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난 농민들 "이명박 말 하나도 못 믿어"
    By mywank
        2008년 05월 22일 05: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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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2일 오후 3시 여의도 광장에서는 ‘전국농민대회’가 열렸다. (사진=손기영 기자)
     

    국제 곡물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는 농민들을 위한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한미 FTA’,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추진하며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성난 농민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22일 오후 3시 ‘전국농민대회’에 모인 농민들은 “한미 FTA 반대, 쇠고기 협상 무효”를 외쳤다. 이어 농민들은 △쇠고기 협상 무효화 및 재협상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 정운천 장관 해임 △광우병 안전 특별법 제정 △화학비료 보조금 재시행 △GMO 옥수수 수입 중단 △비료, 면세유 값 폭등에 대한 특단의 대책마련 △AI 피해농가 보상 및 지원 △식량자급율 법제화를 요구했다.

    집회를 주최한 ‘한미 FTA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에 기뻐하며 손뼉을 칠 때, 축산농가를 비롯한 이 나라의 농민들은 가슴을 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며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은 이땅의 농민들의 생존권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까지 내팽겨쳤다”고 분개했다.

       
      ▲ 사진= 손기영 기자 
     

    이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한미 FTA가 별개라는 괴담을 퍼트리며 계속해서 한미 FTA 국회비준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미 FTA 4대 선결조건 중에 하나였던 쇠고기 문제가 어떻게 서로 별개가 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농업정책에는 ‘농기업’ 살리기만 있을 뿐, ‘농민’ 살리기는 하나도 들어있지 않다”며 “수천년 동안 민족의 먹거리를 책임져 왔던 농민들을 버리고 농업을 살리기 위한 정책을 펼친다는 것은 속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각 단체 관계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우리 정부가 광우병 문제를 제대로 알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추진했는지 모르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한미 FTA 하겠다‘, ’광우병 쇠고기 들여오겠다‘ 부시의 말만 잘 듣고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대표는 “미국에 다녀온 우리나라 대통령이 ‘몬타나주 쇠고기 판매과장’이 되어서 돌아왔다”며 “앞으로 이명박 씨를 ‘대통령’이라고 부르는 농민들은 ‘농민딱지’를 당장 떼어버리겠다”고 말했다.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사료값, 기름값 폭등으로 농민들의 걱정이 늘고 있는데, 국민들이 뽑아놓은 대통령 때문에 근심 걱정이 오히려 늘고 있다”며 “그래서 야당의원들이 어제부터 청와대 앞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찬물드시고 정신차리라’고 농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굳이 안된다면 미국과 쇠고기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할 필요가 없다”며 “그냥 장관이 고시를 하지 않고 무기한 연기시키면, 현재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들여올 수 있는 현재의 위생조건이 발효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는 말처럼, 우리가 고시를 하지 않으면, 마음 급한 미국이 먼저 재협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호경 한우협회장은 “이제 쇠고기 문제가 축산농민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국민들의 문제로 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를 홍보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피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농민.(사진=손기영 기자)
     

    이어 남 회장은 “그래도 오늘 오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미약하긴 했지만, 국민들에게 사과를 했다”며 “한 달 넘게 모든 국민들이 싸워서 사과를 받아낸 것이고, 조금만 우리가 더 싸우면 이명박 정부가 재협상을 할지도 모른다”며 농민들을 격려했다.

    박의규 한농연 회장은 “그동안 많은 농민들이 우리나라 농업현실은 개탄하며 목숨을 끊어 갔다”며 “그런데도 농민들은 정권이 바뀌면 대접받고 존경받는 농민이 될 줄 알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농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회장은 “이 정부가 들어 농민들에게 성공이 밀물처럼 들어오는 대신, 미친 소들이 밀물처럼 들어오고 있다”며 “우리의 의지가 꺾이게 되면, 이명박 정부는 앞으로도 농민들을 업신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장을 찾은 농민들도 이명박 정부의 ‘농촌 무시’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석수 씨(58)는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고기 전에 농민들을 위한 안전장치를 먼저 마련해야 하는 점을 잊고, 단지 ‘정치 논리’로만 쇠고기 문제를 풀어나갔다”며 “정운천 장관 역시 ‘상업 논리’로 농업경제를 바라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병균 씨(63)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하루가 멀다하고 비료값, 사료값, 기름값 등 농사짓는 모든 물가가 올랐지만, 농민들이 내다 파는 농축산물의 가격을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경제를 살린다고 해서 뽑았는데, 농촌 경제만 망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신동훈 씨(44)는 “오늘 이명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문에서 ‘농민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지만, 나는 절대 믿지 않는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했고, 법률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건지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씨는 숨소리만 빼고 모든 말이 거짓말”이라며 냉소적인 반응도 보였다.

       
      ▲ 이날 행사 후반부에는 ‘상징의식’도 진행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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