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받는 일 한두 가지가 아니다"
    By mywank
        2008년 05월 31일 08: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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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는 다양한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이명박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는 비단 ‘광우병 쇠고기’ 뿐만이 아니었다. 등록금 문제, 경찰의 강경진압, 한미 FTA, 친미성향, 공공부문 민영화, 대북강경 정책…. 31일 오후 3시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이뤄진 ‘등록금 인상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참여한 4,000여 명의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손에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다양한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미친소 미친교육, 탄핵’이란 피켓을 들고 있었던 최정아 씨(23)는 이명박 정부 들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등록금 문제’ 지적했다. 우선 최 씨는 “광우병 문제도 심각하지만 등록금 문제도 시급하다”며 “이명박 정부는 정말 ‘꼴갑’도 골고루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대체 잘 하는 게 없다

    그는 이어 “매년 등록금 투쟁을 해왔는데, 학교에다 항의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다”며 “이제 정부가 나서서 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 줄 때가 왔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이명박 정부는 대입자율화를 통해 다시 대학을 서열화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교육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보다, 지금의 기득권을 고착화하는 정책들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에 가면 주동세력, 가운데는 중심세력, 뒤에 가면 배후세력, 인도가면 동조세력’이란 피켓을 들고 있던 윤형율 씨(21)는 최근 가두행진을 벌이는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 문제를 지적했다. 윤 씨는 “경찰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가두행진을 ‘불법집회’로 규정하며 강경진압하고 있다”며 “얼마 전 가두행진에 동참했는데, 강경시위를 진압할 때만 동원되는 ‘방패부대’가 온 것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윤 씨는 “요즘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을 느낀다”며 “올해가 08년 인데, 이것을 뒤집으면 80년이 되는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닌 것 같다”며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 대학로 집회를 마치고 시청 앞 까지 가두행진을 벌이는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한미 FTA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하는 정부’란 피켓을 들고 있던 김만익 씨(24)는 “한미 FTA가 되면 농업은 어느 정도 손해를 보지만,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수출 주력상품은 큰 이익이 생긴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를 ‘미국식 구조’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며 “대다수의 국민보다는 극소수의 재벌만을 위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짱친 2mB’란 피켓을 들고 있던 황사랑 씨(33)는 이명박 정부의 ‘친미성향’을 비판했다. 황 씨는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는데, 이번에 하는 것을 보면 미국정부의 공무원 같다”며 “어떨 때는 미국사람보다 더 미국사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은 미국정부 공무원

    그는 또 "이번에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에 갔는데, 지나친 친미성향 때문에 제대로 대접도 받지 못했다“며 ”미국 말고 다른 나라들하고도 친해져야 하는데, 외교도 잘 못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공공의 적’이란 피켓을 들고 있던 이용석 씨는 “국가의 기본적인 임무가 공공재를 보장하고 이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국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런 공공분야가 민영화 된다면, 돈 없는 사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공공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박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은 집회를 마치고, 오후 5시 반부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행진’을 진행했다. 행진에서 참가자들은 “독재타도, 명박퇴진”, “협상무효, 고시철회”, “등록금 투쟁해, 부모님께 효도하자”, “한미 FTA 반대” 등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다양한 구호를 외쳤다.

    가두행진에 참가한 조영섭 (49)씨는 “국민들에게 이렇게 다양한 욕을 먹는 정부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아 (21)씨 역시 “국민들이 이렇게 들고 일어나는데, 모른 척하면서 버티고 있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어이없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정말 국민들과 소통하기를 포기한 정부 같다”고 말했다.

    종로 5가를 거쳐 을지로를 따라 행진하면서 가두행진의 참여하는 시민들의 숫자는 계속 늘어났고, 을지로 입구 부근에서는 상복을 입고 시위를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도 대열에 합류했다. 시민들은 오후 6시 20분 목적지인 서울시청 앞 광장에 도착했고,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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