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당 혁신 재창당 어떻게 되고 있나?
        2008년 05월 23일 07: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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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의 재창당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있는 가운데, “창당정신 빼고 모든 것을 성역 없이 바꾼다”고 했던 민주노동당 혁신-재창당 사업은 지난 3월 20일 발표한 당명 개정, 국민평가위원회 구성, 진보대연합 등의 주요 과제가 당초 방침에 비해 후퇴하거나 조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의 재창당안은 당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6월 5일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3월 20일 혁신재창당 위원회 위원들이 ’10대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특히 당명 변경과 국민평가위원회 등의 과제들은 현재 뒤로 밀리거나 숨겨지고 있다. 지난 3월의 10대 과제에서 당명 변경은 “혁신-재창당이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의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라며 두 번째 과제로 올리면서 까지 적극 추진의사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당명 변경은 곧 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민노당 게시판 아이디 ‘아침143’은 “‘민주노동당’이라는 당명은 그 어떤 의미로 보아도 손색이나 결함없는 훌륭한 당명이며 이미 10년의 역사성을 간직하게 된 당의 상징”이라며 “당명 개정은 폭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타협과 후퇴를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당의 이상규 사무처장 역시 지난 5월 12일 당 기관지인 <진보정치> 칼럼란을 통해 “혁신의 시기에 변화를 거부하는 관성적, 보수적 경향은 당연히 타파되어야 하지만 혁신을 내세워 당의 정체성에 변질을 가하려는 시도 역시 타파되어야 한다”며 혁신-재창당 안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혁신방안에 ‘당명 개정’을 포함시킨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당명이 혁신의 대상이 아니라는 건 이번 총선에서 명확히 드러났는데도 당명 개정을 거론하는 건 초보적 정치 감각마저 없거나 그게 아니면 당원들과 국민들이 무얼 바라는지조차 모르고 주관적 상상에 갇혀있는 골방 기획일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명 변경에 대한 비판에 직면한 뒤 혁신-재창당 위원회는 당명개정에 대해 사실상 뜻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김장민 혁신-재창당 위원회 팀장은 “당명 변경은 당원의 2/3이상이 찬성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으로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인 과제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의 개혁이었던 국민평가위원회는 약 3주 전부터 운영은 하고 있으나 그 실체는 모호한 상태다. 혁신-재창당 위원회는 지난 3월 ‘국민평가위원회’는 “신망과 역량, 전문성, 당에 대한 애정이 있는 외부인사로 구성하여 엄격한 평가를 하고 문제점을 찾아내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당은 이를 경청하여 구체적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수호 혁신-재창당위원장은 “국민평가위원회는 당 밖의 여러 분야와 계층의 인사 23~2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국민여론조사도 평가위 차원에서 하고 어떤 면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인가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평가에 참여한 인사들의 면면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금종 혁신-재창당 위원은 “몇 분이 정치적인 것과 연결되길 꺼려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일 혁신-재창당 위원회 회의에서는 “국민평가위원회는 당 내부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고 결정한 바 있어 제한적 논의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 위원은 “우리는 (국민평가위원회를) 중요하게 보고 있으나 당과 상대적 독립성을 가진 한시적 기구로 새 집행부가 구성되고 나면 논의를 더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재창당안에 대한 당내 불만에 대해서는 “정파적인 이해득실보다는 당 혁신에 대한 설득을 계속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혁신-재창당 위원회는 당직자 등 당 간부들과 전 당원을 나누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토론안을 배포하고 순회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간부당원에 대한 설문조사는 450~500여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100여 개가 회수되었으며 전 당원 설문조사는 자발적 참여로 6월 초순까지 진행하게 된다.

    이어 이들은 6월 5일 초안을 공개해 6월 13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재창당안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예정이다. 김정민 팀장은 “지역 순회 토론안 등을 거쳐 다음주 쯤 초안을 작성하고 그 다음주 정도에 비대위원들과 함께 논의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규 서울시당 사무처장은 “혁신-재창당안에 대한 비판을 토론회에서 했고 진보정치에 올린 글은 당명 개정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를 한 것”이라며 “최근 재창당위에서 논의되는 것을 보면 (비판의 대상이었던)당명개정도 없고 국민평가위원회 역시 부각되지 않는 등 틀이나 내용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미 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예전 혁신-재창당안이 당원들로부터 반발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혁신안에 대해서는 “토론안이 의견수렴을 묻는 내용으로 너무 포괄적인 내용이어서 아직은 반응을 낼 수 없고 당내 논의를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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