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수노조 "단 1g의 반출도 막겠다"
        2008년 05월 28일 06:2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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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장관고시가 임박한 가운데, 노동계도 이에 맞서 본격적인 대응 태세를 갖추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운수노조는 노조 간부와 여성연대 회원 등 1백여 명 참가한 가운데  27일 오후 미 쇠고기가 보관된 용인 강동냉장 제2창고에서 운송 저지 촛불문화제를 열고 쇠고기 투쟁의 선봉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냉동창고 쇠고기 투쟁 ‘최전선’ 되나

    현재 이미 수입된 미 쇠고기가 보관 중인 냉동 창고 앞에는 장관 고시 후 쇠고기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동자·시민·사회단체들이 창고 앞을 ‘집회 장소’로 지정해 대부분 집회 신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도 장관 고시 직후 경찰 병력을 냉동창고로 보낼 방침이어서 냉동창고 앞은 미 쇠고기 투쟁의 ‘최전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용인의 미국 쇠고기 보관 창고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는 운수노조 조합원들.(사진=김은성)
     

    공공운수연맹 임성규 위원장은 "촛불시위가 거세지고 있는데, 우리가 숨을 죽이고 있거나 이 투쟁을 방관한다면 이명박 정부가 노동자의 목을 칠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또 "우리는 이미 국내에 반입된 쇠고기가 국민들의 식탁에 올라가는 것을 저지해야 될 임무를 띠고 모인 만큼 이젠 쇠고기 투쟁의 선봉에 서서 국민들과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운수노조 김종인 위원장은 "우리 투쟁은 단순히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 운반 저지로 그쳐서는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합의한 내용은 국민의 검역권뿐 아니라 건강권과 생명권을 미국에게 준 것"이라며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어 경제주권을 뺏기는 한미 FTA와 공공부문 사유화에 맞서는 투쟁에 온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자"고 말했다.

    쇠고기 투쟁 잘 해야 사유화 저치 투쟁 이긴다

    이기준 아시아나항공지부 위원장은 “쇠고기 파동 이후 아침부터 삼겹살을 먹을 만큼 고기를 좋아하는  10살짜리 아들이 식음을 전폐했다. 운송저지 투쟁으로 단 1g이라도 광우병 미국산 쇠고기를 반출하지 않겠다"면서 "이번 투쟁을 통해 우리 사회가 따뜻하고 자랑스러운 곳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광진 택시노조 경기 지부장은 "그간 여러 사업 일정을 핑계로 오늘 처음으로 촛불을 들었는데, 키우는 아이들 4명이 모두 미친소를 먹게 된다고 상상하면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껴 견딜 수가 없다"면서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 우리 동지들이 이 땅의 주인인만큼 운송 거부와 대국민 선전전을 통해 국민 대중의 힘을 보여주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미 쇠고기를 보관 중인 경기도 인근의 냉동창고 앞에서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여성연대회원의 엄마들도 이날 촛불문화제에 함께 했다. 

    4명의 아이들을 키우는 주부 최옥화씨는 "우리 아이들이 가장 즐겨먹는 라면스프에, 된장찌게에 들어가는 쇠고기 다시다에, 칼국수의 육수 등에 어떤 쇠고기가 들어가는지 분별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그 누구도 광우병 미 쇠고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60까지 살고 죽어도 후회가 없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같은 마음을 하나 둘 둘불처럼 일으켜 광우병 쇠고기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공공운수연맹, 쇠고기 투쟁 비상 회의 개최

    공공운수연맹은 오는 29일 이병렬 조합원 분신 및 광우병 쇠고기 투쟁 비상 대응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기 위해 비상 산별추진위 회의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수도권 지역의 간부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공공운수연맹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합원들의 자유발언과 민중가수들의 문화공연 등으로 2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영남권 조합원들도 동시다발적으로 부산 감만부두 앞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고 운송저지 투쟁을 결의했다.

    한편, 대학가에도 미 쇠고기 수입 저지 투쟁이 확산될 조짐이다. 비운동권인 서울대 총학생회가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 요구를 위한 동맹휴업 찬반투표를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실시하고, 연세대 총학생회 또한 서강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신촌지역 대학 총학생회와 연계해 별도로 촛불문화제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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