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서 촛불 들 일 많을 것"
By mywank
    2008년 05월 31일 12: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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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귀국준비를 하고 있을 30일 저녁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2만여 개의 촛불들로 가득했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29일 ‘장관고시’를 발표하며 이 대통령의 편안한(?) 귀국길을 도우려 했지만, 들불처럼 일어나는 성난 민심은 이날도 잠잠해지지 않았다.

‘고시강행, 국민심판’이란 경고성 짙은 주제로 열린 ‘23번째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또 ‘장관고시’를 강행하며 마지막 남은 국민들의 바람까지 저버린 정부를 향해, 그들 나름의 다양한 ‘반 정부노선’을 준비하고 있었다. 고시발표 이후 민초들의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30일 저녁 서울시청 앞 촛불문화제에서 만난 시민들. (사진=손기영 기자)
 

예비군 훈련복을 입고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조광신 씨(28)는 민심을 저버린 정부에 맞서 ‘촛불문화제의 정례화’를 주장했다. 조 씨는 “국민들이 고시철회·협상무효를 외쳤지만, 이를 끝까지 무시했다”며 “귀머거리 정부의 귀가 열릴 때까지, 국민들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촛불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말하는 다양하고 투쟁 전술

이어 “이번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뿐만 아니라, 한반도대운하·의료민영화 등 앞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우리가 촛불을 들 일이 많을 것”이라며 “촛불문화제를 정례화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원 씨(21)는 ‘투쟁의 다양화’를 주문했다. 최 씨는 “그동안 촛불문화제와 가두행진 등에만 집중된 있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이제 다양한 곳에서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광우병 안전지대 선포 캠페인·등교거부 투쟁 등 이명박 정부를 압박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인 김정숙 씨(45)는 ‘가정에서의 실천’을 강조했다. 김 씨는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될 것 같은데, 일단 우리 집의 식단부터 조정할 생각”이라며 “우리 집부터 미국산 쇠고기를 절대 먹지 않고, 주변에 있는 지인들에게도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계속 알리는 노력을 개인적으로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손기영 기자
 

정해진 씨(62)는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정 씨는 “내가 안양 동안구에 사는데, 이번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출신 도의원이 출마한다”며 민심을 저버린 이명박 정부에게 뜨거운 맛을 보여주기 위해, 한나라당 후보는 절대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학 스님은 정부에 대한 질책에 앞서 ‘자성론’을 강조했다. “지금 당장 기득권자들은 변할 수 없지만, 국민들 스스로가 근본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인다면 권력도 천천히 변하게 된다”며 “10~20대들은 많이 깨어나고 있는데, 경제문제에 눈이 먼 기성세대들은 보수적인 담론을 쫓아가다 이런 문제들을 발생시키는데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권 포기, 조선일보 절독

김태견 씨(27)는 보수신문에 대한 ‘구독포기’를 결정했다. 김 씨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 집에서 <조선일보>을 봤는데, 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다루는 <조선일보> 기사에 정말 실망하게 되어, 부모님께 신문을 바꾸자고 했다”며 “부모님도 내 생각에 동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촛불문화제 행사장 주변에는 ‘조·중·동’에 광고를 실으면 그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피켓을 든 대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밤 9시 10분 경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밤 10시 30분에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귀국에 맞춰, ‘청와대 입성저지 행진’을 벌였다. 또 이명박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가 도착하는 성남 서울공항 주변에는 ‘성남시국회의’ 소속 회원 20여명이 밤 9시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문화제를 벌였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31일 오후 4시 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또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앞 광장까지 가두행진을 할 예정이며, 저녁 7시부터 시청 앞 광장에서는 10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이명박 정부 규탄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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