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참여 눈에 띄게 늘었다
    By mywank
        2008년 05월 23일 11: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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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국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의 장본인인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부결된 가운데, 이날 저녁 7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는 얼마 안 있으면 장관고시가 발표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감돌았다.

    이날 사회를 맡은 권혜진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곧 장관고시를 발표할 것 같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포기하는 ‘장관고시’는 절대 안 되고, 만약 정부에서 강행한다면 우리 모두가 청계광장으로 바로 달려와, 이를 규탄하는 촛불을 들자”고 말했다. 

       
      ▲ 23일 저녁 청계광장에서는 ‘열여섯 번째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500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조촐하게 치러진 ‘열여섯 번째 촛불문화제’에는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했다. 바로 ‘20대 대학생들’이었다. 그동안 “사회참여에 소극적”이란 지적을 받으며, 촛불문화제의 ‘변두리’에 자리하고 있던 20대들이 이날 문화제에는 중심으로 등장하며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20대 대학생들은 전체 참여인원의 3분의 2를 넘었고, 이날 오후에 청계광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궐기대회를 벌인 한의대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학교 1학년 학생인 박재훈 씨는 “그동안 ‘행동’으로 보여주지 못한 우리들의 잘못이 크지만, 앞으로 사회문제에 적극 참여해서 ‘20대는 소극적이다’라는 오해를 벗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교 1학년 학생인 김민제 씨 역시 “그동안 우리가 무관심했던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아니”라며 “지금 보는 것과 같이 20대들은 행동하고 있고, ‘필’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명박 얼굴은 ‘쥐박’이고, 국민들에게 광우병 쇠고기 먹으라 ‘협박’하고, 그래서 미국에서 ‘속박’당하고, 결국 우리나라 경제는 ‘쪽박’차고, 이명박의 탄핵은 ‘임박’했다”. 이명박 대통령 이름의 ‘박’을 이용해 만든 한 아주머니의 유머가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준 가운데, 이날도 시민들의 ‘자유발언대’가 진행되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20대 대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31살 먹은 직딩’이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지금까지 4번 촛불문화제에 나왔는데, 우리는 절대 한가해서 여기 나온 것이 아니”라며 “뉴스에서 나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 한마디들 때문에, 여기까지 나오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중에 단지 촛불문화제 나오는 시민들이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권을 무시하는 이명박 정부에게 ‘촛불의 힘’을 보여주는 이러한 자리가 계속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금장준 씨는 “세상에 무관심하다고 평가받았던 우리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떨쳐 버리고, 시민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는 곳 한가운데에 20대들이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사진= 손기영 기자
     

    선생님을 꿈꾼다는 한 대학생은 “제가 나중에 꿈을 이루고 가르치게 될 아이들을 위해서 오늘 촛불문화제에 나오게 되었다”며 “광우병 위험이 있는 쇠고기를 먹고 제 눈앞에서 쓰러지는 학생들의 모습이 절대 발생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도 의사·선생님 등 자기가 원하는 꿈들을 갖고 있을 것인데, 언제 터질지 모르는 ‘미친소 폭탄’ 때문에, 우리들의 꿈을 이루기도 전에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결정을 비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고등학생은 “지금 우리는 이명박과 부시라는 사람들 때문에, 이 나라가 ‘미제시대’가 되고 있다”며 “옛날 ‘일제시대’ 독립투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국민들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쳐야 될 것 같다”며 이명박 정부의 대미종속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수원에서 왔다는 다른 고등학생도 “요즘 IT기술이 발달돼서 ‘GB’를 쓰는 세상인데, ‘2mB’ 밖에 안 되는 낡은 사고방식으로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며 “이제는 그런 칩은 갈 때가 되었고, ’2mB’ 짜리 대통령도 바꿀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4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수도권 집중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이날 전국 100여 곳에서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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