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하세요? 우리 당 상황실 이용하세요"
        2008년 05월 30일 06: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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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보신당 상황실로 보내온 문자.
     

    29일, 고시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2㎞의 긴 시민행렬이 광화문에서 전경 차에 막혀 방향을 돌리면서 갑자기 분산되기 시작했다.

    대다수가 빠져나간 뒤 그 자리에 남아있던 2천여명의 시민들 중에는 “여기서 싸우자”고 주장하며 자진해서 남은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앞쪽 전경과 마주보고 있다가 돌아서는 움직임을 못보는 등 미쳐 따라기 못했던 시민들이었다.

    믿을 수 있는 정보제공처

    이들은 몇 만이나 되는 시민과 함께 있다가 순식간에 썰렁해진 거리를 보며 경찰이 곧 연행하지 않을까 극심한 공포감을 느끼는 듯했다. 특히 지도부가 없다 보니 ‘본대’가 어디 있는지 연락할 사람이 없어 더욱 불안감에 떨었다. 

    이처럼 시위 참가자들은 그야말로 믿을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또는 단체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특히 최근 경찰 프락치에 대한 소문까지 겹치며 불안감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진보신당의 상황실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몇 안되는 ‘믿을 수 있는’ 정보 제공처가 되고 있다.

    진보신당 이동상황실을 맡고 있는 신석호 실장의 전화번호가 이번 촛불문화제의 배후(?)인 다음 <아고라>에 퍼지면서 신 실장의 전화로 문의전화를 걸어오는 시민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진보신당 중앙당에 위치한 상황실에도 긴급 전화와 문의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다.

    특히 경찰의 강제연행이 이어졌던 지난 주말과 월요일, 화요일엔 신 실장의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많았다. 경찰의 연행이 뜸해진 요즘도 하루 20~30통의 전화와 5~6건의 문자가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대의 위치 등 정보를 요청하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 시위 참여 중 불안한 시민들이 진보신당 상황실을 이용하기도 한다. 사진은 아이와 함께 참여한 엄마들.(사진=뉴시스)
     

    신 실장은 “주로 상황이 발생하는 쪽에서 전화가 많이 왔다. 29일에도 세종로 4거리 부근에서 시민들이 자리에 앉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왜 앉는 것인지, 앉아도 되는 것인지 문의하는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전화들은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불안한 마음에 연락을 해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동상황실을 통해 도움을 줄 사람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페 피신 시위대 진정시키기도

    한 번은 가두행진 중 경찰의 연행을 피해 인근 까페로 피신했던 10여명의 남녀가 진보신당 상황실을 통해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었다. 이에 중앙당 상황실은 이동 상황실 측에 연락을 취했고 신 실장이 그들을 찾아 진정시키고 데리고 나온 적이 있다.

    신 실장은 “당시 상황은 경찰들이 연행에 나서 겁에 질린 시민들이 까페로 들어가고 불안한 마음에서 차마 나가지 못했던 것”이라며 “마음의 진정을 시키고 데리고 나갔고 이들은 다시 시위에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진보신당은 앞으로 더욱 편리한 상황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바일 서비스를 개통해 휴대폰으로 시시각각 진보신당 홈페이지를 통해 올라오는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휴대폰에서 2048#1을 누른뒤 인터넷 접속 버튼-nate(SK), magic-N(KTF), ez-i(LG)-을 누르면 본대의 이동상황을 파악할 수가 있다. 

    한편 진보신당의 변호인단의 활약도 눈에 띄고 있다. 이덕우 공동대표, 박갑주, 김정진 변호사 등 21명으로 구성된 진보신당의 ‘촛불 시민지킴이 변호인단’은 거리행진 이후 연행자가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길 위의 변호사들 활동도 눈에 띄어

    이들은 진보신당 상황실을 통해 법률적인 조언을 요청하는 시민들에게 필요한 경우 변호인단에게 연락을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 통상 하루 한 명당 3~4명꼴로 경찰의 조사방법 등과 같은 법률 상담을 해주고 있다. 이렇게 면회한 시민의 수가 110여명에 이른다고 진보신당은 밝혔다.

    변호인단은 이렇게 상담이 이루어진 경우 다음 날 민변소속의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연행자들을 면회하고 있다. 김정진 변호사는 “공권력에 의해 어이없이 연행된 시민들을 심리적으로 안정시켜준다는 것만으로도 촛불지킴이 변호인단의 활동은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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