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촛불만으론 안돼…위력적 가두행진"
    "쇠고기 투쟁, 청와대 돌진 목표아냐"
    By mywank
        2008년 05월 30일 05: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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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토요일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던 시민들이 청와대로 향하면서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광화문 저지선이 뚫리면서 시위대가 청와대에 보다 가까이 가자 경찰이 무리한 강경진압을 선택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하루 밤이 다 지나가도록 거리 위에서 강하게 저항을 한 것이다. 

    6월의 첫날에도 분노는 이어져 오후부터 거리 시위가 시작돼 날이 바뀐 2일까지 시민들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다.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국정쇄신, 인물교체 등 많이 들어본 유행가 가사 같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거리의 시민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레디앙>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광장과 거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요구는 같아도 촛불문화제와 거리 시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입장이 있다. 집회와 시위 현장에서는 종종 이런 시각들이 서로 부딪치며 논쟁이 되기도 한다. 

    보다 강한 저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상대적으로 평화적인 방법을 강조하는 사람들 사이의 이견은 토론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레디앙>이 이른바 매파, 비둘기파로 얘기되는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한 이유다.

    이들의 좌담은 격렬한 충돌이 발생하기 이틀 전이자 장관 고시가 발표된 지난 달 29일에 진행된 것으로, 이후 상황이 적지 않게 변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은 여전히 경청할 만하다. <편집자 주>

    온라인 상에서는 "앞으로 경찰들이 길목을 막기 힘든 광화문에서 촛불문화제를 하자", "가두행진 때 닭장차를 한번 타보자" 등등 적극적이거나 강경한 입장을 가진 시민들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반해 "그동안 그래왔듯이 평화적으로 하자"는 온건한 발언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지난 29일 저녁 7시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촛불문화제 참석 시민 4명과 함께 청계광장 인근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매파’로 불리기 원하는 김찬규 씨(32)와 장일호 씨(26)는 사실 문화제보다는 이후 벌어질 가두행진에 동참하기 위해 현장에 참여한다고 했다. 그들은 장관고시를 강행한 이명박 정부를 향해 ‘본때’를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촛불문화제로는 성이 차지 않는 사람들이다. 

       
      ▲ 촛불문화제와 가두행진의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비둘기파’로 불리길 원하는 지정일 씨(29)와 전영재(28) 씨는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여해 장관고시를 강행한 이명박 정부를 향해 촛불은 들겠지만, 가두행진에는 가급적 동참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를 움직인 힘은 ‘촛불의 힘’이라는 생각과 가두행진은 소모적이고 평화적이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이견과 공감 그리고 절충

    좌담이 시작한 초반부터 양쪽 사이에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 한쪽에서는 “지금 촛불만 들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고, 다른 쪽에서는 “가두행진 같은 방법을 모든 시민이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날 좌담회에서 설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민심을 저버린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투쟁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은 모두 공감했다. 또 양측은 이번을 계기로 집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개선되었고, 참여의 폭이 늘어났다는 점을 성과로 꼽았다. 또 낮에는 ‘가두시위’하고 밤에는 ‘촛불문화제’하자는 즉석 절충안도 나오기도 했다.

    이날 ‘짱돌토크’에 참여한 지정일 씨는 철도공사 기관사이며, “평소 회사에서 파업을 할 때 국민들한테 욕을 많이 먹었다”며 평화적이고 새로운 시위문화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개성있는 헤어스타일을 하고 나타난 전영재 씨는 현재 인터넷 카페 ‘정책반대시민연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종대 영문과 4학년 학생이다. 또 ”아이디가 ‘풀 뜯는 소’일 정도로 평화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장일호 씨는 현재 명지대 정외과 3학년이며 “촛불문화제에서 민족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아리랑’과 ‘애국가’가 흘러나오는 것이 짜증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지금까지 가두집회에 여러 번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29일 저녁 7시부터 약 1시간 반 동안 청계광장 근처 카페에서 ‘짱돌토크’를 진행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찬규 씨는 구체적인 직업은 밝히지 않은 채, 그냥 ‘직장인’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그는 몇일 전 가두집회에서 강제로 연행하는 경찰과 당당히 ‘맞장’뜨는 장면이 <BBC> 인터넷판에 나왔다는 점은 자랑스럽게 이야기했고, 항상 가두행진의 ‘선봉대’에 서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는 평범한 30대 남성이었다. (편의상 ‘매파’ 쪽의 패널은 빨간색, ‘비둘기파’의 패널은 파란색으로 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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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날 좌담회의 주요내용이다.

    김찬규= 우리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리고 정부에서 오늘 ‘장관고시’를 발표했다. 정부가 고시를 강행한 마당에 시민들도 이제 끝장을 보려고 하지 않을까? 그동안 ‘토끼몰이’식 진압방법으로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연행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고시까지 발표된 오늘은 국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제일 살벌할 것 같다.

    지정일= 정부가 국민들의 촛불 때문에 장관고시를 늦췄지만, 미국과 재협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미국보다 약자이기 때문이다. 나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정부가 장관고시를 철회하고 재협상에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내심했지만, 이것이 국제질서의 냉정한 부분이다. 정말 애통하다.

    장관고시 강행, 국민들 뿔났다

    장일호=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생존권을 지켜야할 대한 대한민국 정부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를 장관고시를 강행하면 안됐었다. 지금 국민들의 분노를 극에 달하고 거리로 뛰쳐나온 이유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미국에 목소리에만 귀 기울인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인 미숙’이 빚은 결과이다. 지금은 촛불만 들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전영재=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그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참담한 심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거리행진은 악순환의 반복이었다. 시위대 흥분하면 전경들도 흥분한다. 또 전경들이 강경하게 나오면 시민들도 이에 지지 않으려고 강하게 나온다.

    이 때문에 충돌이 발생하고, 다치는 사람도 생긴다. 또 가두행진에서 시민들의 움직임이 통일도 안 되고 명령체계도 없기 때문에, 산발적인 충돌이 발생 되서 이로 인한 문제도 발생되기도 한다.

    장일호=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가두행진은 운동권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나와서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누군가의 명령 없이 하는 것이다. 스스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시민의 역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찬규 씨. 
     

    지정일= 조금 착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가두행진을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모든 시민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나뿐만 아니라 가두행진을 원치 않은 시민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회사에서 집회를 하면 모든 사람들이 이를 동의하는 것이 아니다. 원치 않는 사람들도 이에 강경파들의 요구에 못 이겨 같이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장일호= 촛불문화제 뿐만 아니라, 가두행진도 시민들이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또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최후의 저항 수단이다. 거리행진을 강경파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찬규= 가두행진 역시 정부와 반정부세력과의 게임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말해 공권력과 국민권력과의 최후 항쟁일 것이다.

    아직 시민들의 자제력이 아직까지 대단한 것 같다. 원칙적으로 ‘비폭력’을 유지하면서 규모를 최대한 넓혀야 한다. 하지만 민심을 저버리는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인내가 한계치를 넘는다면 가두행진은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거세질 것이다.

    장일호= 정부나 보수언론에서 가두행진을 불법집회로 매도하고 있는데, 가두행진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이 이 이상 비폭력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경찰이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공권력을 휘둘렀지만, 시민들이 많이 참았다. 가두집회는 정당한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정일=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게 있는데,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가두행진 때문에 주변도로가 봉쇄되어, 발을 동동 구르는 운전자들도 있을 것이다.

    만약 가두행진을 하더라도 가두행진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시민들을 생각하는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소리를 낼 때 꼭 강경한 방법밖에 없을까? 방법은 다양하다. 좀 더 성숙된 시민의식을 정부에게 보여주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다.

    가두행진 "모든 시민 동의 안해" vs "앞으로 더 동참할 것"

    김찬규= 정부가 민심을 거스르고 장관고시를 강행한 마당에, 무슨 상관이냐. 나는 오히려 가두집회 계속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 아직 가두집회에 참여하지 않은 시민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동참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상해임시정부가 구성하기 위한 독립투사들의 싸움, 4.19나 5.18 역시 잘못된 권력과 맞선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속에서 진행되었다. 국민의 권리는 스스로 싸워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전영재= 가두행진에 나서는 사람들만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가두행진에 나서는 시민들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부분은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가두행진의 본래 목적은 주변 시민들에게 미국산 쇠고기와 장관고시의 문제점을 알리는 것인데, 청와대로 돌진하는 것이 주목적이 되어버린 것 같다.

    지금까지 가두행진을 통해서 얻어진 것이 무엇인가? 시민들의 연행, 부상자들인가? 사실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장관고시를 연기하고, 미약하나마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등 국민들의 눈치를 보게 된 것은 가두행진이 아니라, 평화적인 촛불문화제를 통해 얻어낸 결과이다.

       
      지정일 씨.
     

    장일호= 나도 지금까지 가두행진에 여러 번 참여했는데, 참가자들이 서로 질서를 잘 지키자는 공감대가 있다. 또 가두행진을 할수록 주변들이 이에 호응해 시간이 갈수록 가두행진 참가자들이 수가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지정일= 정확한 표현으로 말하면 가두행진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좀 더 질서를 지키고 평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 이다.

    전영재= 효율성의 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이명박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길 싸움’을 해야 한다. 한번 가두행진을 하면 연행되는 시민들이 항상 생기고, 다치는 사람들도 생긴다.

    또 새벽까지 진행되는 행사에 모든 사람들이 결국 지친다. 여러 가지로 소진되는 것이 많은 가두집회는 이기는 싸움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굳이 힘을 낭비할 필요가 있는가?

    김찬규= 가두행진에 참여하면서 느낀 건데, 행진이 시작될 무렵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았지만, 가두행진이 진행될수록 사람들이 많이 동참한다. 그래서 어느덧 규모도 늘어나고 우리의 목소리를 낼 힘도 커지게 된다. 일종의 ‘규모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가두행진, 힘에 중심 둔 발상" vs "4.19-5.18 가두행진부터"

    지정일= 힘 있는 사람이 이기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무장한 공권력은 시민들보다 물리적으로 힘이 세다. 가두행진 등의 행위가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는 부분을 지적하고 싶은데, 물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공권력에 맞서 시민들이 ‘수적우위’를 통해 싸우려고 하기 때문에, 발상 자체가 힘과 힘의 대결을 추구하는 것이다.

    김찬규= 4.19나 5.18도 물리력을 앞세운 공권력에 맞서, 수많은 시민들의 힘이 한데 모여, 강하게 저항해서 얻은 산물이다. 가만히 촛불만 들고 있다가는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더욱 무시하고, 탄압할 것이다. 싸워야 한다.

       
      장일호 씨.
     

    지정일= 조금 구분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4.19나 5.18은 민주화 항쟁이었다. 지금은 민주화란 거대담론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먹을거리 문제 즉 쇠고기 문제가 쟁점이 되어 싸우는 것이다.

    전영재= 결과가 좋다고 해서 과정이 정당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두시위가 시작된 뒤로부터 촛불문화제에 나오는 십대들이 더욱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점점 평화적인 촛불문화제가 본래의 모습을 잃고 가두행진으로 변해가는 모습에 대한 실망이 큰 것 같다.

    촛불문화제의 주인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었다. 가두행진으로 번지기 전 촛불문화제는 10대 학생들에게 정치의식과 사회참여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었다.

     가두행진 중에 경찰과 충돌하며 사람들이 다치고 연행되며, 현행법을 위반해서 경찰에게 ‘불법시위’라는 빌미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를 무릅쓰면서까지 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든다.

    김찬규= 처음에는 강제로 연행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비폭력’을 주장하며 자발적으로 연행되어 가는 것이다. 가두행진이 비폭력적인 행동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라도 경찰에 자발적으로 잡혀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정일= 경찰이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하는 가는 것도 반대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연행되는 상황도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이런 상황 자체가 소모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는 쪽이 지는 경우처럼 말이다.

    전영재= 소모전 가면 우리가 진다. 권력이 없다. 우리는 개미이다. 장기전으로 가면 우리가 진다. 이명박이 장기전으로 천천히 가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작은 예로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을 진압할 때도 처음에는 시간을 끌면서 힘을 빼다가, 사람들이 한두 명씩 빠지는 새벽에 강경진압을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우리는 법으로 싸워야지 주먹으로 싸우면 안 된다.

    낮엔 가두행진, 저녁엔 촛불문화제?

    전영재= 합법적으로 낮에는 가두행진을 하고 저녁에 촛불문화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합법적인 양면작전을 펴야 한다. 그래야 경찰들도 우리한테 트집 잡을 것이 없을 것이다. 낮에는 합법적으로 매파의 주도 하에 가두행진을 하고, 밤에는 비둘기파 중심으로 촛불문화제를 하는 전략적인 행동을 취하면 좋겠다.

       
      전영재 씨.
     

    김찬규=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단체들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입장차를 보이는 부분도 있었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었다.

    장일호= 이번 촛불문화제나 가두행진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나라 집회문화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집회’라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다.

    지정일= 지금 우리는 4.19같은 혁명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집회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서 집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또 촛불문화제란 평화적인 방법으로도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었던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집회는 좀 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장일호= 물론 비폭력적으로 하자는 데는 동의하나, 잘못된 정부에게 사람들의 분노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것은 중요하다. 가두로 나갔다고 해도 폭력적이고 강경파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찬규= 사회문제에 있어서도 ‘피드백’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정부와 국민들 사이에 피드백이 존재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법 못지않게 행동도 중요한 것이다.

    전영재= 이 피드백을 주는 방법이 강경한 방법밖에 없는 것은 아니지 않나?

    김찬규= 지금 국민들이 ‘인풋’을 줬는데, 정부가 ‘아웃풋’을 제공안하고 있지 않나?

    지정일= 문제는 타이밍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매파와 비둘기파 간에 임계점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금 당장 참여 인원을 늘리는 것보다, 앞으로 계속 참여하는 시민들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사람들이 냄비근성을 지적하면서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과 맞설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과의 싸움은 ‘장기전’

    전영재= 맞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이 사고 칠 게 앞으로도 한두 개가 아닐 것이다. 하루 이틀 만에 끝내는 싸움이 아니다.

    김찬규= 지금 강경하게 나가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나도 길게 가자는 주장에는 동의한다. 이 일로 이명박이 하야할 가능성은 없지만, 정권 내내 촛불집회가 계속 될 가능성은 존재할 것으로 본다.

    장일호= 지금도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기폭제가 되어 성난 민심이 활활 타고 있지만. 이것이 빨리 식는다면 더 큰 좌절감을 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 모두가 이런 열기가 식히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 아마도 계속적으로 시민들이 광장에서 만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 같다. 광장의 기능이 다시 희망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같다.

    지정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이러한 시민들이 여론이 정착이 된다면, 향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는 자극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이런 것을 만들 좋은 시점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단절될까봐 걱정되기 때문에, 지금 모든 것을 다 쏟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레디앙= 오랜 시간 좋은 말씀들 고맙다.

    이날 자리에서는 서로 다른 의견들이 제시되고 토론됐다. 촛불문화제나 가두 시위에 참여하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는 또 더 많은 견해들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견해들이 서로 자신을 주장하며 타인을 경청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폭넓은 공감과 강한 힘을 발생시키는 ‘민주적 장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좌담이었다. 광장의 촛불이든 거리의 함성이든 다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힘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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