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짱돌 토크, '20대' 논쟁으로 뜨겁게 확산
        2008년 05월 23일 05: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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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토익책 덮고 촛불 들고 싶습니다. 근데, 10대들 막상 취업 못한 이모 삼촌보면서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 인터넷에서는 20대의 정치 불참여를 욕하면서 현실에서는 취업 못한 그들을 한심하게 보는 이중잣대를 갖고 있지는 않으십니까?" – 누리꾼 20대2

    10대들아, 취업 못한 이모 삼촌 한심하다고 생각하잖아

    "20대 후반으로서 내 얼굴에 침뱉기겠지만, 솔직히 말해 대체로 20대 개념없는 거 인정한다. … 사회, 정치에 병적으로 무관심하다. 이기심에 허영만 가득하고 수동적이다. 내가 안 하면 남이 해주겠지 이런 심보도 심하다" – 누리꾼 희망있다

    "아직 돈 걱정 안하고 부모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밥먹으니 걱정없겠지. 30대 이상은 직장도 잡혀있겠다, 무리 안 갈 정도로 참여하면 그만이지, 20대는 가진 것도 없고 취직은 해야겠고 부모님 얼굴 보기도 민망하고" – 누리꾼 뀨삼

       
      ▲ 다음 블로거 뉴스 해당 기사에 붙은 댓글들.
     

    <레디앙>의 “형님들, 토익책 덮고 촛불 좀 들어요" 기사가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10대와 20대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며, 인기 블로거 뉴스 종합 베스트 2위에 오르는 등 누리꾼들에 커다란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 22일 저녁에 게재된 이 기사에는 23일 오후 6시 현재 조회수가 4만4천 회를 넘어섰으며, 225개의 댓글이 달려있다.

    독자들의 반응은 찬반이 팽팽했다. 기사에 공감을 표하며 ’20대’에 대해 날선 비판을 가하는 측과 ’88만원 세대’의 처지를 항변하는 댓글들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미선이, 효순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는 누리꾼 뭐지씨는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은 20대도 관심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방관을 하고 있는 것이다. 10대에는 부모님이라는 방어막이 있고, 20대 대부분은 부모님의 곁을 떠나 자립할 준비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중엔 부모님이 돈이 많아 30대 결혼까지 책임질 부모도 있지만, 대부분의 부모는 학비도 버거워한다. 그래서 20대 초반 대학생들은 빠른 취업과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취업이 우선시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우병으로 죽는 것보다 취업 못해 죽는 게 더 두려워

    그러면서 그는 "지금 20대 초반의 대부분은 미선이 효순이 사건, FTA 반대 등 이미 수많은 촛불문화제를 해본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저도 지방에서 참여했었다"면서 "하지만 아무리 촛불문화제를 한다고 해도 결국 이 나라는 권력과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대로 휘두른다는 걸 다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현실에 더 매진해 그들 위에 서기 위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누리꾼 20대 대학생은 "저는 20대 대학생 중 한사람입니다. 저희도 당연히 쇠고기가 심각한 문제인 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1년 등록금이 천만원이 되고 어학연수에 취업준비를 하다보면 졸업할 때는 부모님이 거의 7천만 원 정도의 돈을 저희한테 투자하십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면 취직을 잘 해야하는데 그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10년, 20년 뒤 죽는 것보다 당장 취업을 못해 죽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88만원 세대와 비정규직 세대에 내포된 의미를 잘 생각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호소했다. 

    누리꾼 휴씨는 "나도 20대이지만 나가고 싶다. 근데, 아침 8시30분에 출근해 10시에 끝나 집에 가면 해골 눕히기 바쁘다"면서 "쇠고기 문제도 좋고 촛불 문화제도 좋지만 현실은 박봉에 거기 가겠다고 하면 짤릴 판인데 쇠고기 먹고 죽기 전에 굶어죽는 게 더 빠를 거 같아 이러고 있는 거지 생각을 안하는 게 아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같은 항변에 대해 ‘이기적인 변명’이라는 반박도 적지 않았다. 누리꾼 저도20대씨는 "현재 상황에 급급해 계실 뿐 멀리 보지를 못한다"면서 "20대의 저조한 사회 참여로 계속 상황이 더 악화된다는 것을 모르시나요?"라고 반문했다.

    감성 10대도 위험하지만, 방관 20대 더 위험

    누리꾼 무명씨는 "나도 20대이지만, 요즘 20대들은 열정도 없고 분노할줄도 모른다"면서 "너무 감성적으로 행동하는 10대들도 조금 위험해보이지만, 너무 방관적인 20대들은 더 위험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누리꾼 남탓씨는 "어른 탓, 교수 탓, 사회 탓을 하는 대학생의 생각하는 수준이 아직 엄마 젖도 못 떼었다"고 했으며, 푸하씨는 "그럼 회사 갔다가 집회 나가는 사람들은 다 백수인가? 월급받아 가정 꾸리고 세금 내는 사람들에게 현실이 있지, 등록금 내고 축제 가고 용돈 받는 너네들에게는 현실이 없단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대학생 투표율을 보고 낙담했다는 누리꾼 진짜씨는 "투표는 하지 않으면서 등록금 때문에 데모한다는 뉴스를 듣고 한심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발등에 떨어진 불(취직)만 보이고, 그 다음 세상 살 일은 전혀 보지 못하니 이를 헛똑똑이라고 불러야겠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같은 댓글공방에 10대와 20대들의 싸움이 벌어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하며, 소통을 호소하는 댓들도 달렸다. 누리꾼 마미씨는 "주도하는 연령대가 10대이든 20대이든 그게 뭐가 중요합니까? 이럴 때일수록 국민들은 똘똘 뭉쳐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된다"면서 "우리끼리 이렇게 싸우지 말자"고 호소했다.

    한편, 촛불문화제 참석이 당연시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누리꾼 대학생씨는 "언제부터 촛불 시위가 당연히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죠?"라고 반문하며, "본인의 생각에 따라 참여할 수도 있고, 참여 안 할 수도 있는 것인데 촛불 시위에 참여안하면 마치 생각없는 것처럼 몰아붙이는 지금 분위기가 참으로 어이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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