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들, 토익책 덮고 촛불 좀 들어요"
By mywank
    2008년 05월 22일 11:3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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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강화도 산마을고등학교 한편에 ‘발랑까진’ 고등학교들의 뒷담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름하여 ‘짱돌토크’다. 세상을 향해 ‘짱돌’을 던져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리다는 이유로, 또 학생들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편견 때문에 사회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기회가 없었던 학생들을 위한 자리였다.

나도 한마디 하고 싶어 <100분 토론>에 출연해 보는 것이 소원이라던 영우·동호·승룡이는 “손석희씨나 엄기영씨보다는 잘 모르지만, 보통 또래보다는 사회문제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는 학생들이었다. 또 “그동안 공개적으로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는 자리가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 ‘짱돌토크’에 앞서 영우, 승룡, 동호가 학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개그맨 김구라 못지않은 거침없는 말투로 사회문제들에 대해 신랄하게 지적한 그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20대 형 누나’들을 거침없는 입담 소재로 올려놓았다. 영우·동호·승룡이에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자기들보다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대통령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괜찮다. 오늘 한번 열심히 까보겠다”고 답했다.

영우·동호·승룡이가 다니는 산마을 고등학교는 2000년 ‘국제복음고등학교’란 이름으로 출발한 대안학교로, 현재 총 3개 학급의 62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21일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산마을 고등학교 야외 정자에서 자유로운 방담 형식으로 진행되었고, 학교 측의 동의하에 이뤄졌음을 밝힌다.

다음은 이날 토론회 주요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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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학교, 또 다른 교육의 희망

김동호(산마을 고등학교 3학년)= 우리학교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교육도 하고 축구도 한다. 지금 자살하는 학생들의 수가 한 두 명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일반학교의 아이들의 비해 ‘행복지수’가 높다. 우리학교는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질타를 하지 않아 좋은 것 같다. 성적이란 눈앞의 이익을 보기 전에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백승룡(산마을 고등학교 1학년)= 처음에 선택한 계기는 친척 형과 누나가 일반계 고등학교를 다니는데, 항상 보충수업과 ‘야자’에 시달리는 것을 보았다. 시간이 없어 서로 만나기도 힘들었고, 함께 놀지도 못했다. 그런 모습이 싫어 대안학교를 선택하게 되었다.

   
  ▲ 산마을 고등학교 2학년 장영우.
 

다른 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학교에서 저녁 먹고 죽도록 ‘야자’를 하든지 사설학원에 간다. 또 과제를 하느라 새벽까지 잠을 못자기도 한다.

지금 대안 학교에 입학한 지 2달째가 되어 가고 있는데, 아침에 자유롭게 일어나서 학교에 여유롭게 오고, 친구들과 축구도 즐긴다. 또 방과 후에는 내가 좋아하는 야학 과목을 선택해서 들을 수도 있다.

장영우(산마을 고등학교 2학년)= 인문계 학생들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틀에 박힌 교육을 받고 있고,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수업을 받고 공부를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서 좀 더 ‘자연친화적’인 교육을 받기 원했다.

그리고 우리학교에 ‘풋살 리그’가 있고, 내가 직접 경기에 뛴 경험은 축구전문 기자를 꿈꾸고 있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지금 내셔널리그 명예기자로 활동하고 있는데, 인문계 학교에 다녔더라면 ‘수학의 정석’ 같은 걸 풀면서 기자가 되길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우리학교의 학생들 직접 접해본 경험을 통해서 미래의 꿈을 키워나간다.

김동호= 여기 오기 전에는 K-1, 야동 뭐 그런 것들만 좋아했는데, 여기 오니까 많이 진보적이고 다양한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농사도 짓는다. 이를 통해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운다. 또 친구들과 서로 도우며 생활하다보니, 친구들이 ‘경쟁자’가 아니라 가족처럼 느껴진다. 한 친구가 전학가면 마음 한쪽이 아플 정도다. 말 그대로 학교가 아니라 우리 집 같다.

영어 몰입교육? 학교 자율화?

김동호= 내가 공부를 잘하거나 머리가 뛰어나지 않아 교육문제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 게 조금은 쑥스러운데,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너무 ‘옛날식’이고, 시간을 되돌리는 것 같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0교시가 없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다시 0교시를 부활시키려고 했다. 또 그것도 모자라서 영어로만 수업하는 ‘영어몰입교육’까지 하려고 했다.

교실에서 영어로만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딱딱하고 이상하다. 중요한 것은 영어의 문제가 아니라 ‘수업의 질’이 문제다. 어떻게 우리나라 사람이 영어만 하고 사냐. 차라리 영어 더 배우고 싶은 사람은 <AFKN> 보고 영어를 배우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영어를 잘한다고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다.

백승룡= 이명박 정부는 영어수준을 통해서 계급을 만드는 것 같다. 크게 ‘영어 못하는 사람’, ‘영어를 잘하는 사람’, ‘영어 잘하고 어학연수까지 다녀온 사람’ 등 영어실력으로 나뉜 분류가 부유층, 중산층, 서민층이란 경제적인 신분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영어 못하면 아무 것도 못하는 현실, 그리고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직업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잘 살 수 있는 현실을 이명박 정부가 만들었다.

또 이명박 정부는 학교교육을 자율에 맡긴다고 하면서, 한편에서는 ‘0교시’를 부활시키고 ‘야자’를 제도화 시키려고 했다. ‘야자’는 말 그대로 학생들이 방과 후에 남아서 자율적으로 하는 공부인데, 타율학습 그리고 강제학습처럼 돼버렸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자율화가 아니라, 실제적으로는 ‘타율화’이다.

장영우= 이명박 정부가 영어 몰입교육을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도 꺼냈고, 자율형 사립고도 앞으로 많이 만든다고 했는데, 이 때문에 사교육 시장이 커질 것 같다. 현 정권의 교육정책은 학원업계에서만 환영받고, 학원 원장들만 부자 만들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를 많이 만들면 학생들 사이에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싶은 욕심들이 많아질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너나 먹어

김동호= 이명박 정부 사람들의 ‘뇌 조직’이 이상한 것 같다. 그분들은 노무현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온다고 하자, 한 목소리로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사람들 역시 거의 그분들이다.

   
산마을 고등학교 3학년 김동호.
 

쇠고기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건지, 아니면 심각성 자체를 아예 모르고 말 바꾸기를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

혹시라도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수입되면 한나라당 국회의원 한 명 납치해서 죽도록 패고 싶은 심정이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와 관련해서 강기갑 의원의 활약이 마음에 든다.

백승룡= 일본의 사례와 노무현 정부,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협정을 비교한 자료를 본 적이 있다. 일본은 뼈를 제거한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하고 노무현 정부는 뼈를 제거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를 수입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뼈가 있는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까지 수입한다고 말했다. 누굴 믿고 이런 결정했는지 궁금하다. 혹시 부시를 믿는 건지 대통령한테 묻고 싶다.

장영우= 여러 얘기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걱정되는 것은 우리 한우 농가이다. 집이 충청도 근처라 얼마 전 한우 농가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축산농민 한 분이 할 말을 잃으실 정도로 상심이 크셨다.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올 거란 소식에, 소 값이 떨어졌고 소의 사료까지 한 끼로 줄였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기억에 남았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 뭐라고 하더라도 시장에선 값싼 게 메리트가 있을 것 같다.

김동호= 다 필요 없다. 쇠고기 협상은 무효화되어야 한다. 절망적인 상태이다. 혹시 나중에 우리나라에서 한 사람이라도 광우병이 걸렸을 때 그 가족들의 상심이 클 것이다. 그분들의 상심을 이명박 대통령이 한 번이라도 상상해 봤으면 좋겠다.

백승룡= 심하게 표현하면 이명박 정부는 ‘미국의 노예’ 같다.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 같고, 부시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서 하려는 것 같다. 특히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결정한 점이 가장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인 최소 5년 동안에 미국과 쇠고기 협상은 다시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탄핵’시켜도 되나요?

김동호=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아직 처음이니깐 그냥 지켜보자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조금은 실수할 수 있고, 앞으로 남은 임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무지 지켜볼 수 없었다. 한반도 대운하, 영어몰입 교육, 강부자 장관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등등….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정책들은 하나같이 쌩뚱맞다. 그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탄핵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백승룡= 처음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움직임에 반대했다. 자기들이 뽑아놓고 왜 나중에 탄핵을 하겠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예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했을 때에도 반대했다. 한편으로는 지금 이명박이 왜 탄핵을 당하지 않고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지 신기할 정도지만, 국민들이 탄핵을 말하기 전에 자기들이 왜 이런 대통령을 뽑았는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

   
  ▲이날 ‘짱돌 토크’는 산마을 고등학교 야외 정자에서 자유로운 방담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사진=손기영 기자)
 

김동호= 맞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던 사람들도 문제지만, 투표를 안한 사람들의 잘못도 크다. 17대 대선의 득표율은 정말 낮았다. 또 이번 18대 총선 역시 투표율이 낮았고, 한나라당, 친박연대 한나라당 계열이 휩쓸었다.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탄핵을 말할 자격도 없다.

장영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움직임은 현재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시작돼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네티즌이 선수를 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주도하는 탄핵 움직임이 모아지면, 일부 정치권이 주도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움직임보다 더 강하게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까도 이야기가 나왔지만, 한편으로 자신들이 뽑아놓은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국민들 역시 문제가 있다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촛불문화제’의 주인공

김동호= 그동안 촛불문화제에 3번 참여한 이유는 그냥 끌려서였다. 내가 가지 않으면 나머지 사람들도 가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가게 됐다. 내가 먼저 가서 다른 사람들은 불러모으자는 생각이 들었다. 촛불문화제에 가서 ‘행복한 세상’을 꿈꿨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정말로 가고 싶어 참여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도 촛불문화제에 갈 것이다. 참여인원을 떠나서, 촛불문화제가 계속 멈추지 않고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또 사람들도 경찰들의 사법처리 방침에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옥에 가더라도 국민들을 위해서 운동하였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그동안 10대들이 촛불문화제에 많이 참여했다. 10대들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나를 위해서 그리고 나의 가족을 위해서,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문화제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산마을 고등학교 1학년 백승룡. 
 

백승룡= 나는 아직 촛불문화제에 다녀오지 못했다. 주말에는 지방에 있는 집에 내려가서 참여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부끄럽다.

하지만 앞으로는 시간을 내서, 꼭 참여할 생각이다. 나를 비롯해서 다른 사람들은 시간이 안되서 못간다고 한다. 하지만 책은 시간이 날 때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듯이, 촛불문화제도 그런 마음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장영우= 나는 분노를 금치 못해서 다녀왔다. 공부에 집중 못할 정도로,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

이번 촛불문화제를 중고등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정말이지 먹을 거 갖고 장난치는 어른들이 싫고 짜증나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재에 참가하는 것이다. 촛불문화제를 질서정연하고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김동호= 맞다. 나도 촛불문화제에 항상 가서 느끼는 건데, 문화제에 참가하는 시민들의 질서의식이 정말로 성숙했다. 또 문화제도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히려 촛불문화제에 참여하는 국민들의 성숙한 자세를 경찰들이 무서워 하는 것 같다.

사회문제에 관심 없는 20대 형, 누나들에게

백승룡= 한 마디로 촛불문화제에서 ‘원더걸스’가 콘서트를 한다면, 그 때서야 20대 형 누나들이 나타날 것 같다. 어제 본 드라마 내용, 얼마전에 본 시험 결과, 요즘 만나고 있는 애인에 대해서만 얘기할 게 아니라, 지금 쇠고기 문제가 심각한 만큼 촛불 문화제에 같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김동호= "대학생들이여 눈을 떠라." 이런 말을 20대 형 누나들에게 하고 싶다. 우리는 이미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요즘 대학생들은 사회문제에 아직 눈이 트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갖는다. 앞으로 온라인과 촛불문화제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에 20대 형 누나들도 동참할 것이라고 믿는다.

장영우= "토익책을 덮고 촛불을 들어라." 나도 20대 형 누나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20대들이 취업준비 때문에, 토익 토플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쇠고기의 심각성을 못 느끼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안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촛불문화제에 나오는 동생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은지 묻고 싶다. 앞으론 20대들도 함께 촛불문화제에 참가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누가 해주길 바라는 게 아니라 내 문제는 직접 나서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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