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이명박 '정치적 뺨때리기' 왜?
By mywank
    2008년 05월 20일 12:2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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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명박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인 한반도대운하 사업에 ‘태클’을 걸고 나섰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경향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우선순위를 대운하에 두면, 다른 사업에 장애가 될 것”이라며 “대운하 사업은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사업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치적 뺨때리기’를 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세훈, 대운하 사업 국민저항 많아

오 시장은 “대운하 사업은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대운하를 추진하더라도 허심탄회한 설득과 토론을 거쳐,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대운하 사업의 당위성 여부는 내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지만, 당부를 떠나서 국민적 저항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우려되는 점은 대운하가 건설되면 컨테이너박스를 실은 배가 한강에 계속 왔다갔다 하는 것이고, 큰 배가 다니려면 다리를 높이거나 간격을 벌리는 수정이 필요한데 그런 기술적인 부분이 대운하 사업과 충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명박 대통령. (사진=서울시, 청와대 홈페이지) 
 

오 시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역점사업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이유로, 우선 한강에 대한 두 사람의 용도가 대비된다는 점에 있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은 한강을 컨테이너와 원자재를 실어 나르는 배가 지나다니는 ‘물류운송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친환경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오 시장은 지난 2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앞으로 휴식공간과 경관이 더 중요해지는데, 이건 우리가 생각했던 바”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내겐 ‘한강르네상스’가 더 좋아

두 번째로 한강에서 한반도대운하 사업과 한강르네상스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내년 말까지 한강 잠수교 남단에 인공섬(Floating Island)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3월 31일에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색다른 강변 문화 체험을 제공하고, 인공섬과 잠수교 보행화-반포분수 등 한강 수변문화·관광의 거점으로 재창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민간사업 대상자까지 선정했다. 하지만 잠수교 남단에 인공섬이 조성되면, 주변에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지나기 어려워져 대운하사업에 차질을 주게 된다.

서울시는 또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광진교에 ‘걷고 싶은 다리 사업(올 12월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교량차도를 4차로에서 2차로로 줄이고, 그 중 2차로에 녹지 보행로와 문화행사를 열 수 있는 중앙광장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다리 중간지점 아래엔 다리상판을 지붕으로 한 타원형의 ‘테라스형 전망대’가 설치되고, 그 안에 카페와 정보센터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한강에 컨테이너선들이 다니려면 다리 교각사이 간격을 넓히고 교량의 높이를 지금보다 높여야 하기 때문에, 광진교 다리아래 중간지점 아래에 ‘테라스형 전망대’가 생기면, 수면에서 교량까지의 높이가 지금보다 줄어들게돼, 컨테이너선들의 운항은 더욱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와함께 서울시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4월 20일 강동구 암사동 한강둔치를 시작으로 여의도, 난지, 뚝섬, 반포 등 7곳에 2010년까지 9백40억 원을 투입해, 한강 62㎞ 구간에 콘크리트 둔치를 걷어내고 자연형태로 복원한다는 사업에 착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중인 ‘한강르네상스’ 사업들. 오른쪽 맨 밑에 있는 사진은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할 예정인 ‘한반도 대운하’ 사업. (사진=서울시, 한반도대운하추진운동본부)
 

한강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추진되면, 수심을 유지하고 수압을 견디기 위해, 높은 콘크리트 제방을 배가 다니는 한강 주변에 건설해야 한다. 다시 말해 콘크리트 둔치를 걷어내는 사업과 콘크리를 제방을 다시 쌓아올리는 사업은 동시 추진될 수 없다.

오세훈 색깔 강화 위한 사전 작업

한편 오 시장이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온 배경은 차기 대선 주자로서 이 대통령가 각을 세우며 입지를 구축하려는 정치적 배경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여론에 반발을 사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라는 ‘토목정치’에 ‘한강르네상스’라는 ‘친환경정치’를 대비시켜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계천, 버스노선 개편 등 서울시장 재직 당시 나름에 가시적인 성과들을 만들어놓아 이를 통해 대중적인 지지를 얻은데 반해, 오세훈 시장은 아직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들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총선 시기 일반 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강북 뉴타운 공약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은폐하며 침묵해왔던 ‘전과’와 비교해 볼 때도, 청와대가 ‘싫어하는’는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왔다는 점은 정치적 해석이 여지가 충분한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성공회대 조현연 교수(정치학)는 “차기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오세훈 시장이 현 이명박 대통령의 전반적인 보수노선은 이어가지만 정책적인 면에는 ‘부분적인 단절’을 택하고 있다”며 “한반도 대운하 등 이명박 대통령의 ‘개발주의 노선’이 국민 대다수에게 지지를 얻지 못하자, 정치색인 약한 그로써는 이 부분과 각을 세워 손쉽게 자신의 색을 강화하는 작업을 사전에 벌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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