 이석행 위원장은 "이 청계마당에 우리 동지들이 가득 들어찼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주요 간부들만 어렵게 참석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소녀들조차도 공권력에 무서워하지않고 경찰이 물대포를 쏴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제는 민주노총이 더 이상 뒤에서 앞뒤를 제거나 멈칫 거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 부름과 거대한 함성에 답하지 못하면, 우리가 설 곳이 없다. 총파업투쟁으로 우리가 이명박 정부를 거꾸러뜨려야 한다”며 거듭 결의를 당부했다.

    쇠고기 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민주노총이 총파업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자영업을 하는 이양수(47)씨는 "쇠고기 문제는 전 국민적 문제로 누구나 다 참여해야 한다. 민주노총으로서는 보수 언론 등에 공격당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그간의 안 좋은 이미지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국민들의 분노가 한계에 도달해 총파업보다 더한 것이라도 해야할 때다. 민주노총이 제대로만 한다면 이번만큼은 시민들도 달리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민주노총이 대기업 중심의 조직인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 국민을 위한 총파업을 할 수 있겠느냐? 전례를 보면 못할 것 같다"면서 "어설프게 할거라면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우병국민대책위 안진걸 팀장은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운수노조처럼 각자 처한 위치에서 투쟁을 벌이고 폭력적인 공권력을 막아주는데 힘을 보탠다면 많은 국민들도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72시간 캠핑 투쟁

    반면 전경렬(27)씨는 "한 사람이라도 힘을 더 보탠다면 나쁠 것이야 없겠지만 순수한 시민들이 만들어놓은 싸움에 정치적인 조직이 결합하는 게 그렇다"면서 "함께 하더라도 이름을 빼고 합류했으면 좋겠다. 순수한 시민들이 시작한 싸움인만큼 우리 손으로 끝까지 마무리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오는 5~7일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을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텐트치고 캠핑하기, 릴레이 문화공연, 자유발언대, 횡단보도 시위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4일에는 각계 원로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자들이 함께 하는 ‘한미 쇠고기 재협상 촉구, 국민기만 이명박 심판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시국농성에 돌입하고, 오는 10일에는 전국적으로 100만 명의 시민이 모이는 ‘제 2의 6.10항쟁’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이날 정오에 마감된 미국 쇠고기 수입 검역기준 고시 무효를 위한 국민소송 청구인단에는 총 10만3,771명이 동참했다. 민변은 오는 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행 및 인권탄압 대응을 위한 법률지원단’ 대리인 자격으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청구서 및 효력정지가처분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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