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이면 끝날 줄 알았는데..."
        2008년 05월 20일 03: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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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파견 및 부당해고에 맞서 투쟁을 벌인지 1000일을 맞이한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은 "기륭의 투쟁이 구로공단에서 고통받고  노예의 삶을 살며 피눈물을 흘리는 다른 노동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우리 투쟁이 구로공단의 한줄기 빛이 되기를

    김 분회장은 20일 기륭전자 앞에서 투쟁 1000일을 맞아 사회각계 인사들과 함께 1,000인 선언(하루 조합원)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사진=김은성 기자
     

    또 이들은 사회 각계 인사 3,900여명의 서명을 받아 기륭노동자 1000일 투쟁 승리를 염원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공동결의문을 통해 "이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춥고 외로운 노동현장에 온 광우병은 비정규직 차별"이라며 "그 고통을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서 당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비정규직 투쟁 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기륭 노동자들의 1,000일은 자본에게도 효율적이지 못했다"면서 "노동자들을 쫓아내고 공장을 중국으로 옮긴 회사는 주주만 3번, 대표이사만 4번 바꾸며 200억 흑자 회사를 500억 적자 회사로 만들고, 또 생산노동자들도 정리해고 됐고 사무 간접직 노동자들은 명퇴당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당연하고 상식적인 최소한의 수준에 불과한 기륭노동자들의 요구가 1,000일 이란 긴 시간을 두고 돈과 권력이 만든 법에 유린당하고 사회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양심과 정의가 사라졌음을 보여준다"면서 "기륭노동자 1,000일이 승리의 1,000일이 되게하자"고 호소했다.

    어디 가도 노예의 삶, 한을 풀어주고 싶다

    김소연 분회장은 "처음에는 단 3일이면 해결되리라 예상하고 시작했는데, 벌써 천일을 맞이했다"면서 "어느 새 구로공단에는 파견직 3개월 6개월 짜리 노동자들이 생겨나고 또 노조를 그만두고 파견직으로 취업한 사람들 중에는 또 다시 해고돼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노조를 그만두고 다른 곳에 가서도 끔찍한 노예의 삶을 살며 많은 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면서 "그 노동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분회장은 "돈이면 모두 해결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륭의 투쟁으로 증명하고 싶다"면서 연대와 지지를 호소했다.

    연대사에 나선 이소선 어머니는 이날 ‘노동자의 하나됨’을 호소하며 ‘열변’을 토했다. 이소선 어머니는 "앞으로는 기륭투쟁보다도  더 험하고 힘든 일이 닥쳐 올 것"이라며 "노동자 전체가 하나가 돼 단결해야 한다. 왜 같은 노동자끼리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눠 서로 하늘과 땅 차이를 스스로 만들어가느냐?"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이소선 어머니는 "태일이가 노동자가 하나돼야 한다고 할 때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그간 돌아보며 경험을 비춰보니 노동자가 하나되지 않으면 천년 만년을 투쟁해도 소용없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나에게 건방지다고 해도 좋고 욕해도 좋다. 민주노총도 민주노동당도 노동자가 하나되는 방법과 지혜를 구하자"고 호소했다.

    이소선 어머니는 "시대가 70년대로 돌아가는 모습을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온다"면서 "노동자들이 거짓말쟁이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고 하나되는 것이 이 못난 사람의 평생 소원"이라고 당부했다.

    시대가 70년대로 돌아가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정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고자한다면 기륭 노동자들의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 그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기륭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삶은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이상규 사무처장, 이해삼 비정규직 철폐운동본부장, 진보신당 홍준호 진보신당 구로시 추진위원장, 천주교 정의구현 김정대 신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효진 스님, 사이버노동대학 김승호 학장 등 사회 각계 인사 20여명이 함께 했다.

    기륭 비정규직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기륭전자 여성비정규노동자 1000일 투쟁  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오후 7시부터는 1000일 맞이 연대 문화제를 개최한다.

                                                      * * *

    공동 결의 선언(전문)

    참혹한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성을, 역사에 대한 낙관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신케 하는 일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새우깡에서 나온 쥐머리가, 수백 년의 시간을 불태우고 소신해버린 남대문이, 오직 돈과 탐욕으로 농촌을 파괴하고 광우병이, 미치광이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대운하는 우리 산하에 온 광우병

    뇌를, 양심을, 그리고 마지막 남은 이성을 공격하는 역병이 대지를 유린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을 아예 헐어 버리는 이명박 대운하는 우리 산하에 온 광우병입니다. 떡값과 뇌물, 부정과 부패, 거짓말과 사기를 쳐도 성공만 하면 그만이라는 천박한 양아치 의식은 또 우리 정신에 온 광우병일 것입니다.

    투기와 거짓이 능력이 된 사회, 사람이 사람에게 오직 야수로만 존재하는 사회, 그래서 연민과 연대가 바보가 된 사회, 이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춥고 외로운 노동현장에 온 광우병은 비정규직 차별이며, 그 고통을 미래가 아니라 현실에서 당하고 있는 이들이 비정규직 투쟁 노동자들입니다.

    여기 그 일터를 유린하고 반인간의 성을 쌓는 돈의 폭압에 맞서, 불법파견과 정리해고에 맞서 1,000일을 투쟁한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이 걸어 온 1,000일은 점거와 천막 농성, 노숙농성의 날들이었습니다. 구속을 감수했고 가정생계의 파탄을 감수했습니다.

    30일 단식을 했고, 3보 일 배를 했으며, 철조망을 넘었고, 강철 대문을 뚫었습니다. 삭발을 두 번이나 했고, 정치인 종교인 모두에게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 지금 남은 것은 커져만 가는 손배 액수, 늘어가는 전과 기록과 벌금 과태료, 그리고 생계에 밀려 떠나는 슬픈 동료들의 눈망울뿐입니다.

    1,000일 절망의 숫자

    1,000일은 노동자들에 대한 절망의 숫자입니다. 단결의 힘이고 질긴 놈이 승리한다는 노동의 구호는 이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비즈니스 프렌들리 사회에서 저들의 것이 되었습니다. 하루하루 생계에 밀리는 노동자 민중들은 인간의 존엄도 옳고 그름도, 사람에 대한 공동체적 애정도 모두 포기해야만 사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1,000일은 자본에게도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노동자들을 쫓아내고 공장을 중국으로 옮겼다는 회사는 주주만 3번 대표이사만 4번 바꾸면서 200억 흑자 회사를 500억 적자 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생산노동자들을 정리해고 됐고 사무 간접직 노동자들을 명퇴 당했습니다. 자본은 이제 자기 건강성을 잃고 투기 자본으로 전락해 땅 투기만 노리고 있습니다. 아무도 행복할 수 없는 이 어리석은 비정규직의 길, 차별과 탄압의 길이 왜 지속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정말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기륭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몸으로 피땀으로 만든 1,000일은 희망의 숫자이기도 합니다. 생계라는 이름으로, 절차라는 이름으로, 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에 대한 사랑을 “비관”케 하고 관계에 대한 존중을 아무 생각 없이 “포기”하게 만드는 엄청난 적과의 투쟁의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이 "’우리는 더 이상 1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우리는 당당한 인권을 가진 노동자입니다.’ 이 한마디를 지키는 일에 왜 이렇게 힘들고 긴 시간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탄식할 때 그래도 우리는 그 탄식이 보여준 그들의 투쟁에서 움트는 희망을 봅니다.

    이제 우리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4천 8백만 국민 여러분과 이 땅의 양심들에게 호소합니다.

    이제 우리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버틴 이 작고 여린 희망에 힘을 모아 주어야합니다. 우리는 노동부와 검찰과 회사 스스로가 불법 파견을 인정하고도 그에 대한 피해를 복원하지 않는 회사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회사를 3년을 다니고 노조를 만들어 노조 대표가 된 사람에게 계약해지가 정당하다고 말하는 법원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비정규직을 보호한다는 법을 만들어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어처구니없는 국회를 우린 또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당연하고 상식적이고 최소한의 수준에 불과한 기륭노동자들의 요구들이 1,000일 이란 긴 시간을 두고 돈과 권력이 만든 법에 유린당하고 사회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 양심과 정의가 사라졌음을 보여 줍니다. 우리들의 치욕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들과 함께 하지 못한다면, 비정규 법안을 바로잡는 일에 나서지 못한다면 우리도 시대의 죄인임을 면치 못 할 것입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기륭전자 경영진에게 당부합니다. 지난 1,000일의 과정으로 기륭전자 경영 방침은 실패했음이 확인 되었습니다. 그 방침은 우리 사회를 차별과 양극화로 몰고 가는 어둠의 길이었던 것입니다. 자본만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노동자도 일터의 주인입니다.

    그들에게 비정규직 천형을 뒤집어 씌웠던 불법 파견에 대한 책임을 지고 기륭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정도임을 양지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기륭전자를 자기의 일터로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기륭전자 경영진의 결단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바로 그 길이 우리사회의 희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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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천 8백만 국민 여러분! 1500만 노동자 여러분! 정치인, 종교인, 문화인, 청년 학생 여러분!

    이제 우리가 우리 사회 가장 낮고 가난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희망에게 마지막 힘을 줍시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탄압받은 노동자들이 환하게 일터로 돌아가는 그 희망을 만듭시다. 1,000일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우리의 연대로 확인시켜 줍시다.

    CMS 한 구좌로, 지지 연대의 발길로, 인터넷에서 힘을 북돋는 댓글 하나로, 이 서명에 동참하는 성심 하나로, 기륭노동자 1,000일이 승리의 1,000일이 되게 합시다. 희망은 연대로 오는 것임을, 어둠은 끝내 희망으로 오는 빛을 이길 수 없음을 확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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